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니까, 친환경이 뭔가요?> 조지나 윌슨 파월 지음, 서지희 옮김, 문예춘추사 펴냄.
일상 생활 속에서 친환경적인 선택을 도와주는 책이다. 개인에게는 식품 선택법과 함께 친환경 주방과 욕실 및 옷장을 만드는 일, 가족과 인간관계에 친환경을 더하는 일까지 알려준다. 기업 차원에서는 친환경이라는 사회적 구호에 성의껏 호응하는 일이 무엇인지 제시한다.
◇유행 타는 식품들, 환경에는 ‘재앙’
아몬드 소비가 지난 몇 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여러 전문가들이 건강에 좋다고 추천한 탓이다. 아몬드는 일 년 내내 물을 주어야 한다. 단 하나의 아몬드를 재배하는 데만 3리터가 넘는 물이 필요하다. 대규모 아몬드 농장들이 밀집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원래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에 시달려 왔는데, 최근 아몬드 생산량을 늘리면서 할 수 없이 다른 곳에서 물을 끌어오고 있다. 이것은 캘리포니아주의 미래 물 공급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아몬드 나무에 사용되는 살충제는 가루받이를 해주는 벌들에게 해가 된다. 이로 인해 2018~19년에만 무려 500억 마리의 벌들이 소멸되었다. 퀴노아 붐이 일자 페루의 농부들이 생산량을 늘려 산림 파괴와 살충제 사용이 증가했다.
아보카도의 인기가 치솟자 멕시코 농부들은 오래된 숲들을 파괴하고 아보카도 농장을 확장했다. 아보카도 한 개를 재배하려면 무려 32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과일을 따고 보관하고 운송하는데 필요한 자원들과 에너지까지 더해져 탄소 배출량이 늘었다.
왕새우는 주로 아시아에서 양식된다. 왕새우를 생산하고 수확하려고 오래된 맹그로브 습지들이 파괴되고 있다. 맹그로브 습지는 토양 침식을 방지해주고 해수면 상승에 대한 보호책으로 꼽혀왔다.
◇육식 인기에 사료용 콩 생산 급증…숲 파괴 초래
지난 20년 동안 콩 생산이 400% 증가했다. 대부분의 콩은 소, 돼지, 닭 등 가축의 사료로 사용된다. 콩 재배를 위해 수많은 숲들이 훼손되면서 토질 저하, 잦은 홍수, 토사 유출, 야생 동물의 서식지 상실 등이 초래되고 있다.
이를 우려하여 2006년부터 많은 국가들이 아마존 열대 우림지대에서 재배된 콩을 구매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산업형 콩 재배업자들은 브라질 세라도 같은 다른 숲으로 옮겨갔다.
개인이 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 먼저, 집단 사육장에 갇혀서 콩을 비롯한 곡물을 먹고 사는 가축의 고기 소비를 줄이자. 방목하여 키운 가축들은 곡물이 아닌 풀을 먹는다. 콩 제품을 구매할 때는 출처를 확인하라. 우림 지대에서 재배된 것은 피하자. 윤작 체계를 따르고, 경치를 훼손하지 않으며, 생물 다양성 보존을 약속한 농장에서 생산된 콩을 선택해야 한다.
어떤 식품에 첨가당이 들어 있다면, 옥수수나 사탕수수, 사탕무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옥수수로 만든 액상 과당(HFCS)은 탄산음료와 간편식에 주로 쓰인다. 옥수수당, 덱스트로스, 말토덱스트린도 옥수수에서 유래된 당류이다.
옥수수 생산은 사탕수수나 사탕무 생산에 비해 더 많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고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액상과당과 관련된 거대기업들의 관행은 그다지 투명하지도 윤리적이지도 않다. 옥수수는 미국 전체 농경지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옥수수 농업에 사용되는 수많은 살충제들은 토양을 훼손하고 물을 오염시키며 생태계를 파괴한다.
