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를 갱신할 때 종전 계약에 비해 전월세 금액을 낮춰 갱신한 계약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매맷값과 전셋값이 동반 하락하면서 보증금을 반환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 아파트의 중위 전셋값은 3년여 만에 4억원대로 하락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26일 올해 1분기(1~3월) 전국 국토교통부 전월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전월세 갱신 계약 가운데 기존 계약 대비 감액한 계약 비율이 25%에 달했다. 이는 국토부가 갱신 계약 데이터를 공개하기 시작한 2021년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가 감액 갱신 비율이 65%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세종(48%)과 울산(35%), 충남(32%), 부산(31%)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전셋값이 많이 떨어진 단지의 감액 갱신 비율이 31%로 가장 높았다. 연립·다세대 주택은 갱신계약 가운데 13%가 감액해 갱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 중개팀장은 “금리 인상과 전세 사기로 인해 전세 거래에 대한 수요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전셋값이 급등한 2021년에 맺은 전세 계약의 만기일이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도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갱신시 전세 보증금을 깎는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토부가 최근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김포시을)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아파트 값의 70% 이상을 전세금으로 충당한 건수는 앞서 2021년 7만3347건으로 전년에 비해 178% 늘었다.
한편 서울의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3년여 만에 5억원대 밑으로 하락했다.
이날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 시계열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4억9833만원으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의 중위 전셋값이 4억원대로 내려앉은 것은 앞서 2020년 9월(4억6833만원) 이래 무려 2년 7개월 만의 일이다.
중위값은 아파트값을 순서대로 나열할 때 가운데에 있는 값을 의미한다. 평균값이 고가주택 등의 가격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과 달리 정중앙의 값만 분석해 시장 동향을 파악할 때 더 적합하다.
국가 기관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9.57% 떨어졌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의하면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 전용 면적59.96㎡는 작년 5월 11억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는데, 지난 22일에는 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