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통신주(株)가 사업분할, 중간배당, 자회사 성장 등에 힘입어 크게 오르고 있다. 증권가는 통신주가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과 각종 호재를 바탕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초 대비 통신사 3사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14.53%다. 3개 통신사의 주가는 모두 상승했다. 주가 상승률은 LG유플러스(032640)(19.31%), KT(030200)(16.22%), SK텔레콤(017670)(8.07%) 순으로 높았다.

SK텔레콤, 사업분할·액면분할…접근성 ↑

최근 통신주는 5G 사용자 증가 등 구조적인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기업별 호재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먼저, SK텔레콤은 사업분할과 액면분할을 동시에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SK텔레콤은 이사회를 열고 존속회사 SK텔레콤과 신설회사 SKT신설투자(가칭)로의 인적분할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분할비율은 6(존속회사)대 4(신설회사)로 알려졌다.

분할에 따라 존속회사는 AI‧디지털 인프라 사업에, 신설회사는 반도체·ICT 투자 영역에 집중하게 된다. 신설회사는 우선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무대로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보안(ADT캡스), 커머스(11번가), 모빌리티(티맵모빌리티) 등 다양한 ICT 영역에서 국내외 투자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자회사 IPO(기업공개)에 집중할 전망이다.

또한 SK텔레콤은 인적분할과 함께 주주들의 투자 접근성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보통주 1주당 가액을 500원에서 100원으로 액면분할 하기로 했다. 액면분할은 주식회사가 자본금 증자 없이 기존 주식의 액면가를 나눠 총 주식 수를 늘리는 것으로, 소액 주주들의 진입 장벽을 낮춰 주주 가치와 기업 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효과를 가진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이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안정적인 배당을 선호하는 투자자(존속회사)와 성장성을 선호하는 투자자(신설회사)가 모두 원하는 곳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KT, 탈통신 본격화…금융·로봇·미디어

KT는 1분기말 기준 통신 3사 중 5G 보급률 1위(31%, 440만 명)를 바탕으로 올해도 양호한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22%(674만명), LG유플러스는 29.3%(333만5,000명)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5G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KT의 지난 1분기 무선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도 3만2,000원으로 3사 중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아울러 자회사를 통한 신사업을 강화하며 탈(脫) 통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T는 케이뱅크를 통해 핀테크에 진출, 자회사인 비씨카드를 통해 케이뱅크 지분 34%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수신잔액은 12조1,4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6월 말 영업재개 직전 1조8,500억원에 불과했던 수신잔액이 9개월 만에 6.5배 급증한 셈이다. 케이뱅크는 2023년까지 IPO(기업공개)를 추진할 예정으로 향후 이에 대한 지분가치 상승도 기대된다.

ABC(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 사업에 대해서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현재 'AI 호텔 로봇'과 '서빙 로봇'을 서비스 중인데, 조만간 노인들을 위한 '반려 로봇'을 출시하는 한편 3분기에 'KT 로봇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KT는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전용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구축한 이후, 현재 국내 13곳에서 IDC를 운영 중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용산에 문을 연 '용산IDC'는 지상 7층, 지하 6층 규모의 초대형 IDC로 국립중앙도서관 3만개 분량의 데이터를 수용할 수 있다.

KT는 KT시즌, 스튜이오지니 등 계열사들을 모아 미디어 벨류체인도 구성한 상태다. KT는 지난 3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2023년 말까지 원천 IP 1,000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IP 펀드를 조성하며 편당 최대 500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 사상 첫 중간배당…수급 상황도 안정적"

LG유플러스는 창사 이래 첫 자사주 매입과 중간배당을 도입하는 등 주주친화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일 LG유플러스는 1,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고 올해부터 중간배당을 시행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 규모는 LG유플러스 시가총액 대비 1.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의지 표명과 실적에 대한 경영진의 자신감으로 해석된다는 평가다. 특히 자사주 매입 발표 시점의 주가가 작년 말 대비 30% 이상 오른 상태라는 점에서 향후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급 상황도 양호하다. 최근 한 달간(5월 10일~6월 10일)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각각 871억원, 133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디어 사업 부문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시장 진출이 임박한 가운데 LG유플러스가 파트너사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경쟁사들이 비통신 사업에 열을 올릴 때 무선 매출 성장을 위해 MVNO(알뜰폰) 사업을 강화, 무선 매출 성장률이 경쟁사 대비 1~2%포인트 높은 편”이라며 “중간 배당과 자사주 매입 발표를 통해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했으므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며 하반기에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