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남영 기자] 건설사업의 ‘A’부터 ‘Z’까지 책임지는 엔지니어링은 지식기반산업이자 고부가가치산업이다. 때문에 엔지니어링의 가치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위상에 걸맞는 대우는커녕 낮은 사업대가와 고령화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는 더 힘들 것 같다”는 엔지니어링사들의 토로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건설엔지니어링사 CEO(최고경영자)들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산업이 한 발 더 성장할 수 있는 해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고민하고 있을까? <이코노믹리뷰>가 주요 건설엔지니어링사 CEO들을 만나봤다.

“올해 수주 1조원 시대를 열겠다. 아울러 업계 선두주자라는 위상과 책임을 살려 엔지니어링산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겠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주 실적(9,158억원ㆍVAT 포함액)을 올린 도화엔지니어링의 박승우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해 중점 경영 과제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내걸었다. 이를 바탕으로 창사 이래 첫 ‘수주 1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다.
강점을 지닌 설계와 건설사업관리 등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는 가운데 EPC(설계ㆍ조달ㆍ시공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방식) 사업 확대와 글로벌 컨설팅ㆍPMO(Project Management Office, 통합사업관리) 시장 진출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다양한 SOC(사회기반시설) 민간투자사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박 부회장은 강조했다.
도화엔지니어링은 신사업으로 추진한 중소형 규모 신재생에너지(태양광발전ㆍ풍력발전)와 폐기물처리 분야 EPC 영역에서 속속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 여기서 쌓은 노하우를 십분 살려 EPC 사업을 더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박 부회장은 민자시장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투자는 사업 제안능력과 재무적 판단이 동시에 필요한 사업모델”이라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건설사업’에서 얻은 경험을 충분히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험과 함께 높은 재무 건전성을 첨병으로 내세워 양질의 사업 발굴에도 매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도화엔지니어링의 올해 또 다른 경영 관심사는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다. ESG는 전 산업계의 대세로, 많은 기업이 이 흐름에 발을 맞춰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원년이라는 점을 고려, 각 사업장과 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안전 경영의 신호탄격으로 최근 ‘안전관리계획서’ 수립을 완료했고, 이를 바탕으로 ‘물샐틈없는 안전ㆍ보건관리체계 구축’과 ‘임직원들의 안전ㆍ보건 의식 개혁’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올해 경영 구상을 밝힌 박 부회장은 “도화엔지니어링은 업계 리더라는 위상에 걸맞게 산업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산업의 고질적인 병폐로 꼽히고 있는 ‘턱없이 낮은 사업대가’가 하루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부회장은 “안전사고 근절과 SOC 사업 고도화 등 건설ㆍ엔지니어링 산업의 각종 지향점이 가시화 단계에 이르려면 ‘충분한 사업대가’부터 선행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많은 발주처가 충분한 사업대가에 대해 조금더 진지하게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과도한 규제는 정부 정책 방향(엔지니어링산업 고부가가치화) 실현을 방행하는 걸림돌”이라며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개선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건설엔지니어링협회와 한국엔지니어링협회 등도 올해 중점 사업으로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내걸었다.

[기업 소개] 도화엔지니어링은
1957년 8월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엔지니어링 기업이다. 설립 당시 사명은 도화설계사무소다. 1962년 도화종합설계공사로 이름을 바꿨으며, 1981년 도화종합기술공사를 거쳐 2011년 현 사명(도화엔지니어링)으로 교체했다. 설립 때부터 사용한 도화란 이름은 ‘고을 도(都)’와 ‘화할 화(和)’를 써 ‘더불어 살며 나눔을 같이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도화엔지니어링은 최초 건설엔지니어링사라는 명성에 걸맞게 ‘첫’이라는 수식어가 유난히 많이 붙는다. 앞서 언급한대로 첫 건설엔지니어링 업체이며, 지난 1975년에는 국내 엔지니어링사 가운데 가장 먼저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이란 코람샤 항만공사 설계’로, 신원개발(삼성물산 건설부문 전신)과 공동 수행했다.
이어 1988년에는 업계 최초로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실시했다. 이때 선발인원이 공채 1기이며, 최근 30기를 뽑았다.
2000년대 들어서도 최초 흐름을 이어갔다. 대표적으로 2010년 업계에서 가장 먼저 유가증권시장(KOSPI)에 상장했다.
사업 수주에서도 마찬가지다. 2003년에는 국내 첫 건설사업관리(인천국제공항 2단계 프로젝트)를 딴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2018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FI(재무투자자) 주도형 민간투자사업인 ‘GTX A노선’의 사업권을 신한은행ㆍDL이앤씨와 함께 일궈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2018년에는 국내 최초의 ‘해외 PMO’ 계약을 이뤄냈다. 해당 사업은 ‘페루 친체로 신국제공항’으로, 한국공항공사ㆍ한미글로벌 등과 손을 잡은 도화엔지니어링은 페루 정부를 대신해 이 공항 건설을 주도한다.
수상 실적도 화려하다. 2018년과 2020년에는 ‘금탑 산업훈장’을, 2005년과 2010년에는 대통령표창을 각각 받았다. 국무총리 표창장과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및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장 수상 실적도 있다.
아울러 매년 내외형 성장도 이뤄내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9,100억원 이상을 수주했으며, 올해에는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74년 첫발을 내디딘 해외시장에서는 지난 50여년 동안 14억달러 이상을 확보했다. 진출국가는 총 76개이다. 현재는 23개국에서 28개의 지사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