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챗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가 등장하며 글로벌 빅테크 업계는 거대한 파도에 휘말렸다. 팬데믹 기간 공급망 교란 및 미중 패권전쟁,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변화의 쓰나미가 덮치며 인간의 생존에 집중하는 안보 및 보건, 식량 이슈가 급부상했으나 일순간 AI 혁명이 모든 아젠다를 장악했기 때문이다.

AI 대항해시대가 열린 가운데 기업의 흥망성쇠도 극적으로 갈릴 전망이다. 무엇보다 생성형AI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이를 통한 다양한 가능성 타진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평가다. 

이제 솜씨좋은 항해사를 찾아 거친 바다 너머의 엘도라도를 향해 떠날 시간이다. 

"AI, 빛과 그림자 주목해야"
경제종합지 이코노믹리뷰는 창간 23주년을 기념해 13일 오후 2시 서울시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생성형 AI 시대, 기업 대응 전략 포럼'을 열어 AI 대항해시대를 떠나는 이들에게 글로벌 AI 시장의 현황과 생성형AI에 대한 입체적인 조명을 시도했다.

주태영 이코노믹리뷰 대표이사는 현장에서 환영사를 통해 "생성형AI 시대가 열리고 있다"면서 "생성형AI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주 대표이사는 "그동안 SF영화 등에서나 존재하던 AI가 챗GPT 등으로 내 손안으로 들어오는 시대가 열렸다"라며 "가슴이 설레지만 동시에 궁금해지는 생성형AI를 이해하기 위해 치열한 고민을 거듭하는 시간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영상으로 진행된 축사를 통해 생성형 AI 시대를 맞아 빛과 그림자에 주목, 국회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김 국회의장은 "지난해 11월 AI 스타트업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하자 5일 만에 이용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하며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전하고 있다"면서 "생성형 AI는 신경망과 같은 딥러닝 기술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의 의도대로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해내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생성형 AI가 일반 업무와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비즈니스 전체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개인 정보나 기밀 정보 유출, 지적재산권 침해 등 우려할 점이 적지 않다"면서 "생성형 AI의 등장은 찬란한 빛과 함께 짙은 그림자도 드리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회 차원의 대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국회의장은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3월 '챗GPT의 등장과 인공지능 분야의 과제’라는 보고서를 내고 생성형 AI가 초래할 윤리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발표한 바 있으며 입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유럽과 미국의 AI 규제 법안을 참고해 AI 산업을 육성하면서 부작용을 줄일 균형 있는 입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국회의장의 발언처럼 국제정치 무대에서 AI에 대한 유연한 대응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중이다. 당장 유럽연합은 유럽의회 주요 위원회 승인을 거쳐 AI법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는 데이터 거버넌스, AI 모델 안전점검 등을 포함하고 있다.

미 의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빠르게 벌어지는 중이다. 미 민주당 소속의 마이클 베넷, 공화당 소속의 토드 영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술 리더십 법안'을 추진하면서도 AI 규제와 관련된 법안도 동시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리치 토레스 미 하원의원이 대표 발의한 AI 규제 법안은 AI 콘텐츠를 식별하는 것이 핵심으로 알려졌으며, 이 외에도 다양한 규제 및 대응 전략이 논의되는 중이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현재 국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AI와 관련된 안전장치를 구축하는 7개의 AI 법안이 제출된 상태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세계 최초의 AI 법안을 준비하는 중이다.

