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츠(REITs·부동산 투자 신탁)사들이 지난 1분기에도 나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시장에서 덩치는 커졌는데 고금리에 배당 매력이 떨어져 개별 기업 수익성이 악화돼서다. 다만 금리 인상기에 고통스런 리파이낸싱(재융자) 사이클을 겪은 이들 기업이 2분기엔 금융비용을 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탁(다른 사람의 자산 관리를 위탁받는 것) 규모 기준 상위 25개 리츠 기업(분기별 실적을 확인하기 어려운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제외) 중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11개사에 그쳤다.

이 가운데 4개사는 전년 같은 기간과 달리 흑자로 돌아섰다. 구체적으로는 켄달스퀘어 자산운용(물류센터 투자사)이 운영하는 켄달스퀘어리츠운용(전월 말 기준 수탁액 3조1800억원)과 ▲SK리츠운용(3조8900억원) ▲마스턴투자운용(6400억원) ▲에이치엘리츠운용(6000억원) 등이다.
4개사 중 영업이익이 가장 개선된 곳은 마스턴투자운용이다. 이 기업은 올 1분기 31억원에 달하는 영업익을 달성해 84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전년 동기보다 실적이 개선됐다.
같은 기간 영업익과 매출이 모두 증가한 기업은 SK리츠운용, 에이치엘리츠운용이다. 양사는 지난해 1분기에 각각 3억2789만원, 2억1724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올 들어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은 각각 61.1%, 89.9%씩 성장했다.
25개사 중 KT투자운용(수탁액 1조2800억원)은 전년보다 9배 이상 급증한 13억4824만원의 영업익을 기록했다. 매출도 가장 많이 증가(2.2배)해 24억8619만원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이자로 얻은 수익(12억3800만원)이 절반에 달한다.
영업익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한국자산신탁(수탁액 1조5000억원)이다. 올 1분기 512억5186만원으로 전년 동기(294억2127만원)보다 74.2% 늘었다.

반면 11개사는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익이 줄거나 적자를 기록했다.
11개사 가운데 영업익이 가장 큰 비율로 준 기업은 인천도시공사(수탁액 7000억원)다. 지난 15일 인천도시공사가 국토부에 제출한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영업익은 올 1분기 39억3123만원으로 전년 동기(335억 9260만원) 대비 88.3% 줄었다. 다만 인천도시공사는 앞서 2021년 5월 자산관리회사에 대한 설립 인가를 받았으나 대부분의 실적이 일반적인 리츠사들과 달리 자산 운용 위탁 수수료를 제외한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
영업손실을 나타낸 곳은 JR투자운용(수탁액 3조5300억원)과 퍼시픽투자운용(수탁액 9500억원), NH농협리츠운용(수탁액 9100억원)다. 이 가운데 NH농협리츠운용은 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퍼시픽투자운용은 올 들어 영업익에서 적자(3억98만원)로 전환했다. 매출은 79.7% 급감해 4억3571만원에 머물렀다. 이는 25개사 가운데 가장 많이 하락한 수치다. 수익의 대부분은 지분법평가이익(일정 비율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의 경영 실적을 투자지분만큼 순이익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JR투자운용은 최근 리츠 상품이 고점보다 30% 넘게 가격이 깎인 바 있다. 다만 지난해 말 이후 크레딧이 안정됐고 관련 위기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쇼크는 아니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단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업계에선 올 2분기엔 이자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자비용이 5%대에서 4%대 중반까지 내려갔다”며 “이에 내년 재융자 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