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단기업들이 미국 클리아랩(CLIA LAB) 인증 등을 토대로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 진단키트 등 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 실험실에 기반을 두고 진단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구상이다.
2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쓰리빌리언, 엔젠바이오(354200), 랩지노믹스(084650) 등은 미국 클리아랩을 인증, 인수,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클리아랩은 미국실험실표준인증 연구실을 뜻한다. 클리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질병의 진단·예방·치료를 목적으로 임상 검사를 수행하는 실험실에 대해 검사 정확도와 신뢰성 등을 검증하는 표준인증제도다.
미국 내 임상 검사에 쓰이는 모든 진단기기와 실험실은 클리아 인증을 받아야 한다. 클리아랩을 통할 경우 FDA 승인을 받지 않은 진단 제품 등도 공급이 가능하다.
AI 기반 희귀 유전자 진단기업 쓰리빌리언은 올해 클리아랩 인증을 획득하고 북미 희귀진단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재 쓰리빌리언 클리아랩 인증은 국내 연구실을 대상으로 심사 중이며 연내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이미 희귀질환 유전자 검사에 대한 ‘미국임상병리학회(CAP)’ 인증도 획득했다.
쓰리빌리언은 증상만으로는 진단이 어려운 희귀질환을 AI 기반 유전자 분석을 통해 빠르게 찾아내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10만개 유전변이 해석에 걸리는 시간은 단 5분으로 정확도 99.4%를 나타낸다.
엔젠바이오는 미국에 있는 클리아랩 인증 기업을 인수해 미국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클리아랩 인증을 받은 기업과 접촉해 협의를 진행했다.
사업 초반에는 NGS 서비스를 하지 않는 소규모 클리아랩에 투자해 시너지 효과를 낼 방침이다. 클리아랩을 인수하고 나면 기존 사업 외 엔젠바이오 제품을 기반으로 신규 서비스를 론칭하고 임상시험수탁(CRO) 사업을 수행할 방침이다.
랩지노믹스는 94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미국 클리아랩을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소비자직접의뢰(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 분야에서 활약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이다.
포화시장(레드오션)인 대형병원 및 정기검진 분야보다는 중소형 의료기관과 정밀의료 기반 진단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국내외 기업의 정밀의료 기반 고부가가치 제품을 클리아랩을 통해 제공하는 플랫폼 역할까지 수행한다는 목표다.
랩지노믹스는 유관 기업을 차례로 인수하는 ‘볼트온’ 전략을 편다. 7~8개의 후보군 중 2~3개 기관을 인수할 예정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클리아랩 매출만으로도 2021년 매출인 2000억원 이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진단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진단키트로 현금을 확보한 우리나라 진단기업들이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미국 진출을 꾀하고 있다”면서 “단순 제품 수출 뿐만 아니라 대형 시장인 미국에 진출한 후 데이터를 쌓고 다양한 사업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