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원강 교촌에프앤비 창업주. 출처=교촌에프앤비.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창업주. 출처=교촌에프앤비.

[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교촌에프앤비 창업주 권원강 전 회장이 100억원 사재 출현을 통해 가맹점 상생에 나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권 창업주는 친인척의 불미스런 이슈를 책임지고 2019년 돌연 회장·대표직을 내려놓음으로써 '교촌 1.0시대'를 마무리한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교촌'의 주인이자 30년 가까이 밑판을 다져온 그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가맹점주 곁에서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재임 당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나눔 경영에 힘썼던 행보를 지속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교촌에프앤비에 따르면 권 창업주는 1,300여개 전국 교촌치킨 가맹점주에게 총 100억원 주식을 증여했다. 지난 3월 교촌에프앤비 창립 30주년을 맞아 약속한 사재 100억원 출연을 지킨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등 불안정한 경제상황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위해 이 같은 약속을 한 바 있다.

이번 증여를 통해 전국 교촌치킨 가맹점주는 운영 기간에 따라 최소 200여주에서 최대 600여주 주식을 지급 받게 됐다. 주식은 7월 초 일괄적으로 지급된다. 권 창업주는 가맹점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직접적으로 수혜가 가능한 주식 증여 방안을 택했다. 이번 증여를 통해 전국 교촌치킨 가맹점주는 운영 기간에 따라 최소 200여주에서 최대 600여주 주식을 지급받는다. 현 주가로 환산하면 약 400여만원에서 1,200여만원 상당 금액이다. 이와 함께 6월 기준 운영을 하지 않더라도 계약이 체결된 가맹점주에게 130여주를 지급한다.

마지막 희망으로 세운 교촌 1호점, 권원강 역시 한때 가맹점주

권 창업주가 가맹점주들의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그 역시 30여년 전 한명의 가맹점주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는 젊은 시절 과일 노점상과 해외건설, 노동자, 택시기사 등 다양한 일을 통해 가족 생계를 꾸려야 했다. 1991년 3월13일 40세가 되어서야 경상북도 구미시 송정동에 '교촌통닭' 1호점 구미 송정점을 오픈한다. 구미공단 한켠에 위치한 10여평 작은 점포였지만, 당시 전재산이었던 택시를 팔아 마지막 희망 삼아 세운 곳이였다.

교촌에프앤비 실적추이. 출처=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
교촌에프앤비 실적추이. 출처=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

창업 초기부터 날개돋친 듯 팔린 것은 아니었다. 전기요금조차 낼 수 없을만큼 시련이 지속됐다. 그러나 권 창업주는 치킨 맛에 대한 연구를 계속했고 180도에서 두번 튀기는 요리법을 개발한다. 이어 우리 입맛에 가장 잘 맞는 마늘 간장 소스를 개발하자 서서히 입소문을 탔다.

이후 '간장맛 치킨'으로 창업 4년만에 첫 가맹점을 내고, 2003년에는 가맹점이 1000개를 돌파한다. 2009년에는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데 이어 2014년부터 부동의 업계 1위를 지키던 'BBQ' 제너시스비비큐를 제치며 국내 1등 치킨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이 때문에 권원강 창업주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여전히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상생 모범 구조 '잰걸음'..."가맹점주·협력업체=동반자"

교촌에프앤비 상생경영은 최근 권 창업주의 주식증여로 주목받았지만, 권 창업주의 가맹점 상생은 재임시절부터 지속돼 왔다. 그는 현재까지 매장수 증대로 외형 확대에 치중하기 보단 가맹점이 질적 성장을 하도록 관리·지원해 왔다. 배경은 권창업주가 가맹점주 시절 경험한 2003년 불어닥친 조류인플루엔자(AI) 였다. 그는 당시의 경험을 통해 프랜차이즈 기본 바탕이 가맹점의 안정적인 운영이란 교훈을 얻었다.

이후 그는 철저한 영업권 보호 중심의 가맹점 성장 전략을 펼쳐왔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자료에 따르면 교촌의 가맹점당 매출액은 6억5,000만원(2019년 기준)으로 등록된 치킨 브랜드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 경쟁력은 본사 성장으로 이어졌다. 2003년 1,000개를 넘긴 교촌 매장 수는 현재 1,270개 수준으로 18년간 약 27% 늘어난 치킨업계 상위권 경쟁사보다 적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액은 811억에서 4,476억원으로 약 5배 늘었다.

협력업체 관계에서도 상생을 실시했다. 원자재 협력업체들과 100% 주별 현금결제로 신뢰를 최우선하는 장기적 협력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협력업체와의 공정거래는 가맹점에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으로 이어지는 높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지난 2018년 '교촌통닭'으로 새단장한 교촌치킨 1호점. 출처=교촌에프앤비.
지난 2018년 '교촌통닭'으로 새단장한 교촌치킨 1호점. 출처=교촌에프앤비.

이외에도 치킨 1마리가 팔릴 때 마다 본사에서 20원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해 지역 사회 환원 및 소외 계층 지원에 사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행복채움'이란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신설, ▲아동학대예방 캠페인 ▲저소득층 아동 식료품 지원 ▲치킨 나눔 등 아이들 행복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권 창업주의 상생 철학은 인재육성으로도 이어진다. 권 창업주는 지난 2009년 사재를 출연해 재단법인 교촌장학회를 설립하고 매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창업주는 "가맹점주가 진정한 동반자로서 본사와 함께 지속 성장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증여를 결정했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고객 만족을 위해 힘쓰는 가맹점주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