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 퇴치법

연말, 연초가 되면 저마다 ‘새해부터는 기필코 일찍 일어나겠다’, ‘담배를 꼭 끊고야 말겠다’, ‘운동을 시작하겠다’ 등의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면서부터 슬슬 ‘하루에 적어도 8시간은 자야 한다는데’, ‘이번 술자리에서만 딱 한 대 피우고’, ‘오늘은 너무 추우니까’ 등의 이유로 자신과의 약속을 어기기 시작한다. 결국 거창했던 계획은 작심삼일이 되고 만다.

작심삼일, 즉 마음먹고 시작한 일을 삼일을 넘기지 못해 포기하게 되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또 어겼군!’하는 생각에 먼저 자책감이 든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함으로 해서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도 반복적으로 작심삼일을 되풀이하는 이유를 나는 ‘구습안주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구습안주력이란 구습(기존 습관)에 안주함으로써 이전의 편안함으로 돌아가려는 힘을 말한다. 작심삼일을 퇴치하려면 구습안주력의 크기에 따라 그것을 능가하는 강한 의지력이 필요한데, 의지와 욕구가 커지는 몇 가지 경우가 있다.

첫째, 패러다임이 전환될 때이다. 건강이 갑자기 나빠진다거나 큰 실패를 경험할 때처럼 어려운 일을 당할 경우나 패러다임 전환에 관한 교육을 받을 경우이다. 둘째, 도구를 활용할 때이다. 일정관리 수첩이나 계획표처럼 어느 정도 강제성을 가진 도구들을 활용할 때이다. 셋째, 주변에 좋은 습관을 가진 가족과 동료들이 많은 경우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작심삼일’을 어떻게 퇴치할 수 있을까?

첫째,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정하는 것이 좋다. 새해 첫날, 직장에 첫 출근하는 날, 생일, 결혼기념일 등과 같은 변화의 기점을 마련하라. 만약 새해 첫날 세운 계획이 흐지부지되었다면 ‘설날부터’, ‘올해 결혼기념일부터’처럼 다시 한번 새로운 계획을 실행할 날짜를 선택한다.

둘째, 결심이 여러 개라면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우선순위가 높은 것을 골라서 먼저 시작한다. 예컨대 글을 쓰는 사람이 금연, 다이어트, 독서 부족의 세 가지 문제 해결을 목표로 세웠다면, 그에게는 금연보다 독서의 우선순위가 높아야 한다. 그러므로 독서습관을 들인 다음 자신감이 생겼을 때 다음 문제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셋째, 장기, 중간, 일일 계획을 꼼꼼하게 세운다. 예를 들어 ‘올해 책 12권을 읽겠다’고 결심했으면 ‘올해 책 12권’이 장기 계획이고 ‘달마다 책 한 권’, ‘주마다 책 100쪽’이 중간 계획이다. 일일 계획은 ‘날마다 5~20쪽’을 읽는 것이다.

넷째, 매일 계획의 실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우리가 흔히 다이어리라고 부르는 플래너를 쓴다. 플래너를 잘 활용하면 날마다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플래너에 ‘독서 10쪽’이라고 적어 넣는다. 저녁 때 목표를 완료했으면 ‘독서 10쪽’ 앞에 완료 표시를 한다. 다른 일들도 이렇게 매일 조금씩 할 수 있는 일로 나누고, 실행 여부를 매일 점검한다.

다섯째, 결심을 함께 실천할 동료가 있으면 좋다. 가족도 좋고 직장동료도 좋다. 혼자서 하기에는 벅차지만 여럿이서 함께 하면 훨씬 쉽다. 서로의 목표 실천 진도를 체크하고 이끌어주는 ‘코치’가 되는 것도 좋다.

12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우리 모두 구습안주력을 무력화시키고 의지력을 강화시켜 ‘작심삼일’의 희생자가 되지 말고 ‘작심백년’의 선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경섭 한국리더십 센터 대표

■ 1940년생으로 한양대 공대를 졸업한 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공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와튼 스쿨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미국에서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사업 진출을 위한 컨설턴트 사무실을 운영하다 귀국한 후 프랭클린 코비사 한국대표, 한국리더십센터 대표, 한국성과향상센터 대표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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