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리뷰=최남영 기자] 올해 목표를 300억달러 돌파로 잡은 해외건설 수주액이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지만, 건설엔지니어링사들은 이 같은 분위기와 다르게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산을 ‘전화위복(轉禍爲福)’으로 삼은 다양한 전략이 주효, 해외건설시장에서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10일 해외건설협회 및 엔지니어링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공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예고한 건설엔지니어링사들의 해외 수주액이 전년 대비 크게 뛴 모습이다.
주요 엔지니어링사 가운데 수주 상승폭이 가장 큰 곳은 동부엔지니어링이다. 동부엔지니어링의 올해 해외 수주액은 10일 기준 761만달러로, 지난해 전체 수주액(108만달러) 대비 약 7배 오른 실적이다.
더 고무적인 부분은 수주지역 다변화에도 성공했다는 점이다. 동부엔지니어링은 작년 2개 국가(필리핀ㆍ코트디부아르)에서만 일감을 따냈지만, 올해에는 4개 국가(라오스ㆍ베트남ㆍ에티오피아ㆍ인도네시아)에서 수주 낭보를 전했다.
이어 평화엔지니어링과 한국종합엔지니어링도 지난해 실적을 2배 이상 뛰어넘는 수주액을 쌓았다. 평화엔지니어링은 올해 수주액은 현재까지 3,028만달러다. 건설엔지니어링사 가운데 현재까지 해외 수주가 3,000만달러 이상인 곳은 도화엔지니어링(1억1,793만달러)과 평화엔지니어링, 단 두 곳이다.
평화엔지니어링의 이 실적은 전년(1,459만달러)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SOC(사회기반시설) 타당성조사(F/S)를 바탕으로 삼은 가운데 도로ㆍ신도시 개발 관련 설계와 감리 사업들을 따낸 결과다. 특히 올해 실적은 평화엔지니어링이 해외시장에 첫 진출한 지난 2002년 이후 최고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역대 최대 실적은 지난 2017년에 기록한 1,894만달러다.
평화엔지니어링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남은 2개월 동안 최고액 경신 행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국종합엔지니어링의 올해 수주액은 472만달러다. 지난 한 해 동안 거둔 실적(127만달러)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방글라데시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일감을 확보한 이 엔지니어링사의 올해 수주액도 역대 최대치다.
이어 서영엔지니어링과 동성엔지니어링 등도 전년 실적을 훨씬 웃도는 수주를 기록했다. 서영엔지니어링은 수주액은 같은 기준 490만달러에서 938만달러로, 동성엔지니어링은 732만달러에서 1,266만달러로 뛰었다. 서영엔지니어링은 탄자니아와 캄보디아 등지에서, 동성엔지니어링은 우즈베키스탄과 동티모르 등에서 수주액을 쌓았다.
아울러 동명기술공단(990만달러→1,120만달러)과 경동엔지니어링(373만달러→482만달러) 등도 기분 좋은 행보를 이어갔다. 여기에 경호엔지니어링과 태조엔지니어링 등은 지난해보다 더 빠른 첫 수주를 이뤄내면서 힘을 내는 모습이다.
해외건설시장 분위기가 녹록지 않지만, 이처럼 국내 건설엔지니어링사들의 수주액이 우상향하는 비결은 ‘위드 코로나(With COVID-19)’에 있다. 이해경 엔지니어링협회 회장은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올해 엔지니어링산업의 발전 전략을 위드 코로나로 제시한 바 있다.
실제 도화엔지니어링과 건화 등은 왕래가 자유롭지 않다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화상회의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평화엔지니어링과 수성엔지니어링 등은 현지화 전략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현지화 전략은 해외법인 설립과 현지 엔지니어 채용ㆍ육성 등을 일컫는다.
엔지니어링협회 측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대비 기저효과도 있지만, 화상회의와 현지인 고용 등 엔지니어링사들이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이길 수 있는 전략이 속속 주효하면서 실적 상승이 나타났다”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