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6일 12억달러에 글로벌 C2C 플랫폼 포쉬마크 인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자이언트스텝 지분 157억원을 매각하며 포쉬마크 인수에 속도를 낸 바 있다.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전은 녹록치 않았다. 특히 고가 인수 및 자금 조달 논란 등으로 상당한 잡음이 일었다. 그러나 네이버는 정면돌파를 택하며 포쉬마크 인수를 마무리, 글로벌 C2C 전략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18일(현지시간) HSR filing(미국내 기업결합신고) 승인을 받았고, 12월 27일 포시마크 주주총회에서도 승인이 떨어졌다. 그 연장선에서 특수목적법인 Proton Parent를 통해 포시마크의 인수 절차를 1월 5일(현지시간) 최종 완료했다는 설명이다.
북미 1위 C2C 패션 플랫폼인 포시마크가 네이버의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포쉬마크는 5일(현지시간) 미 나스닥 상장을 철회했다.

네이버의 노림수
C2C 시장은 사용자간 다양하고 희소한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거래하는 차세대 커머스 격전지로 평가된다. 향후 온라인 패션 소매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네이버는 초기 단계부터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향후 본격적인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크림, 빈티지시티(일본) 등의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네이버는 왈라팝,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등 유럽 시장에 투자를 진행한 것에 이어, 이번 포시마크 인수를 통해 한국, 일본, 유럽, 북미까지 잇는 유일한 글로벌 C2C 주자로 나아갔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글로벌 이커머스 전략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이미 바로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물로 인프라까지 확장하며 승부수를 던진 상태다. 네이버 이커머스 제국의 카테고리에 글로벌 C2C가 추가될 경우 파괴적인 영향력 확대가 가능하다.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는 글로벌 3.0 전략과도 관련이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취임과 동시에 네이버 3.0 시대를 선언하며 멀티플 시너지 로드맵을 강조한 바 있다. 다양한 글로벌 사업을 국지적으로 가동하면서 이를 통해 창출되는 성과들을 하나로 묶는 로드맵이다. 이미 왈라팝 및 크림, 빈티지시티 등을 운영하던 네이버는 포쉬마크까지 품어내며 멀티플 시너지 전략의 기준을 세우게 됐다.
각 지역별로 흩어진 네이버의 역량을 하나로 묶어(멀티플) 이를 중심으로 강력한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시너지) 여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하는 목표(네이버 3.0)다.
글로벌 C2C라는 키워드에 주목, 네이버의 커뮤니티 전략이 글로벌 무대에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포쉬마크는 C2C 플랫폼이면서도 SNS와 같은 커뮤니티의 성격이 강하다. 중고거래를 하지만 물품이 핵심이 아니라 판매자가 주인공이다. 판매자가 일종의 셀럽으로 활동하며 중고물품을 올리면, 셀럽을 팔로잉하는 구매자들이 그 물품을 구매하는 패턴이다.
중고물품이 아닌 판매자인 셀럽에 더 중심을 찍었기 때문에 커뮤니티 성격이 더 강하다. 여기에 착안한 네이버의 새로운 전략이 가동될 여지도 있다.
정면돌파, 네이버
네이버는 포쉬마크 구성원들과 PMI(Post Merger Integration)에 집중하고 현재 테스트 중인 스마트렌즈, 라이브커머스 등의 자사 기술을 포시마크내에 우선적으로 적용할 전망이다. 네이버가 키운 ICT 인프라 기술 및 서비스가 포쉬마크에 대거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를 두고 '불확실성이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무엇보다 포쉬마크 인수를 위해 무리한 자금조달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포쉬마크를 지나치게 고가에 매입했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이 과정에서 포쉬마크 인수 속도전 및 네이버 자금 조달 이슈가 한동안 업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네이버는 '정면돌파'를 택했다. 최수연 네이버 CEO는 "네이버는 SME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들의 롱테일 거래를 지원하던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 방식이 수많은 사용자간 자유로운 거래가 이뤄지는 C2C 서비스 방식과 유사하다고 판단, C2C 시장 태동기부터 주목해왔다”며, “시장 초기단계부터 장기적인 관점으로 글로벌 C2C 포트폴리오 구축을 시작했고, 이번 포시마크 인수로 북미시장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에 진출함으로써 C2C가 주요 매출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포시마크 마니시 샨드라 CEO는 “C2C 기업들은 성장 잠재력이 높으나, 아직 초기단계의 사업으로 주로 스타트업들이 뛰어든만큼, 기존 인터넷 기업 대비 기술적 역량에 대한 목마름이 큰 상황”이라며, “이제 팀 네이버의 일원이 된 포시마크는 네이버의 기술, 사업적 역량을 포시마크에 더해 혁신적인 C2C에 특화된 기술을 개발, 접목하는 등 C2C 서비스 모델의 다음 페이지를 제시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