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점에서는 비전이, 어느 시점에서는 소통과 화합이,
어느 시점에서는 육성이, 어느 시점에서는 모범과 희생이 필요하다’는 식의
상황연구가 가능해야 리더십 이론으로의 효용가치가 있다”

사전적으로 리더십은 일반적으로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을 말한다. 즉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들을 한 방향으로 정렬하여 성과를 창출하고자 하는 것이다.

리더십의 실체를 규명하고 이를 이론화하려는 작업은 여러 방향에서 이뤄졌다. 경영학을 비롯해 정치학, 사회심리학, 역사학, 행정학 심지어 미래학 분야에서도 리더십에 대한 연구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공통된 이론과 합의된 결론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1920년대 위인 연구가 리더십 연구의 출발
초기 리더십에 대한 연구는 위인들에 관한 연구에서 시작되었다. 즉 위대한 업적과 큰 영향력을 남긴 리더들의 성격과 능력의 특징을 규명하려는 접근방법인 셈인데 이 때문에 흔히 ‘특성이론’이라고 불린다.

이 연구는 1920년대 이후 심리학의 급속한 발달, 특히 태도나 성격특성을 측정하는 기법의 발전과 더불어 활발한 연구가 이뤄졌다.

예컨대 1920년대 미국에서는 조지 워싱턴, 에이브라함 링컨과 같은 사람들의 특성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졌는데, 초기 연구에서는 주로 성공한 리더들의 능력이나 성격 등을 분석함으로써 성공적인 리더들이 갖춰야 자질 등이 이론화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이론은 더 많은 리더를 계속 연구할수록 성공한 리더들의 특성도 더 늘어나게 돼 나중에는 리더의 키와 목소리, 가문까지도 성공한 리더가 갖추어야 할 특성으로 꼽히게 된다.

한마디로 리더의 특성목록이 점점 길어져서, 좋다는 것은 거의 다 들어가게 된 셈이었다.

이러한 특성이론의 문제점에 대한 반성으로 새롭게 제시된 리더십 이론이 바로 194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제기된 ‘행동이론’이다.

행동이론은 리더의 행동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각 유형별 행동의 정도에 따라 조직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연구한 것이다. 그러나 행동이론은 리더의 행동유형과 리더십의 효과와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데는 실패했다.

효과적인 관리를 위한 이론으로 발전
행동이론이 리더의 어떤 행동으로 하여금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이 이른바 ‘상황이론’이다.

상황이론은 한마디로 어떤 리더의 특성과 행동이 어떤 물리적 상황과 상태의 구성원들에게 효과적인가를 밝히자는 것이다.

이와 관련 상황이론을 처음으로 제시한 피들러는 리더의 리더십 지향성을 ‘관계지향형’과 ‘과업지향형’으로 구분하고 어떤 상태에서 어떤 유형의 리더가 더욱 효과적인지를 밝히려 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리더가 처해 있는 제반 조건과 조직원들의 특성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바로 허시와 블랜차드의 ‘상황적 리더십’이론이다.

이처럼 1980년대까지의 리더십 이론은 주로 현장관리자의 과업주도와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한 리더십 행동과 스타일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1990년대를 전후하여 정보사회로의 이동이 확산되면서 최고경영자 수준이나 전체 사회적 수준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는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여기에는 구성원들에게 조직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사명감을 주는 리더, 리더에 대한 깊은 신뢰와 동질감을 가지게 하는 리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경이로운 성과와 조직혁신을 성취하는 리더 등의 행동적 특징과 품성에 대한 관심이 드러나고 있었다.

정보화 시대 이후 다양한 리더십 이론 범람
이러한 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관심은 자연스럽게 과거의 리더십 관점이 견지해 왔던 합리성의 틀을 점차 벗어나 과거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던 감성지능(EQ)이라든지 영성이라든지 하는 새로운 개념과 접근법들이 등장하였다.

즉, 산업사회로 일컬어지는 1980년대까지는 합리성에 기초한 리더십으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지만 지식정보사회로 불리게 된 90년대부터는 합리주의만으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는 합리적 경영지식이 그만큼 보편화되어 이것이 더 이상 희귀하고 차별적인 기업의 자산이 되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기업은 기존의 합리주의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극복할 새 이념이 필요하게 되었고 비전 리더십, 변혁적 리더십, 원칙중심 리더십, 서번트 리더십, 슈퍼 리더십, 레벨파이브(Level Five) 리더십, 가치중심 리더십 등 다양한 리더십 이론이 범람하는 배경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적 리더의 특성에 따라 한국형 리더십 이론을 제기해 새로운 리더십 이론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에 대해 최연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적 리더십이 세간에 떠도는 무수한 리더십 이론 중의 하나로 머물지 않고 유용한 리더십 이론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리더십이 전개되는 각각의 과정에서 ‘어느 시점에서는 비전이, 어느 시점에서는 소통과 화합이, 어느 시점에서는 육성이, 어느 시점에서는 모범과 희생이 필요하다’는 식의 상황연구가 가능하도록 정교해져야 효용이 있는 이론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형구 기자 lhg054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