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증권가에서 호텔신라(008770)에 대한 눈높이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수요 회복 둔화로 인한 실적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서다. 다만 정부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가 본격화에 따른 집중 수혜가 실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돼 내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바라봤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전 거래일보다 6,800원(7.78%) 내린 8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29일(8만200원) 이후 올해 최저치이다. 호텔신라 주가는 지난달 25일(9만1,3000원) 9만원대를 회복한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달 29일 발표된 올해 3분기 어닝쇼크에 대한 실망감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호텔신라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9,687억원, 영업이익 209억원으로 잠정 집계 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보다 10.1%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시장 전망치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호텔신라의 3분기 실적 시장전망치 평균은 매출 9,744억원, 영업이익 502억원이다.
3분기 내내 국내 면세점 시장의 경쟁 심화로 알선 수수료가 증가해 수익성이 부진한 가운데 중국 시장의 소비 둔화도 실적 개선을 제한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어닝 쇼크의 표면적 이유는 경쟁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지만 진짜 이유는 수요 둔화로 점유율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호텔신라에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11만4,000원→10만6,000원), 신영증권(11만원→10만원), 유안타증권(13만원→11만원), 키움증권(12만5,000원→12만원), NH투자증권(11만5,000원→11만원), KB증권(12만원→11만원)등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면세점을 찾아오는 중국 보따리상의 수요는 근본적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강한 화장품 구매 수요에 기반한다. 그러나 중국 화장품 시장성장률이 7월 이후 급격히 둔화된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면세점 내 보따리상 수요도 따라 위축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재 보따리상들을 유치하기 위한 면세점 업체 간의 출혈 경쟁이 일시적으로 과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영업 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단계인 만큼 단기 손익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라면서도 “경쟁 심화에 따른 알선수수료 증가 이슈가 지속될 경우 업종의 전반적 밸류에이션이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는 의견도 나온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중심으로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11월부터 위드코로나로 전환되면서 단계적 일상 회복이 진행될 전망”이라며 “내년에는 내국인 해외여행 수요와 외국인 한국 방문객수의 점진적 증가로 면세점 업황은 시간이 흐를수록 개선될 것이고, 이는 실적 모멘텀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윤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점진적인 글로벌 여행 재개에 따른 개별 관광객 수요 회복 시 실적 성장의 기대감은 유효하다”며 “ 약화된 국내 면세 투자 모멘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중국 하이난의 하이요우 면세점과의 협업 내용에도 주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