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객들이 인천공항면세점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외여행객들이 인천공항면세점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면세업계가 지난해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와 원달러 환율 여파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업계는 해외여행객 유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점쳐지는 올해 3분기부터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송객수수료 정상화’ 등 면세업 활성화 정책에도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업계 빅4의 영업이익이 크게 악화됐다.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의 합계 영업손실액은 198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들 빅4의 2021년 영업이익은 1323억원이었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의 실적 악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5조300억원으로 2021년 보다 35.28% 성장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기록했던 6조1030억원에 근접한 매출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롯데면세점의 영업이익은 코로나19 3년 동안 적자폭을 키워왔다. 2020년 219억원, 2021년 288억원의 손실을 내더니, 지난해에는 1394억원으로 손실폭이 커졌다.

영업적자는 면했지만 업계 2~3위인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각각 29.36%, 29.23%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정상화에 속도가 붙었다. 영업이익은 각각 98.29%, 93.20% 감소했다. 신라면세점은 21억원, 신세계면세점은 52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4개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현대백화화점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2조2570억원으로 2021년 대비 41.84% 늘었다. 후발 주자인 만큼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영업이익은 660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가 지속됐다.

송객수수료·해외여행객 정상화에 기대하는 면세업계

출처=각사 사업보고서
출처=각사 사업보고서

이처럼 면세업계 빅4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이유는 대외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이 지난해 코로나19 봉쇄를 유지한데다, 원달러환율 마저 요동쳤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중국 봉쇄 장기화와 (고환율이 지속되다) 연말 달러 약세로 인한 재고자산 평가손 증가가 영업적자 요인으로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 추정 감면액이 당해 사업보고서에 미반영돼 실적에 추가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했다.

인천공항 임대료 영향도 받았다. 인천공항면세점 임대료가 고정임대료로 바뀌면서 지난해 3~4분기에 선반영됐다는 게 면세업계 설명이다.

면세업계는 수익성 악화 현상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3분기를 터닝 포인트로 보고 있다. 해외여행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수익성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 인천공항면세점 입찰에서 탈락한 롯데면세점은 국내외 해외여행객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반기 빠르게 증가하는 해외여행 수요 회복에 맞춰 자유여행객과 단체관광객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설명이다. 

또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점에 투자 예정이었던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 등 재원으로 시내면세점 인프라를 확충하고 온라인 프로모션을 강화해 매출 및 수익성 개선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면세업계는 또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면세산업 활성화 대책에도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특히 업체간 경쟁이 극심했던 ‘송객수수료 정상화’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송객수수료는 여행사가 방문 여행객을 모은데 대한 대가로 지급하는 수수료다. 따이궁(중국인 대리구매상) 의존도가 높은 국내 면세업계는 수수료를 놓고 출혈경쟁을 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실제 송객수수료 포함 면세업계 지급수수료는 지난해 큰 폭으로 늘었다. 신라면세점(호텔신라 연결 기준)은 지난해에만 1조9619억원이 알선수수료로 지급됐다. 1조원 초반이었던 2021년 보다 84.58% 늘어난 수치다. 롯데면세점 또한 호텔롯데 연결 기준 지급수수료가 1조6035억원에서 2조8717억원으로 79.08% 증가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따이궁이 요구하는 수수료가 과도하게 높아진 측면이 있다”면서 “송객수수료을 낮춰 정상화한다면 수익성을 높이는데 일정 부분은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