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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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운임 상승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해운업계가 피크아웃 벽에 부딪혔다. 글로벌 해상 운임이 9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시장 분위기도 “하반기에는 상반기만큼 운임 수혜를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풀 꺾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9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SCFI는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로 주로 활용하는 수치다. 지난 12일 기준 약 3562 수준으로 나타났다. 6~7월에는 최고점인 5000선까지 올랐지만, 최저점을 찍었던 지난해 5월보다 낮아졌다.

SCFI는 그간 해운업 호황에 따라 공급이 늘어났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로 물동량 감소가 나타나면서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공급은 늘고 수요가 줄자 자연스레 운임 약세로 이어졌다.

3개월간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 변동 = 네이버 금융 캡쳐
3개월간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 변동 = 네이버 금융 캡쳐

관련 흐름은 주요 해운주에 빠르게 반영 중이다. HMM은 전날인 17일 주당 2만34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대비 350원 떨어진 가격이다. HMM은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했던 지난주 2만6000원선까지 주가가 올랐다.

이후 해상운임 하락, 물동량 감소,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시장 전망에 따라 주가가 조금씩 내려앉고 있다. HMM의 주가는 이번주 내내 2만3000~2만4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업계 1위 HMM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3만80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메리츠증권은 2만9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흥국증권도 3만80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각각 내렸다.

또 다른 주요 해운주인 팬오션도 이번주 들어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실적발표 시즌이었던 이달 11일 주당 5900원 대로 거래되다, 최근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팬오션은 전일 주당 55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팬오션도 증권가 목표주가가 떨어지는 추세다. NH투자증권은 팬오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원에서 9000원으로 10% 하향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도 기존 가격에서 14% 하향 조정한 8300원으로 목표주가를 바꿨다.

대한해운은 소폭 하락과 상승을 매일 반복하고 있다. 세 업체 중 가장 실적발표가 늦었던 대한해운은 전날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4291억원과 687억원으로 공시했다. 각각 전년 대비 약 59%, 50% 증가한 규모다.

SM그룹 편입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는 희소식에도 주가 변동은 크지 않았다. 증권가와 업계 등 시장 전반이 해상운임 하락으로 인한 피크아웃을 언급한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시장은 해운업계의 하반기 실적과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은 분위기다.

이병근 흥국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심리 악화로 3분기 성수기임에도 해상 물동량 감소는 계속될 것”이라며 “항만 적체 완화, 운임하락은 하반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