하나투어 본사. 사진=하나투어.
하나투어 본사. 사진=하나투어.

국내 여행업계 빅2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엔데믹 이후 대폭발한 여행수요 잡기에 나선다. 두 회사는 그동안의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앞세워 새로운 여행트렌드를 선도해 나간다는 목표다. 특히 디지털 전략이 ‘새로운 시대, 새로운 여행트렌트’ 핵심이 될 전망이다.

하나투어, 모두투어는 올해 하반기 전략에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매출을 회복한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신규 인력 및 전문가 채용 ▲전문가 영입 통한 상품 서비스 역량 강화 ▲AI 서비스 확대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여행 수요 본격 대비…“인재 적극 채용”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하반기 여행시즌에 앞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인력 확충’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여행업계 종사자들은 하나 둘 짐을 쌌다. 올해 초 엔데믹으로 전환됐지만 여행업계를 떠났던 임직원들의 복귀는 더딘 편이다.

하나투어는 2019년 2300명이 넘었던 임직원 수가 올해 1분기 기준 1150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호텔, 면세업 등 종속기업을 청산한데 따른 인력 감소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무환경이 여행업계로의 복귀를 가로 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직원 평균급여를 끌어 올리고 기존 임직원 상여제도를 강화하는 이유다.  

하나투어는 지난 6월 신입사원 공채를 시작하면서 현재 세자리수 채용을 진행 중이다. 신입사원 공채 중심에는 디지털 대전환이 자리하고 있다. 앞서 하나투어는 엔데믹 시대를 맞아 디지털 전환 추진 과정에서 기획, 개발, QE(품질평가), 빅데이터 AI 영역 최고 전문가들을 적극 영입하고 조직을 새롭게 재편하고 있다.

현재 200여명의 IT 전문 인력이 하나투어의 디지털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앞으로도 디지털 분야에 역량 있는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채용해 내부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디지털 투자 목적은 여행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에게 더 나은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으로 첨단 기술을 활용한 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데이터 투자 확대 및 AI 영역 투자를 통해 고객 경험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투어 또한 오는 8월 정기공채를 진행하고 대대적인 인력확충에 나선다. 모두투어는 코로나19 당시 줄어든 인원 만큼 여행 수요 회복이 더딘 것으로 판단했다. 2019년 모두투어 임직원은 1000여 명 수준에서 올해 1분기 580여 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여행수요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지만 일할 인재가 없다는 하소연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모두투어는 코로나 이전 인사시스템을 버렸다. 1년에 두 번 실시해왔던 공채 채용에서 벗어나, 여행시장 회복 속도에 따라 상시 채용 방식을 채택했다.

기존 임직원 단속에도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임금인상과 함께 단기 상여금 지급 카드를 꺼내들면서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기간 동안 함께 고생한 직원들에 대한 격려 차원으로 임금인상과 단기 상여금을 지급했다”면서 “지난 상반기 여행 회복률은 코로나19 당시 50% 수준으로 감소한 직원 수와 비례한다”고 말했다.

모두투어 사옥. 사진=모두투어.
모두투어 사옥. 사진=모두투어.

‘경험 중심’ 상품 서비스 역량 강화

이처럼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인력확충을 실적회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삼은 이유는 ‘서비스 역량 강화’와 맥을 같이 한다.

하나투어는 올해 하반기에는 여행 시장에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고객들에게 더 나은 여행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특히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 고유 특성에 따라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여행 콘텐츠’ 개발이 1차 목표다.

앞서 하나투어는 MZ세대 취향을 반영해 회사 로고를 바꾸고 홍보 모델을 새롭게 기용했다. 또 이례적으로 편의점, 통신사, 주류 등 타업종과 제휴를 맺으면서 2030세대와 소통강화에도 나섰다.

또 하나투어는 ‘하나팩 2.0’ 서비스와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하나팩 2.0’은 지난 1분기 하나투어를 흑자전환으로 이끈 일등 공신이다. 고객들이 오로지 여행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현지 맛집과 핫플레이스, 시내 중심 호텔 숙박 등 고객 중심의 상품을 담은 게 특징이다. 특히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던 쇼핑 일정을 배제하고 선택 관광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면서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모두투어는 ‘상품’, ‘시스템’, ‘서비스 마인드’까지 전 분야에 걸쳐 고객 중심형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모두투어는 지난해 ‘모두가 선택한 합리적인 프리미엄 여행’을 슬로건으로 자체 프리미엄 브랜드인 ‘모두 시그니처’를 재정비했다.

모두 시그니처는 ▲전 일정 4, 5성급 호텔 리조트 숙박 ▲가이드와 기사 경비 사전 포함 ▲과거 고객 구매 경험 데이터 바탕 인기 있는 옵션 포함 ▲쇼핑은 2회 이하 등 내용을 담았다.

고객 중심형 ‘시그니처’ 상품군 비중은 지난해 하반기 10%에서 올해 상반기 22%까지 늘렸다. 모두투어는 올해 하반기 30% 수준까지 시그니처 브랜드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여행업계도 챗GPT 기반 ‘AI 서비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생성형 AI 가운데 하나인 챗GPT 도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하나투어는 오는 8월 여행 지역 기반 여행자 간 소통채널을 오픈한다. 오픈채팅 서비스 ‘하나오픈챗’ 베타서비스가 출발점이다. 하나오픈챗은 여행 준비부터 현지 동행 구하기까지 모두 가능한 오픈채팅 서비스다.

하나투어는 지난달에도 ‘여행정보 AI’ 베타서비스를 오픈한 바 있다. 이는 챗GPT 기반 AI 채팅 서비스로, 여행트렌드에 맞게 필터링 후 대화형으로 제공된다. 예를 들어 “바르셀로나 6일 일정 추천해줘”라고 입력하면, 6일 간의 추천 동선과 관광 명소를 안내해주는 방식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방문하기 좋은 시간 언제야”라고 질문하게 되면 관광지별 운영 시간과 방문하기 좋은 시간 등 관광 팁도 제안해준다.

모두투어는 현재 차세대 여행 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는 AI, 챗GPT 등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단순한 여행상품 추천이 아닌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또 자체 B2C 채널인 모두닷컴 리뉴얼을 통한 자사 채널의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 또한 기존의 상품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 설계와 모바일 환경 최적화, 다양한 상품,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함으로 오는 8~9월 내로 개편된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검색(키워드/필터) 기능이 추가돼 더욱 빠르고 편리하게 여행 상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