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미국 하와이, 최진홍 기자] 퀄컴이 12월 1일 미국 하와이에서 서밋을 열어 스냅드래곤8 1세대를 전격 공개했다. 7세대 퀄컴 AI 엔진 등 다양한 기술력이 공개된 상태에서 오디오 디텍팅 기술력도 베일을 벗었다.

퀄컴의 오디오 기술력 시연 장면. 사진=최진홍 기자
퀄컴의 오디오 기술력 시연 장면. 사진=최진홍 기자

한국서 태어난 퀄컴 오디오 디텍팅
퀄컴의 오디오 디텍팅은 퀄컴 코리아 R&D에서 세계 최초로 연구된 기술이다. 이후 글로벌 수준의 기술 고도화를 거쳐 현재에 이르게 됐다. 노이즈 캔슬링 등의 기술은 글로벌 차원의 연구개발이 이뤄졌으나 AI 기반의 퀄컴 오디오 디텍팅은 한국서 태어났다.

오디오 디텍팅 기술은 최근의 히어러블 단말에서 도입이 늘어나고 있는 단순한 소음제거기술과는 다르다. 주변의 소음을 인지하고 줄여주는 수준이 아닌, 소리 자체가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인지하는 AI 기술력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서밋 현장에서 확인된 퀄컴의 오디오 디텍팅은 최고 수준이다. 통합형 블루투스 5.2와 스냅드래곤 사운드 기술(Snapdragon Sound Technology) 탑재는 물론 퀄컴 aptX 로스리스 기술로 방송 오디오, 스테레오 녹음, 게이밍을 위한 음성 백채널(voice back-channel) 등이 가능한 가운데 퀄컴 노이즈 및 에코 캔슬레이션(Qualcomm Noise and Echo Cancellation) 기술은 당장 상용화가 가능할 수준이다.

시연을 해도 그 기능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데모룸을 방문해 특정 오디오를 메인으로 설정한 후 주변에서 잡음을 일으켰으나 녹음된 오디오는 메인 오디오가 유일했다. 주변에서 소리를 질러도, 과자 봉지를 부스럭거려도 AI가 메인 오디오만 잡아냈다. 나아가 오디오를 즐기던 중 아이 울음소리나 차량 소리가 날 경우 자동으로 AI가 음량을 조절하는 기술도 눈길을 끈다.

애플 아이폰에 적용된 오디오 디텍팅 기술. 사진=갈무리
애플 아이폰에 적용된 오디오 디텍팅 기술. 사진=갈무리

시장 향배는
퀄컴의 오디오 디텍팅 기술력이 등장한 가운데 글로벌 ICT 시장의 흐름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애플은 이미 iOS14를 통해 오디오 디텍팅 기술력을 보여준 바 있다. 초인종, 사이렌, 연기감지기 경보, 개나 고양이가 짖는 소리, 아기 울음소리, 노크 소리 등 14 개의 소리를 감지할 수 있는 기능이다.

현재는 iOS 전용이지만 향후 스마트 스피커인 홈팟에서도 유용한 기능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센소리 AI(Sensory AI)의 경우 보안 서비스 제공을 위해 사운드 인지 기능을 이용하지만 아직 활용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 다만 추후 홈 보안 기능으로 발전시킬 여지는 있다.

아마존과 구글도 한 칼이 있다. 아마존의 ‘알렉사 가드(Alexa Guard)’ 홈 보안 시스템은 스마트 스피커 에코가 유리가 깨지는 소리 등을 감지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으며, 구글은 자동차 충돌 감지 기능의 일부로 픽셀 스마트폰의 마이크를 이용하고 있다.

시장의 흐름은 어떨까.

정근호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본부장은 "최근 오디오 업계에서 이어폰처럼 단순히 소리 재생 기기로부터 발생하는 소리를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소리’ 자체의 분석을 통해 특정 서비스와 연계시키려는 움직임이 등장하고 있다"면서 "블룸버그가 실생활 소리 환경에서의 샤잠이라고 평가한 영국의 스타트업 ‘오디오 애널리틱(Audio Analytic)’은 AI를 통해 주변에서 나오는 소리가 어떤 소리인지 파악하는 소프트웨어 프레임웍 ‘ai3’를 개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재 프랑스의 통신사업자 프리(Free)가 이 솔루션을 이용해 화재 경보기가 울릴 경우 이용자에게 알려주는 보안 서비스를 2018 년 말부터 제공하고 있다.

정근호 본부장은 "오디오 디텍팅 기술은 홈팟과 에어팟 등 스마트 스피커와 히어러블 단말에 적용되면서 그 이용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면서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제 소리는 특정 서비스를 작동시키거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나아가 "기업들은 소리의 분석을 통해 이용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는 소리증폭기나 보청기 시장에 진입하게 될 수도 있으며 소리 분석이라는 AI 기술을 통해 스마트홈 시장뿐 아니라 헬스케어 사업도 더욱 강화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애플과 구글, 아마존 등이 이미 활용하고 있는 오디오 디텍팅 기술이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에 포함되면서 업계에 또 다른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