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심(004370) 백산수가 국내 생수시장에서 ‘연 매출 1000억원’ 브랜드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지난해 중국 백산수 생산법인의 순손실폭이 1년 새 3배 가까이 불어나는 등 국내와 중국 사업 간 실적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3일 농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연변 농심 미네랄 워터 베버리지’ 매출액은 689억9809만원으로, 2021년 474억3104만원과 비교해 45% 증가했다. 연변 농심은 한국, 일본 수출 및 중국 현지에 판매되는 백산수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깜짝 실적’은 국내 생수 사업이 뒷받침했다. 2022년 연변 농심은 농심과의 내부거래로 597억797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363억3993만원 대비 64% 급증한 수치다. 지난 한해 국내 생수 판매 증가로 농심이 연변 농심으로부터 수입한 백산수 물량이 늘어난 결과다.
같은 기간 국내 백산수 매출도 크게 뛰었다. 2022년 백산수 매출액은 92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온라인 판매 호조에 힘입어 2021년(730억원)보다 매출이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와 달리 농심 생수사업은 중국 시장에서 다소 고전하는 양상이다. 연변 농심은 지난해 22억6131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1년 전(8억9573만원) 보다 손실폭을 키웠다. 연변 농심은 2012년 생수사업 본격 개시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다 2019년(1억원)과 2020년(59억원) 2년 연속 순이익을 내며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2021년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중국 시장 매출 정체도 농심의 고민거리로 꼽힌다. 백산수는 한국과 중국을 주축으로 생수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지난해 국내 부문(백산수 매입액)은 연변 농심 법인 전체 매출의 87%를 뒷받침했다. 중국 매출 비중은 수년째 10% 초중반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농심은 중국 생수시장 내 백산수 판매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앞서 농심은 백산수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2015년에는 2000억원을 투입해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이도백하에 연간 100만톤 생산이 가능한 백산수 신공장을 완공했다. 여기에 오는 2025년까지 중국 전역에서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농심은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시장 안착에 어려움이 뒤따른다는 입장이다. 현재 징둥닷컴 기준 백산수(500ml) 20개 묶음 판매가는 42.90위안(한화 약 8200원)으로 책정돼 있다. 중국 ‘국민 생수’로 꼽히는 농푸산취안(550ml) 가격은 24병에 32.90위안(한화 약 6300원)으로, 백산수보다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중국 정부에 납부한 세금과 원부자재 등의 비용 부담이 가중됐다”면서 “특히 가격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하면서 연변 농심의 납품가에 제반 비용 증가분이 반영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수익률이 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시장에서는 ‘자연용천수’라는 백산수 특성을 알리는 마케팅 활동과 함께 온라인 수요 증가에 발맞춰 온라인몰 입점 확대를 추진해나갈 것”이라며 “중국은 제조기술 고도화 및 공장 자동화 개선 노력을 통해 생산 효율을 끌어올리고, 친환경 제품 등을 앞세워 현지 시장 내 경쟁력 제고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