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 3개사가 최근 보편화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여성 임직원을 늘리고 있다. 다만 구성원 다양성의 지표 중 하나인 여성 관리자 비율에 있어서는 서로 다른 수준을 보이는 상황이다.

국내 철강업계 주요 3개사의 여성관리자 비율. 출처=각 사
국내 철강업계 주요 3개사의 여성관리자 비율. 출처=각 사

3일 기업별 성과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철강 3사의 사내 관리자 중 여성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포스코 12.4%, 현대제철 7.7%, 동국제강 0.0% 등으로 파악됐다.

각 사가 지칭하는 관리자는 현행법에 명시된 정의에 따른 특정 직급 이상의 임직원을 지칭한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관리자는 업무지휘·감독권, 결재(전결)권, 인사평가권 등을 모두 갖춘 자를 의미한다.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각사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관리자의 정의에 대해 기재했다. 포스코는 과장급 이상 직원과 임원을 관리자로 구분한다. 동국제강은 인사권 등 의사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팀장 이상 직책을 맡은 자를 관리자로 지칭한다.

현대제철은 보고서에 관리직의 개념을 별도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다만 관리자를 주니어 관리직, 최고 관리직 등으로 세부 분류하는 등 각자의 직무능력과 경력 등에 걸맞은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임원으로 선임된 김희 포스코 상무. 출처=포스코
지난 2020년 임원으로 선임된 김희 포스코 상무. 출처=포스코

포스코·현대제철 女 관리자 비율, 산업평균 상회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두 업체는 최근 고용노동부가 분류한 산업 종류별 여성관리자 비율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보인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020년 국내 산업별 기업 2486개사를 분석한 결과 철강업체들이 속한 산업종류인 ‘중공업2(1차금속·운송장비)’의 여성 관리자 비율 평균은 1.54명으로 분석됐다.

포스코는 그동안 ‘여성이 일하기 좋은 일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두고 각 분야에서 노력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지난 2020년 7월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도입해 일정 나이의 자녀를 둔 직원 누구나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임신하거나 난임치료 중인 여직원들을 재택근무제 대상에 포함해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왔다.

이와 함께 2020년 제철소 출신 첫 여성임원인 김희 상무를 선임하는 등 경영진 다양성도 지속 높이고 있다. 김희 상무는 지난 3월말 기준 현재 탄소중립담당 임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1년 이후 올해까지 11년 연속 ‘가족친화 인증기업’ 자격을 유지 중이다.

현대제철은 국제연합(UN), 국제노동기구(ILO) 등 인권관련 국제기구의 기준이나 법규에 의거한 인권관리 프로세스를 진행해 성평등을 지햐아고 있다. 이 일환으로 여성관리자에게 남성관리자와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고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등 성차별 리스크 요인을 제거하고 있다. 이에 더해 오는 2025년까지 여성 관리자 비율을 지난해말 대비 0.8%P 늘린 8.5%로 높일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해 성별 다양성을 높이려는 의지를 강조했다.

장세욱 부회장(왼쪽)이 지난달 6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동국제강 68주년 창립기념식을 열고 장기근속자에게 상패를 전달하는 모습. 출처= 동국제강
장세욱 부회장(왼쪽)이 지난달 6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동국제강 68주년 창립기념식을 열고 장기근속자에게 상패를 전달하는 모습. 출처= 동국제강

동국제강 “女 관리자 성장기회 열려있다”

동국제강은 최근 수년 동안 여성 관리자가 없었던 사실을 보고서에 기재하고 이 같은 현황을 개선해나기 위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지난 3월 첫 여성 사외이사로 박진우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동국제강은 주력 사업분야의 기술 전문가인 박진우 교수에게 자문을 구하고 감독받는 등, 그의 역량을 활용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동국제강 내 여성 직원의 수와 근속연수도 최근 매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동국제강 지속가능경영보고서(Steel for Green)에 따르면 여성 직원 수는 2019년 107명, 2020년 111명, 지난해 119명 등에 달한다. 여직원의 비중은 남직원 수의 4~5% 수준에 그치지만, 남직원이 줄어들고 있는 것과 반대되는 수치를 보인다. 같은 기간 여성 직원 근속연수도 2019년 8.2년에서 지난해 9.3년으로 늘어났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그동안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여직원의 비중을 늘려오는 등 다양성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동국제강은 앞으로도 여성들이 누적된 시간과 경험을 바탕으로 관리자가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환경을 조성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