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1일 멜론컴퍼니와 합병하며 완전체로 거듭났다. 페이지컴퍼니, M컴퍼니, 멜론컴퍼니 3개의 CIC 체제에서 벗어나 스토리, 뮤직, 미디어 등 3개의 주요 사업 분야를 중심 축으로 통합 개편을 단행한다는 설명이다.
엔터 산업 전 분야와 전 장르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카카오엔터의 IP 밸류체인, 나아가 글로벌 전략에 시선이 집중된다. 같은날 카카오가 카카오커머스를 재합병하며 이커머스 전략 강화에 나선 가운데 전열을 가다듬은 카카오엔터의 미래에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키운다
카카오엔터의 스토리 부문은 가장 강력한 기둥이다.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가 핵심 인프라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웹툰은 카카오엔터가 기술개발 역량과 콘텐츠 자산을 한 데 모은 ‘글로벌 스탠다드 플랫폼’으로 약 2년에 걸쳐 개발했다. 이를 통해 IP 시장에 새롭게 던지는 키워드가 바로 IPX다. 카카오엔터 ‘글로벌 프로덕트 전략’의 핵심이기도 한 ‘IPX’는 기존에 IP를 전달하고 향유하는 인식 틀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뜻을 담은 카카오엔터의 비전이라는 설명이다.
카카오엔터는 이 IPX를 통해 카카오웹툰이 웹툰 산업의 새로운 UI/UX 기준을 세울 것으로 자부하고 있다.
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는 “프리미엄 K웹툰의 절대적 선두 사업자로서 오리지널 IP 개발과 축적에 힘써온 카카오엔터는 전 세계, 그리고 전 언어권 웹툰 플랫폼 시장에서 진정한 위너가 되기 위한 서비스 개발을 준비해 왔다”며 “카카오웹툰을 통해 크 작은 직사각형의 섬네일(그림) 이미지로 작품을 나열하던 지난 20년 간의 관성적 디스플레이 방식을 과감히 탈피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새로운 IPX는 웹툰의 본질인 ‘그림’ 자체에 집중한다. 웹툰을 살아 숨쉬는 것처럼 유저들에게 전하고 게임과 음악, 영화와 드라마로 변주되는 오리지널 IP의 위상과 가치를 직관적으로 전하도록 UX 설계 틀을 파격적으로 바꾸고, 완전히 새로운 레벨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구현했다”고 카카오웹툰을 소개했다.

성과는 상당하다. 국내보다 앞서 론칭한 태국에서도 카카오웹툰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양대 마켓에서 8월 한달 간 누적 매출 기준, 모든 경쟁 플랫폼을 제치고 1위를 달성했다. 론칭 3개월 만에 매출로도 선두 자리를 탈환하며 진정한 1위 웹툰 사업자로 올랐으며 카카오재팬 픽코마에 이어 태국 카카오웹툰까지 현지 시장을 평정했다.
여세를 몰아 카카오엔터는 글로벌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연내 유럽과 중화권과 아세안 등으로 발을 넓혀 한국 스토리 IP 세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특히 상반기에 카카오엔터의 자회사로 편입된 북미 플랫폼 타파스와 래디쉬를 중심으로 북미 시장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전망이다.
카카오엔터는 나아가 국내의 우수한 오리지널 IP들을 고품질 번역 및 현지화 작업을 거쳐 타파스와 래디쉬에 공급 확대한다는 방침이다.픽코마의 성공 방정식에서 착안한 타파스-래디쉬 전략에 시장의 기대가 크다.
두 플랫폼이 보유한 현지 작가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북미 현지 작가들의 오리지널 스토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북미 현지 오리지널 IP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M&A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며 외연 확장과 내실을 함께 기할 계획이다.
