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리뷰=도다솔 기자] 지주회사로 체제 전환을 앞둔 포스코(005490)가 물적분할에 대한 주주의 불만을 달래고자 사주 소각, 배당금 확대, 자회사 비상장 약속 등 주주친화정책에 나섰다. 이에 따른 효과일까. 지난해 10월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던 포스코의 주가는 올해 들어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12일 포스코는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9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3.8%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2.1% 늘어난 76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포스코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70조원대 매출과 9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1년 68조9,000억원 이후 10년 만에, 영업이익은 2008년 7조2,000억원 이후 13년 만에 각각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이 같은 실적은 자동차·조선·건설 등 전방산업에서 철강 수요가 증가한 데다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공급 감소 등이 겹치면서 철강 가격이 강세를 보인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기록적인 실적을 거두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 돼왔던 포스코의 기업가치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포스코 지주사 전환 여부는 이달 28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포스코는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전일보다 1.83% 오른 30만5,500원에 마감됐다. 포스코 시총은 26조6,356억원으로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카카오뱅크를 제치고 1년 3개월 만에 10위에 진입하기도 했다.
최근 포스코가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는 데는 자사주 소각과 배당금 확대 등의 계획이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전체 비중에서 13.3%에 해당하는 보유 자사주 1,160만주 중 일부를 연내 소각하고 내년부터 주당 배당금을 최소 1만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배당 정책을 최근 내놨다. 일반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면 전체 주식 수가 줄어 들고 주당 가치는 올라가기 때문에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된다.
이와 함께 철강사업 자회사 상장을 제한하는 내용도 정관에 명시한다. 과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경우와는 달리 자회사의 재상장을 통한 자금조달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포스코가 내세운 주주친화정책은 임시주총에서 지주사 체제 전환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동의를 얻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0일 포스코는 물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체제를 전환한다고 공시했다. 물적분할을 단행하면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존속법인)가 상장사로 유지되고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신설법인)는 비상장사로 나뉘어 지주회사에 존속된다. 이렇게 되면 주주들은 기존 지분율대로 신설법인의 지분을 나눠가질 수 없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 이에 많은 소액주주들은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을 반대해왔다.
전문가들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 내놓은 주주 달래기 정책이 실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아온 포스코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주사 전환 통과 여부가 포스코에게 단기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시황 흐름에 기반한 상승 여력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현재 포스코 목표주가는 45만원 수준으로, 여전히 50%에 달하는 상승여력이 남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회사가 밝힌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철강 경기 둔화로 이익 모멘텀은 약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과거 대비 이익 규모가 커졌고 실적대비 주가 수준도 매력적인 상태”라며 이라고 분석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은 일반적으로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철강 사업 회사 비상장 체제에 대한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는 수소 등 신사업 가치가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포스코를 포함한 국내 철강업계가 지난해만큼의 호황이 아니더라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역시 건설·설비 투자가 확대되고 조선을 비롯한 산업에서 철강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철강 수급이 타이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철강협회(WSA)는 올해 한국의 철강 수요가 5,420만톤으로 전년보다 1.5%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철강 수요도 18억9,640만톤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