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전경. 출처=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전경. 출처=SK이노베이션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미국 완성차 기업 포드와의 대규모 배터리 합작 투자를 발표하면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단독을 짓고 있는 조지아주 공장을 포함해 미국 최대 규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며, 글로벌 배터리 사업자 톱3로 올라설 가능성을 주시 중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2시 46분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전일 대비 1만원(3.98%) 상승한 26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5거래일째 오름세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는 전날까지 나흘째 SK이노베이션 주식 1,000억원 가량 순매수했고, 이날 장중에도 JP모건 등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이날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양사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의 생산공장이 들어설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서 배터리 생산부지를 발표하는 행사를 각각 열고 대규모 투자계획도 같이 공개했다. 총투자금액은 114억 달러(약 13조1,000억원)로 SK이노베이션은 블루오벌SK에 대한 자사 지분 50%에 해당하는 44억5,000만달러(5조1,000억원)를 블루오벌SK의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SK이노베이션과 포드가 해당 투자에 대한 (MOU)를 체결했을 당시 투자금액은 3조원 수준이었으나, 포드가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인 ‘F-150 라이트닝’의 예약이 폭주하면서 증설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투자를 통해 단숨에 미국 최대 규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이미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22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1·2공장을 건설 중이다. 포드 합작사까지 포함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연산 150GWh 이상으로 미국 내 최대 규모를 갖추게 된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전체 생산량은 140GWh 수준으로 세계 최대지만, 이중 미국에서 생산되는 양은 5GWh(미시간 공장)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중국, 폴란드 등지에서 생산된다. 현재 오하이오주에 35GWh 수준의 제1 합작공장이 건설되고 있으며, 테네시주에 지어질 예정인 같은 규모의 제2 합작공장을 포함할 경우 75GWh 수준이다.

미국 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제공=SK이노베이션
미국 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제공=SK이노베이션

향후 SK이노베이션은 중국 CATL, LG에너지솔루션에 이은 ‘글로벌 탑 3’ 배터리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SK이노베이션의 누적 기준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5.4%로, 중국의 CATL(30%), LG에너지솔루션(24.2%),  파나소닉(14.3%), BYD(7.3%)에 이어 5위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수주잔고를 감안할 때 SK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21년 상반기 4.8%에서 2025년 10.5%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이 경우 배터리 부문 가치는 현재 10조5,000억원 수준에서 20조4,000억원 규모까지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의 취업 제한이 다음 달에 풀리는 점도 향후 배터리 부문과 석유개발사업으로 분할하면서 주춤한 SK이노베이션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 수석부회장은 SK그룹 계열사 펀드 출자금을 선물옵션 투자에 사용한 혐의 등으로 징역 이후 지난 2016년부터 취업 제한을 받고 있는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SK의 배터리 사업 기획 단계부터 직접 참여한 장본인으로 그룹 내 수소 사업 핵심인  SK E&S를 10년간 경영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며 “올해 7월 최태원 회장이 미국 출장에 나섰을 때도 최 수석부회장은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과 미국 내 배터리 사업 현장을 점검하는 등 이미 경영활동 전면에 나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SK배터리 IPO(기업공개)로 인한 지주사 할인이 배터리 가치 상승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분을 희석시킬 가능성이 있다”라면서도 “최근 LG화학이 GM의 전기차 배터리 화재 사태로 큰 조정을 받은 데 비해 SK이노베이션은 보고된 사고가 없는 상황이다. 향후 이런 안정성을 기반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 효과가 희석 우려보다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