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실내 주차장에서도 길을 안내해주는 새로운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서울 일부 지역에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쇼핑몰, 복합문화시설 등의 규모가 커질수록 주차는 어려워지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작품이다. 제네시스 고객의 81%(컨슈머인사이트 조사 결과)는 신차에 적용된 기본 내비게이션을 그대로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그룹의 내비게이션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목들로 이 모두 현대오토에버의 작품이다. 현대차그룹 신차에 설치된 기본 내비게이션이 소프트웨어(SW) 전문 그룹사 현대오토에버의 작품이라는 사실은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현대오토에버는 다만 최근 현대차그룹의 내비게이션 기술력 뿐 아니라 SW 분야 전반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그룹사로서 업계 내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비전 달성 앞장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의 지난해 연결기준 경영실적 전망치(콘센서스)는 매출액 2조6804억원, 영업이익 1215억원 등으로 산출됐다. 2021년 실제 기록한 매출액 2조704억원, 영업이익 961억원 등에 비해 각각 29.5%, 26.4%씩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전세계 완성차 출고가 각종 공급망 이슈로 원활하지 못했지만 신차에 편의·보조사양을 탑재하기 위한 SW의 수요가 제조사 중심으로 활발히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용 뿐 아니라 생산, 사무 등 사내 업무영역별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해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오토에버에 ‘모빌리티 SW 프로바이더’라는 그룹 내 포지션을 부여했다. 차량 SW 기술, 산업별 시스템 통합·운영 사업 등을 통해 SW 분야에 대한 총체적 솔루션을 전문적으로 개발·공급하는 임무를 맡았다.
현대차그룹은 ‘인류 이동의 자유’라는 모빌리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여정에 현대오토에버를 앞장세우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주력 모빌리티 분야인 완성차가 원격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을 지속 개선하고 신규 서비스를 탑재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더 나아가 첨단항공모빌리티(AAM),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로봇 등 첨단 이동·수송수단으로 고객경험을 확장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솔루션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기술과 이에 관한 솔루션들이 현대오토에버의 SW 사업 범주에 담긴 요소들이다.
서정식 대표이사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자동차가 SW 중심의 차량으로 변화하고 자동차 전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이 진행됨에 따라 현대오토에버의 그룹 내 역할과 영역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현대오토에버는 올해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질적으로 성장시키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 내부거래 매출이 과반…부당거래 감시 힘써
현대오토에버가 그룹 미래 사업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영업실적의 큰 비중을 그룹에 의지하고 있는 점은 해결해야할 과제다. 현대오토에버는 현재로서는 내부거래를 통한 성장을 이뤄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분석한 결과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2021년 그룹사에 1조1762억원 규모의 IT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는 같은 기간 현대오토에버의 전체 IT 서비스 매출 1조1862억원 중 87.2% 비중에 달하는 규모다. 현대오토에버가 연 매출액의 8~9할을 내부거래로 채우는 셈이다. 같은 해 현대오토에버가 모든 사업에 걸쳐 기록한 연결 기준 매출액 2조704억원의 56.8%에 달한다.
현대오토에버는 최근 CEO 인베스터 데이나 경영실적 발표 IR 등을 통해 내부거래 비중이나 이를 개선할 계획 등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그동안 부당 내부거래가 없도록 자체적으로 철저한 점검과 단속을 해왔다.

이 일환으로 지난 2021년 3월 사외이사로 대다수 구성된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해 내부거래 감시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 투명경영위원회는 지난 2021년 현대글로비스, 현대커머셜 등 그룹사와 진행한 대규모 내부거래를 검토·승인하는 등 활동해왔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오토에버의 기업가치가 현대차그룹에 대한 평가와 한동안 궤를 함께 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차량용 SW와 디지털 솔루션 등에 대한 그룹 외 수요가 지속 발생하는 한편 현대오토에버의 역량이 커짐에 따라 기업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투자증권 기업분석부는 “경기 둔화 우려로 (현대차)그룹의 기업가치가 하향 조정되는 상황”이라면서도 “현대오토에버가 안정적인 성장 체력을 보여줄 경우 기업가치를 빠르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