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쉴더스 등 5월에만 6개 기업이 공모에 나서면서 침체된 IPO(기업공개) 시장이 다시금 활기를 띠고 있다. 다만 최근 미국 FOMC의 ‘빅스텝’ 예고에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공모주들의 흥행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려진 밸류에이션보다 펀더멘털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총 6개 종목이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한다. 3~4일 대명에너지를 시작으로 9~10일 SK쉴더스, 11~12일 가온칩스, 12~13일에는 태림페이퍼, 원스토어, 24~25일에는 청담글로벌이 일반 공모에 나선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작년의 경우 일부 고평가 논란에도 IPO 시장이 전반적으로 높은 공모가를 유지하며 흥행을 기록했던 반면, 올해는 해당 요인이 공모주들의 흥행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달 일반 공모를 진행하는 종목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종목은 SK쉴더스다.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조(兆) 단위 기업공개는 처음인데다가 국내 사이버보안 1위인 ‘SK인포섹’이 50여 년 역사의 물리보안 대표 기업 ‘ADT캡스’를 흡수합병한 기업이라는 프리미엄까지 갖추고 있다. 이에 상장 이후 관련 업계 대장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성장성도 인정받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쉴더스에 대해 “물리보안과 사이버보안을 기반으로 안정적 성장이 전망되고 융합보안, Safety&Care 신사업을 통한 외형 성장도 기대된다”며 “특히 Safety&Care 서비스는 보안 플랫폼으로 향하는 핵심 영역으로 스마트홈 세이프티, 시니어케어, 무인화 솔루션 등 개인·가정·사회를 아우르는 통합 보안 서비스여서 장기 성장성에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교기업을 미국 기업 알람닷컴과 퀄리스에서 싸이버원, 타이완세콤으로 변경하는 등 고평가 논란에 대한 부담은 흥행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과 카카오페이의 경우에도 비교기업을 변경했지만 상장 초기 벨류에이션에 대한 의심이 이어진 바 있다.
대명에너지는 풍력과 태양광을 기반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대명에너지는 경우 지난 2월 기관 수요예측에서부터 모집 수량을 채우지 못해 상장을 철회한 이후 재도전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대명에너지의 흥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달 27일~28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254대 1에 그치며 공모가도 희맘밴드 최하단인 1만5000원으로 결정됐다. 아울러 이번 공모주 청약에서 구주매출은 50만주로 전체 모집수량(250만주)의 20%에 해당하는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에 대한 부담도 존재한다.
토종 앱 마켓인 원스토어의 경우에도 고평가 논란에 흥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기존 비교기업군을 알파벳(구글), 애플 등과 비교했다가 텐센트, 네이버(035420) 등으로 변경하면서 공모가 희망밴드는 낮아졌지만, 할인율이 높아진데 따른 착시현상이라는 지적이다. 변경 이후 PSR(주가매출액비율, 주가를 주당 매출액을 나타내는 주당매출액(SPS: Sales Per Share)으로 나눈 값)은 오히려 7.05배에서 7.34배로 상향하면서 주당 가치를 높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설립이래 단 한 번도 영업이익 흑자를 낸 적이 없는 것도 약점이다. 지난 6년 동안 내리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비교 기업인 카카오(035720)와 네이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5949억원, 1조5587억원을 집계됐지만, 원스토어는 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증시 자금이 갈 곳을 잃은 만큼 공모주들이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상장 이후 초기 주가를 유지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달 28일 상장한 포바이포(389140)는 일반 청약에서 14조원이 몰리고 흥행에 성공한 이후 따상(싱장 첫날 공모가의 두배의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을 기록했지만 이후 곧바로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PO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은 결국 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부진하기 때문”이라며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보다 상장 후 실제 펀더멘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