최근 헐리우드가 있는 LA로 본사를 이전한 타파스는 지리적 강점을 토대로 드라마, 영화 등 2차 저작 사업 기회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여기에 DC코믹스, 워너그룹 등 미국 주요 엔터테인먼트사 출신의 핵심인재들이 타파스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카카오엔터는 무료 웹소설 자유연재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스테이지'도 오픈했다. ‘페이지GO’, ‘스테이지ON’, ‘오픈형 운영 구조’가 중심이며 이를 바탕으로 IP 전략을 공격적으로 키운다는 각오다.
카카오엔터 노블코믹스컴퍼니 황현수 대표는 “카카오페이지 스테이지가 훌륭한 IP와 역량 있는 창작자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텃밭이 되었으면 한다. 이를 위해 풍성한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라며, “이번에 론칭한 스테이지를 비롯해 카카오엔터는 앞으로도 공모전, 아카데미, 산학협력 등 창작자 생태계 저변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뮤직 IP도 챙긴다
최근 멜론의 국내 스트리밍 시장 장악력은 다소 흐릿해진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엔터와 멜론의 만남으로 업계에서는 카카오 전체 엔터 생태계에서 멜론과의 시너지가 어떤 방식으로 창출되느냐에 주목하고 있다.
일단 카카오엔터의 뮤직 부문은 멜론과 기존 M컴퍼니에서 리드해온 음악 기획-투자-유통 비즈니스가 결합해 시너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엔터는 스타쉽, 플레이엠, 플렉스엠, 크래커 등 산하 레이블을 비롯해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연간 1만2,000곡의 음원을 기획, 제작하며, 총 7만여 곡의 음원 유통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전체 회원수 3,300만 명에 유료회원 수만 500만명 이상을 지닌 멜론과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플랫폼 생태계를 키워낸다는 각오다.
카카오엔터로 새롭게 편입된 멜론은 지속적인 체질개선을 통해 혁신적인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TOP100 차트 도입을 단행한데 이어 플랫폼의 UX/UI 개편을 통한 유저 편의성 향상 및 아티스트 중심의 운영 정책 강화 등 굵직한 변화들을 앞두고 있다.
당장의 큰 그림을 두고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당장의 속도전을 통해 활로를 찾아가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멜론-카카오페이지-카카오웹툰 등 카카오엔터 내 대표 플랫폼간 사용자 연계방안도 한층 강화된다. 멜론 회원들에게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의 캐시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시작으로 넓게는 카카오 공동체 내의 플랫폼 유저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멜론이라는 뮤직, 즉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을 다른 콘텐츠 플랫폼에 이입해 일종의 윤활유처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미디어, 영상 중심의 재편 벌어질 듯
미디어 부문은 톱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확보한 기획·제작 역량과 네트워크 및 인프라를 바탕으로, 모바일, TV, 스크린까지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전략이 유력하다.
콘텐츠 밸류체인을 기반으로 스토리, 뮤직 부문 등 각 사업 간의 강력한 시너지 창출을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을 겨냥한 슈퍼 IP의 기획·제작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미 카카오엔터는 자체 드라마 기획 조직과 카카오TV 오리지널 스튜디오를 비롯해, 로고스필름, 바람픽쳐스, 영화사 월광 등 다수의 드라마 영화 제작사를 산하에 두고 연간 약 60여개 타이틀의 오리지널 영상 콘텐츠를 기획, 제작해 선보이고 있다.
특히 카카오TV 오리지널은 더욱 새롭고 과감한 시도를 통해 콘텐츠 트렌드를 이끌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9월부터 드라마, 예능, 라이브쇼 등 총 50여개 타이틀의 카카오TV 오리지널을 선보인데 이어, 더욱 다양한 장르로 영역을 확장하고 독창적인 시도를 통해 카카오TV 오리지널만의 차별화된 콘텐츠 경험을 시청자들의 일상에 확대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카카오엔터 이진수·김성수 대표는 “연초부터 추진한 합병을 통해 비로소 스토리-뮤직-미디어에 이르는 카카오엔터만이 가능한 독보적인 ‘IP 밸류체인’을 완성하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엔터사업 1위로 도약함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장시키겠다. 진정한 글로벌 엔터 기업으로서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을 리드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