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가 차기 대표이사로 현 구현모 대표를 지목하며 구현모 대표 연임에 청신호가 들어왔으나 단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가 상당하다.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위원회)는 지난 13일 연임에 도전하는 구현모 대표의 2차 면접을 진행한 결과 "적격하다"는 입장을 KT 이사회에 보고했으나, 구 대표 스스로가 "복수 후보와 경쟁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 결과 KT지배구조위원회는 최근 대표이사 후보로 거론된 인사를 비롯해 14명의 사외 인사와 내부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에서 검증된 13명의 사내 후보자에 대한 대표이사 적격 여부를 검토해 심사 대상자들을 선정했고, 29일 구 대표를 재차 단독 대표 후보로 낙점했다.
구 대표가 복수 후보와의 경선을 선택한 것은 국민연금의 메시지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확실한 대주주 없는 이른바 '소유분산기업'의 CEO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사실상 구 대표를 압박한 바 있다.
실제로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배구조를 고착화하고 후계자를 양성하지 않거나, 대표이사나 회장 선임 과정에서 현직자 우선 심사와 같은 내부인 차별과 외부인사 허용 문제를 두고 쟁점이 되고 있다"면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원주 신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도 지난 26일 간담회에서 비슷한 메시지를 낸 바 있다.
구 대표가 복수 후보와의 경선을 통해 연임 질주를 시작한 후에도 문제제기는 계속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KT이사회가 구 대표를 대표 최종후보로 확정한 직후 입장문을 통해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구 대표 입장에서는 복수 후보와의 경선까지 감수했지만, 완전한 대표 체제 안착을 위해서는 국민연금이라는 큰 산을 마주하게 됐다.

연임이 최종 확정되려면 주주총회 표 대결이 벌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상황은 일단 낙관적이다. 일단 국민연금이 10.35%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나 5.58%의 신한은행, 4.69%의 현대자동차, 3.10%의 현대모비스 등 KT 생태계 협력 파트너들의 지분도 상당하기에 현 상황에서 구 대표 체제 연임이 유력하다는 말이 나온다. 무엇보다 구 대표 체제의 KT 기업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했기에 일반 주주들의 구 대표에 대한 지지도 강하다.
다만 지난 3월 박종욱 당시 KT 각자대표가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재선임 투표를 앞두고 사퇴한 배경에는 국민연금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결국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