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공식적 경영 복귀 후 진행될 삼성의 변화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에 맞춰 지난 1993년 삼성의 ‘신경영 선언'에 버금가는 대대적 혁신의 내용이 곧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21년 8월 9일 법무부는 가석방 심사위원회를 통해 박근혜 정권 시기의 ‘국정농단 사건’과 연루된 혐의로 복역 중인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을 결정했다. 이 부회장은 수감된 지 207일 만인 2021년 8월 13일 석방됐다. 이 부회장은 수감 기간 동안 삼성전자의 주요 경영진 및 대리인들과의 접견을 통해 경영상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는 간접 경영을 해 왔다. 그 외 사안들에 대한 경영적 결정은 삼성전자의 각 사업부문장들에게 일임됐다.
이후 대통령과 법무부의 결의로 2022년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된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12일 ‘가석방’ 상태에서 적용받던 취업제한 조치에서 벗어나 공식적으로 삼성전자의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재계가 삼성전자의 대대적 인사혁신을 예상하는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2021년 8월 가석방 이후 재계의 많은 이들은 2022년도 삼성전자의 인사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고 경영자의 부재, 코로나19 등 대내외적으로 악재 가운데에서도 반도체를 필두로 한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문들은 실적의 개선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러한 예상을 깨고 김기남 DS(반도체)부문 부회장, 김현석 CE(생활가전)부문 사장,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 사장 등 3대 사업부문장 모두를 교체하는 과감한 인사혁신을 단행한다.
삼성전자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종전의 ‘전무’와 ‘부사장’ 등 임원 직급의 ‘부사장’ 통합, 전 임직원들의 인사평가에서 ‘성과’의 비중 확대 그리고 각 사업영역 간 시너지를 전제한 사업부문의 통합까지 진행시킨다. 이에 따라 기존의 CE, IM·모바일(현재의 MX), 통신네트워크, VD(영상디스플레이) 등 4개 사업부문은 DX(Device eXperience) 부문으로 통합됐다. 새로운 사업부문장으로는 한종희 DX부문장 부회장, 경계현 DS부문장 사장이 임명됐다.
이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 이전임에도 단행된 삼성전자의 조직 개편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회장에 취임하면 지난 개편 이상의 변동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꽤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재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을 통한 ‘제2의 신(新)경영 선언’이 이른 시기에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경영 선언’은 지난 1993년 6월 故이건희 회장이 독일 푸랑크푸르트에 삼성의 전 사장단을 소집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는 강도 높은 혁신을 주문 한 것에서 시작됐다. 이후 삼성은 ‘세계 1등’ 제품과 브랜드를 키워내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고, 이를 동력으로 삼성은 현재의 글로벌 입지에 오를 수 있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광복절 특별사면의 소감으로 “국민과 정부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한 만큼 올해에 실행될 혁신은 1993년 신경영 선언에 버금가는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2022년 인사평가의 개편에서 임직원들의 ‘성과’를 강조한 것은 이후에 있을 대대적 인력 조정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년의 저성과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사이동 및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5월 “향후 5년간 8만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겠다”고 한 이재용 부회장의 약속과도 맥락이 이어진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제 3대 회장 취임만큼 새로운 시대의 삼성을 시작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없을 것”이라면서 “국민 여론의 큰 기대에 힘입어 경영에 복귀한 이 부회장 스스로도 삼성을 통해 앞으로 일궈낼 결과물을 생각할 것이며, 이는 삼성전자 및 삼성의 관계사들을 통한 대대적 개혁을 계기로 하나씩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