서울시 "시정에 AI 적극 도입할 것"
오세훈 서울시장은 생성형AI 시대를 통해 서울시도 AI행정을 적극 도입, 급변하는 변화에 대응해 1000만 서울시민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영상으로 보낸 축사를 통해 "생성형 AI는 이제 문학과 같은 창작활동까지 접근하면서 빠른 속도로 우리 삶을 바꿔 나가고 있다"면서 "거스를 수 없는 디지털 대전환의 물결 속에서 서울시도 최첨단 과학기술을 적극 활용해서 AI 기반 시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오 시장은 "작년 민원 상담에 자동응답 AI 기술을 적용한 다산콜센터 2.0을 출범시켰다"면서 "행정업무에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산콜센터는 오세훈 시장 재임 기간인 2007년 9월 출범한 바 있다. 출범 당시 편리하고 스마트한 서울시민의 '지식인'으로 자리매김하며 큰 호응을 받았으며 2017년 민간위탁사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 승계하면서 지금은 시 출연기관(재단)으로 전환된 상태다. 전체 상담사의 83.5%는 10년 이상 근속자일 정도로 베테랑 조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다산콜센터 2.0은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전격 도입해 더욱 강력해졌다. 단순·반복적인 내용은 AI가 역할을 담당하며 AI 챗봇상담 범위를 현재 474종에서 2000종으로 대폭 늘리고, 콜봇(음성) 자동상담을 도입해 AI가 전체 상담 수요의 50% 이상을 흡수하게 할 계획이다. 

여기에 복합적인 내용은 상담 인력이 담당하는 협업 시스템에 방점을 찍는 한편 원격 재택근무와 안심청사 구축(리모델링)을 병행하는 복합 스마트워크 체제로 전환하는 내용도 담겼다. 올해 ‘AI상담구축팀’을 신설하는 한편 빅데이터 활용을 중심에 둔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각오다.

마지막으로 오 시장은 "포럼이 생성형 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뜻깊은 논의의 장이 되길 바란다"면서 "서울시도 큰 관심으로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 현장과 더욱 소통할 것"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산업계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우선 이번 포럼을 통해 AI 시대를 맞아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최근 생성형 AI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논의의 장이 펼쳐진 것으로 본다"고 평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챗GPT를 필두로 한 생성형 AI의 확산은 실생활에 점차 스며들고 있으며, 우리 사회 전체에도 다양하고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면서 "세계경제포럼은 지난 1월 생성형 AI를 게임체인저로 정의하고 사회와 산업 차원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이러한 논의들이)우리 기업들이 이러한 흐름을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공정위도 시장 환경 변화를 면밀히 살피고,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을 위해서 이러한 기술혁신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있는 방향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시대를 맞아 글로벌 ICT 업계에 지각변동이 시작된 가운데 공정위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기준'을 수립해 기존산업과 디지털 산업의 시너지를 창출해야 하는 심판으로서 공정위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위원장이 산업 현장의 강력한 AI 트렌드를 면밀하게 관찰하는 한편 공정한 환경조성을 위해 끊임없는 고민의 시간을 갖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다.

나아가 산업현장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 의미있는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실제로 한 위원장은 "향후에도 학계, 산업계 등과의 소통을 지속해 나가도록 하겠다"면서 AI 시대를 맞이한 공정위의 소통 의지도 강조했다.

"AI 가이드 라인 필요"
국회 정무위원장인 백혜련 의원(더불어민주당, 수원을)은 영상 축사를 통해 AI 시대의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AI 시대가 시작되며 우리의 삶은 더욱 윤택해질 것이라며 "스탠포드대 디지털경제연구소는 생성형 AI가 가까운 미래에 우리 경제에 생산성을 높이고 사회 전체에 큰 이익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AI 기술에 대한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생성형 AI가 주는 편리함과 경이로움의 이면에는 무차별적인 데이터 수집에 따른 정보 유출, 저작권 문제, 신뢰성 문제, 탄소 배출 문제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면서 "완전히 새로운 영역의 새로운 기술이기에 사회적으로 합의된 정의도 내려지지 않았고, 파생되는 윤리적‧법적 문제에 대한 논의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AI 시대로 진입하기 위한 성장통이 심한 가운데 백 의원은 국회에서 가이드 라인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국회와 정부, 기업과 학계가 함께 기술 혁신에 따르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인간 중심의 기술 개발과 제도 마련을 통해 AI와의 지속가능한 공존의 시대를 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