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준 LX그룹(이하 LX) 회장은 전자·화학·디스플레이 등 첨단기술에 대한 집중 투자로 LG의 위기를 극복한 ‘구원투수’ 였다. 2021년 구 회장은 계열분리를 통해 LG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그리고, LG에서 구 회장이 보여준 승부사적 기질과 경영자로서의 역량은 LX의 빠른 성장을 통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그룹 출범 2년 만에 ‘대기업’으로 성장
구 회장은 2021년 5월 계열 분리를 하면서 지주사 LX홀딩스의 관계사로 LX인터내셔널(구 LG상사)·LX하우시스(구 LG하우시스)·LX세미콘(구 실리콘웍스)·LX MMA 등 4개 기업을 자회사로, 그리고 LX판토스(구 판토스) 를 손자회사로 편입하며 범(凡) LG가의 새로운 그룹인 LX를 출범시켰다. 당시, 재계 일각에서는 LG의 비주류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들을 끌어안은 LX의 시작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구 회장은 결과를 통해 이러한 걱정들이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보여줬다. LX는 공정거래위원회가 4월 25일 발표한 <2023년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이름(재계서열 44위)을 올리며 국가 공인 ‘대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그룹 출범 이후 3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룬 쾌거였다.
2022년 LX은 연간 매출액 25조2732억원, 영업이익 1조345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계열 분리 이전인 2020년 각 관계사들의 실적 대비 각각 57.7%, 234.3% 성장한 수치다. 아울러 그룹의 자산 총액은 계열 분리 이전의 8조930억원에서 지난해 11조2734억원으로 3조원 이상 늘어났다. 현재 LX는 지주사 LX홀딩스를 경영의 정점에 두고 LX인터내셔널, LX세미콘, LX하우시스, LX MMA를 포함한 총 14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전매특허 ‘공격적 경영’의 성과
구 회장은 LX의 출범과 함께 ‘공격적 성장 전략’을 빠르게 실행에 옮겼다. 계열분리 직후 관계사들의 제한된 사업 반경으로는 지속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 구 회장은 그룹 포트폴리오의 다변화에 속도를 냈다. 지주사인 LX홀딩스는 장기적 관점에서 높은 성장성이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계열사들의 사업 다각화, 수익성 및 성장성 제고에 박차를 가했다.
글로벌 무역 비즈니스 및 투자 사업을 영위하는 LX인터내셔널은 ‘한국유리공업’의 지분 100%를 5904억원에 인수하고,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승그린파워’의 지분(63.3%)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 M&A를 추진해 외연을 넓혔다. 이 외에도 SKC·대상과 생분해 플라스틱(PBAT) 합작법인 설립에 나서거나 부산 친환경 물류센터 개발 및 운영 사업 등에 참여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또 LX인터내셔널의 물류사업 자회사 LX판토스는 북미 지역 물류 회사 ‘트래픽스(Traffics)’의 지분 화보를 위해 한화 약 311억원을 투자했다.
반도체 설계기업 LX세미콘은 국내 차량용 반도체 설계 회사인 텔레칩스 지분(10.9%)을 취득해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최고 관심사이자 대표적인 지속가능 성장 분야인 자동차 전장(電裝)으로도 역량을 확장했다. 아울러 LX세미콘은 국내 시스템 반도체 솔루션 기업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와 반도체와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니켈’ 사업지 확보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의 취약점으로 여겨지는 팹리스(Fabless, 반도체 설계 전문)와 소재 분야의 입지 확장으로 외연 확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또한 LX는 기업 주도형 벤처 캐피털(CVC)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LX홀딩스는 지난해 정관을 변경해 새로운 사업에 ‘금융업’을 추가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구본준 회장은 그룹 출범 후 첫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ESG 경영’을 중요한 화두로 강조한 데 이어 2023년 신년사에서 “확고한 ESG 경영을 토대로 임직원 모두가 하나 된 인식을 갖고, 미래 준비를 위한 근본적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존경받는 기업의 필수 역량인 ESG를 통해 그룹을 더욱 강하게 만들겠다는 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주문이었다. 이에 따라 LX인터내셔널·LX하우시스·LX세미콘 등 주요 관계사에는 모두 사내 ESG 위원회가 발족돼 운영되고 있다.
LX는 구본준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주력 사업의 경영 효율성 극대화와 사업 구조 고도화를 통한 질적 성장에 보다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구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제2기 정기 주주총회 영업 보고서의 인사말을 통해 “대외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고, 유연한 전략적 대응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여 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