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제주항공
출처=제주항공

코로나19 여파로 저비용항공사(LCC)가 끝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부 지분 매각, 유상증자 등 그저 현 상황을 버텨내는 데 안간힘을 쓴다. 당장엔 국내선에 모든 항공기를 투입하는 것밖에 대책이 없어 그야말로 ‘LCC 수난시대’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조만간 32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사실상 모기업인 AK홀딩스가 상당수를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유증은 코로나19 이후 세 번째다.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김이배 대표는 “추가적인 유상증자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외부 도움 요청이 더는 없을 것이라는 신호였다. 하지만 발표 후 2개월 만에 또다시 대규모 유증을 추진하게 됐다.

관련 흐름은 주가에 곧바로 나타났다. 지난 26일 유증 소식 발표 후 제주항공의 주가는 10% 넘게 급락했다. 증권가도 목표주가를 연이어 하향하기 시작했다. 대다수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2만원 중반대에서 1만원 후반대로 약 30% 하향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에서는 신규 기재 도입을 위해 이번 유증을 추진했다는 입장이지만, 시장 상황 고려 시 조금은 성급한 결정”이라며 “하반기에도 국제선 운항이 원활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결국 마련된 현금을 경영 자금으로 소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청주기반 신생항공사 에어로케이가 지분을 매각했다. 새 주인은 의류 유통사 코웰패션의 모기업인 대명화학그룹이다. 대명화학은 에어로케이 지분 64.04%를 300억원에 인수한다. 인수는 대명화학 계열사가 에어로케이 유증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업계는 이번 소식에 크게 놀라지 않았다. 그간 에어로케이가 경영난으로 숱한 매각설에 시달려 왔기 때문이다. 신생 군소항공사인 에어로케이는 사업자격 취득 후 발생한 코로나19로 경영상 큰 어려움을 겪었다.

청주공항에 기반한 에어로케이는 현재 운항 노선이 청주~제주 1편에 그친다. 보유 여객기는 단 한 대로, 경영난으로 앞서 계획했던 2~3호기 도입은 미뤄졌다. 타 항공사에 비해 여객부문 경쟁력이 떨어져, 대명화학 계열사의 물류 부문을 주로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짙다.

최근 항공업계에는 다수의 매각과 유상증자 사례가 존재한다. 업황이 어려워 ‘버티기 작전’을 위한 자구책이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4월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를 주요 주주로 맞았다. JKL은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22%대 지분을 확보했다. 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 지분율은 52.8%에서 40%대로 낮아졌다. JKL 측 의사결정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에어로케이와 비슷한 시기에 사업을 개시한 에어프레미아는 일찍이 지분을 외부 매각했다. 현재 지분 절반가량을 사모펀드 JC파트너스 등이 갖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앞선 AOC 발급 지연 등으로 경영난에 시달리자 지분을 매각해 어려움을 견뎌왔다. 또 다른 신생항공사 플라이강원은 창업주 주원석 대표가 사재를 출연해 150억원 규모의 유증을 추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