◇티백 밀봉에도 플라스틱 사용
티백을 쓰려면, 플라스틱을 쓰지 않는 브랜드 제품을 골라야 한다. 그렇지 않은 티백의 경우 밀봉하는 데 폴리프로필렌이라는 유연한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이런 티백으로 차를 끓이면 수많은 플라스틱 입자들이 찻물로 침출된 뒤 우리 몸 속으로 들어온다.
어떤 기업들은 ‘생분해성’ 티백으로 전환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티백들은 더 높은 온도를 내는 산업용 퇴비함에서만 분해된다. 가정용에서는 안 된다. 티백이 아닌 찻 잎으로 차를 끓여 마시자. 찻주전자에 잎을 넣거나 재사용할 수 있는 필터를 사용해 차를 우리도록 하자.
비닐 랩은 식품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한 가장 쉽고 흔한 도구이다. 하지만 여러가지 환경 문제들을 야기한다. 비닐 랩은 재활용 시설에서 기계에 엉겨 붙기 때문에 사실상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비닐 랩은 대부분 매립지나 소각장, 해양으로 가게 된다.
비닐 랩이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되면, 유독성 화학 물질을 방출하고 해양 생물들의 몸 속에 축적되어 생명을 위협하게 된다.
비닐 랩의 대체품으로는 비즈왁스(밀랍)나 소이왁스로 만든 랩이 있다. 이들은 왁스를 입힌 천 조각들로 만들어진다. 손의 열에 반응하여 밀봉이 된다. 크기도 다양하며, 찬물이나 주방용 세제로 씻으면 재사용할 수가 있다.
◇비데, 두루마리 휴지보다 물-나무 소비 줄여
화장실에서 사용되는 두루마리 휴지는 대부분 지속 불가능한 방식으로 공급된 새 목재 펄프로 만들어진다. 그 펄프는 에너지 집약적 과정을 거쳐 복합적인 화학 물질들을 이용해 표백되는데, 이때 다이옥신 같은 발암 물질들이 대기로 배출된다.
선진국의 경우 한 사람이 일주일에 두루마리 휴지 두 롤을 사용한다. 2018년 한 연구에 의하면, 한 사람이 일 년에 사용하는 두루마리 휴지는 미국인 141롤, 독일인 134롤, 영국인 127롤, 일본인 91롤의 순이었다. 엄청난 양이다.
휴지 한 롤을 생산하는 데는 168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반면에 비데는 일 회당 0.5리터가 채 안되는 물을 사용한다. 그러므로 비데는 물과 나무를 둘 다 아끼는 보다 친환경적인 선택지인 것이다.
▲키친타월 없어야 친환경 주방=키친타월 제조 과정에는 많은 자원과 에너지가 소모된다. 1톤을 생산하는 데 나무 17그루와 물 9만1000리터가 사용된다. 더 질기고 새하얗게 만들기 위한 유독성 화학물질들이 주입되기도 한다. 키친타월을 치워버려야 친환경 주방이라고 할 수 있다. 대신에 티 타월과 행주를 사용하라.
▲선크림, 바다에 해롭다=매년 1만4000톤의 선크림이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그로 인해 옥시벤존 등 화학 물질들이 미생물을 파괴하고, 먹이 사슬을 따라 이동해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킨다. 산호를 훼손하기도 한다. 대안은 유기농이거나 식물성 선크림을 선택하는 것이다.
▲가스레인지보다 인덕션=가스레인지는 화석 연료를 사용한다. 전기레인지는 재생 가능 에너지를 연료로 하며 가스레인지보다는 에너지 효율이 좋다. 그러나 가장 환경 친화적인 레인지는 인덕션이다. 에너지 효율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같은 양의 음식을 조리할 때 사용되는 에너지는 가스가 0.9KWH(킬로와트시), 전기는 0.7KWH, 인덕션은 0.5KWH이다.
▲재택근무, 환경에 긍정적 효과=100명이 일주일에 두 번 재택근무를 하면, 일 년에 약 63.5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피할 수 있다. 2020년 영국에서 1800만명이 재택근무로 전환하여, 일부 도시의 경우 공기 오염도가 50% 줄었고, 에너지 관련 배출량이 17% 감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