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스톡

FAANG2.0이 부상하고 있으나 여기에만 '올인'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평가도 있다. 두 가지 이유다. 먼저 기술주들이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풍부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과, FAANG2.0이 기술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 사라지지 않는다

FAANG으로 대표되는 빅테크는 최근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큰 시련을 겪고 있으나, 기술 중심 시대의 트렌드가 완전히 꺾인다고 보기는 어렵다. 딥테크 시대를 맞아 여전히 빅테크 기술주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CES2023에 존디어의 자율주행 트랙터가 전시되어 있다. 출처 : 연합뉴스
CES2023에 존디어의 자율주행 트랙터가 전시되어 있다. 출처 :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월 25일(현지시간) 2023 회계연도 2분기(2022년 10~12월) 매출을 발표하며 전년 동기보다 2% 증가한 527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으나 순익이 예상을 크게 앞질렀다. 조정치를 감안한 주당순익(EPS) 2.32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가의 예상은 2.29달러였다.

클라우드 애저의 존재감이 컸다. 애저가 포함된 MS 인텔리전트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8% 증가한 215억1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 214억4000만달러를 상회했다는 설명이다.

클라우드 매출이 살아난다는 것은 애저의 희망이면서, 클라우드로 디지털 전환에 나서는 다수 기업들의 기술중심 전략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기술에 대한 믿음은 굳건하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가능성도 입증되고 있다.

물론 당장 벌어질 일은 아니다. 기술주들의 하락을 끌어낼 다양한 소재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강재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년 간 기술주 주가가 크게 하락하긴 했지만 추세 반등 시기가 멀어질 수 있으며 심지어 저점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과잉이 해소되는이벤트들을 지나면 진짜 IT 성장주들을 살 만 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FAANG2.0 인터넷 플러스

FAANG2.0의 요소들이 기술과 만나 더 큰 시너지를 낼 가능성도 있다. 

FAANG2.0의 핵심 요소인 농업(Agriculture)을 IT 기술로 풀어낸 존디어의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녹색 트랙터로 유명한 미국의 농기계 제조기업 존디어는 1837년 설립 후 세계 최대 농기계 생산업체가 됐으나 2014년 큰 위기를 겪은 바 있다. 당시 농업경기 침체와 제조업의 한계가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존디어는 분골쇄신을 택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강력한 ICT 기반 농업 솔루션을 구축하는 한편 비즈니스 모델의 극적인 변화를 꾀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지금의 존디어는 단순히 양산형 트랙터를 찍어내는 곳이 아닌, 농업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수집해 애그리테크 시장을 선도하는 거대한 플랫폼이 되어가고 있다.

존디어는 데이터 기반의 농업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면서 많은 스타트업을 인수했지만 단 한 번도 녹색 트랙터의 연장선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데이터, AI, 클라우드 등 다양한 ICT 기술을 총동원해 일종의 플랫폼 로드맵을 힘있게 끌어갔으나 본연의 농업 정체성에서 눈을 돌리지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애그리테크 산업의 선두주자로 활동하는 중이다.

이주량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경영학 박사)는 "농식품 가치사슬 전반을 AI, 빅데이터, IoT, 위성 등을 사용하여 초정밀하게 만들고 완전히 새로운 농업시스템과 미래식품을 적극 개발하며 노지, 시설원예, 축산 등 농업 전분야에서 인간노동을 지능노동으로 대체하는 한편 유통물류와 소비, 폐기 과정에서 혁신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애그리테크의 방향성"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기술이다. FAANG2.0 전반이 기술과 만나 시너지를 일으키는 장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투자는 신중하게

글로벌 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FAANG2.0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나 기술의 미래에 대한 믿음이 꺾인 것은 아니다. 나아가 기술 자체가 FAANG2.0 인프라와 만나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는 믿음도 강하다.

경기침체 국면이 이르면 올해 하반기 바닥을 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낙관론도 들린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월 26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행사에서 "정부 회의 결과 하반기에는 주요 경제 지표가 좋아질 것으로 봤다"면서 "어둠의 터널은 조만간 끝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새로운 트렌드인 FAANG2.0을 추구하면서 기술주에 대한 관심도 함께 가져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무엇보다 글로벌 경제 상황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업계에서 FAANG 투자에 대해 1.0과 2.0의 병행을 권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