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레드 오션

누구나 내가 만든 제품이나 기업이 블루 오션을 항해하길 원하지만 금방 레드 오션이 되어버리는 세상이다. 미국의 경영 컨설턴트지나 모니터그룹의 설립자인 마이클 포터가 1979년에 5 가지 경쟁요인(Five Forces) 모델에서 전통적 경쟁자 외에 신규시장 진입자, 대체재, 고객, 공급자에서 나타난다는 생각은 당시에는 충격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해당 업계만이 아닌 전혀 다른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기업이나 구성원들에게는 악몽같은 일이 되었다. 특히, ICT산업의 눈부신 발달에 의한 예상치도 못한 분야가 경쟁자가 되고 심지어는 정부가 경쟁자가 되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나타난다.

상상치도 못한 경쟁자

단순한 메신저 기능을 가졌던 카카오톡이 은행과 경쟁 하고, 컴퓨터 게임이 나이키 신발의 경쟁자가 되며, 놀이 공원이 영화관과 고객을 다투고 인터넷을 통한 방송프로그램, 영화, 교육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over-the-top media)서비스의 경쟁자가 전자상거래업체가 될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쿠팡플레이같은 경우이다. 조만간 교육시장도 진입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어느 순간에 상대의 칼끝이 내 코앞에서 목을 내려칠 상황을 대비하고 준비하여 살아남을 준비를 해 두어야 한다. 그 두 가지를 생각해 본다. 내 안에 또다른 경쟁자를 키우는 것과 죽을 각오로 삼킬 독약, 비상(砒霜)을 준비하는 것이다. 후자는 다음 컬럼에서 정리한다.

한두 가지 예를 보자.

현대자동차그룹과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는 1998년에 법정관리에 있던 기아차를 인수하였다. 이후 화학적 결합을 하지 많고 독립 법인 형태로 유지함으로써 적어도 한국에서는 다른 자동차 회사가 진입할 틈을 주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한국지엠’의 부진까지 겹치며 기아차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며 ‘현대자동차그룹’의 입장에서는 거의 완벽하게 경쟁자를 차단하는 효과를 보게 되었다.

이런 상황이 현대자동차그룹은 좋겠지만 이런 독점적 구조 상황에서 관련 산업이나 부품 회사의 생존은 최악이 될 것은 충분히 추정해 볼 수 있을 일이다. 현장에서 부품 회사들이 맥을 못추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의 좋은 실적이 관련 협력사의 희생 위에 있는 것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그런 의미에서 지난 12월에 닥친 대우조선해양의 소식은 또다른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대우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여 한 그룹에 강력한 두 경쟁회사가 존재하며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하며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가질 수 있는 계획이 무산될 상황을 말한다.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최고의 방어막을 가지게 되겠지만, 선박을 구입하는 선사(船社)입장에서는 결코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그들이 가진 권한으로 합병을 무산시키는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필자가 몸담았던 대우그룹의 출신으로 볼 때 재무구조나 시장의 가능성 등을 감안하여 제대로 된 매수자가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그래야, 경쟁 체제로 기술 개발이나 협력사와의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S 곡선(Curve)과 경쟁자 진입 감지

하버드비즈니스 리뷰(HBR)에서 한 기업이나 제품의 생존을 위협하는 순간을 설명하는 S-Curve(커브)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그림의 T1에서 T2에 이르는 성장기에 어디선가 새로운 공격자가 태동되어 나타나며 선도기업이 봉착했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도 훨씬 더 유리한 조건으로 추격해오게 된다. 문제는 기존 기술이 성장의 정체에서 고민하다가 어느 순간에 추월당하며 소멸의 길에 접어들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관건은 T1에서 T2에 이르는 기간 동안에 경쟁자 태동의 낌새를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내부 경쟁자를 두는 것이다. 정보의 수집 차원과 건강한 긴장을 유지할 수 있는 극단의 방법이 되는 것이다.

경쟁자를 내 안에 둔다

최근에 후배가 일하고 있는 회사를 돕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품으로나 영업실적상으로 최악의 위기인 그 회사의 대주주 산하에 같은 제품과 사업 내용을 가진 또다른 자(子)회사, 일종의 형제 회사가 있었다. 서로 경쟁하면서 다른 경쟁자의 진입을 차단하며, 두 회사간에는 건강한 긴장과 기술의 발전은 공유하는 효과를 보고 있는 듯했다. 시장의 진출입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사업에는 이런 방식으로 경쟁 브랜드를 한 회사 내에 또는 형제 회사를 두는 것이다.

필자도 지난 20여년간 교육사업과 강의로 업을 삼으며 시장에서 요구할 만한 두세 개의 경쟁 프로그램을 가지고 경영해 왔다. 그나마 지금 온전한 상태를 가지게 되었다.

레이더 스크린

미국의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는 그의 책 ‘가치이동’에서 ‘레이더 스크린(rader screen)’ 두기를 권하고 있다. 선박이 항해할 때나 포격 때 목표물의 위치 또는 정보를 한 눈에 포착할 수 있게 만든 화면을 말하는 것이다.

개인 차원이든 조직 차원이든 나의 사업이나 꿈에 경쟁이 될 만한 요소가 나올 우려가 있으면 자동으로 경보음이 울리는 시스템을 만들자.

- - - - - - - - - - - - -

꿈을 성취하기 위한 자기경영을 원거리, 근거리, 지근거리 무기인 활,창,칼의 글자로 정리해 나간다. 활(활 궁;弓)의 인(引), 강(強), 궁(窮) 그리고 창(창 과;戈)의 직(織), 재(裁), 계(戒)를 들었다. 마지막으로 칼(칼 도;刀)의 판(判), 창(創)에 이어 마지막 글자인 제(制)이다. 지난 글의 ‘절제’, ‘제도’, ‘제어’, ‘평준화’에 이어 사전 제어에 관한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