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인천 검단신도시의 첫 입주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한때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렸던 검단은 최근 청약 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분양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매매 시장의 경우 입주와 공급이 잇따르고 있어, 외곽 지역부터 보합세를 보이거나 조정될 가능성도 지적된다. 광역교통망 연장 실패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체 물량의 50% '전세'..."투자 수요 많아"
20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검단신도시에서는 내달 '호반써밋1차'를 시작으로 올해 1만여 가구 규모의 입주가 이뤄질 예정이다. 2003년 2기 신도시로 지정된 검단신도시는 인천 서구 당하·원당·마전·불로동 일대 1,110만6,000㎡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수용인구는 18만7,081명, 수용 가구는 7만5,851가구로 예정됐다.
미분양 무덤으로 불렸던 검단은 몇 년 새 분위기가 반전됐다. 지난해 분양된 4개 단지에 이어 올해 초 공급된 3개 단지 모두 흥행에 성공하면서다. 최근 공급된 '검단신도시 우미린 파크뷰'의 경우 1, 2단지가 각각 22.87대 1, 21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94.83대 1을 기록한 1단지의 전용 84㎡로, 48가구 공급에 1,410명이 청약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수도권 외곽 지역의 집값이 급등한 가운데, 청약 열기도 과열되면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 부동산 열기는 통계수치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인천(6.78%)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천의 청약 경쟁률은 26.90 대 1을 기록했다. 지난 2017~2019년까지 한 자릿수 경쟁률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된다. 1순위 평균 최저가점 또한 지난해 49.40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5점 이상 올랐다.
다만 입주를 앞두고 전세와 매매 시장 분위기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전세 물량이 대거 풀리는 중이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 기준 호반써밋 1차의 전월세 물량은 550여건으로 집계된다. 전체 가구 수 1,168가구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세입자를 구하고 있는 셈이다. 인근의 '금호 어울림센트럴' 또한 전체 1,452가구 가운데 250여 가구가 전월세 물량으로 나와 있다.
상황이 이렇자 전세 물량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이 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축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외곽 지역의 구축 빌라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검단신도시에서 입주를 앞둔 아파트를 보면 100가구 이상이 매물로 나와 있고 500가구는 전세 물량이다. 투자 수요가 그 정도로 많다는 이야기"라면서 "(대출로) 입주 잔금까지는 맞출 수 있겠지만, 과연 세입자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특히 구축 주택의 전세가격이 올랐는데 신축 전세가격이 떨어지면, 이후로 입지가 떨어지는 곳들부터 시간이 갈수록 조정이 올 수 있다"고 전했다.
교통망 불발 아쉬움, 공급도 잇따라
전세 시장이 술렁이는 가운데, 매매 시장에서는 교통망 확충 불발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되는 중이다. 지난달 22일 국토교통부는 '제4차 철도망 구축 계획'에는 인천시가 건의한 8개 사업 중 서울지하철 5호선 검단연장, GTX-D 인천공항행 노선 등은 빠졌다. 확정된 사업으로는 인천 계양역과 검단신도시를 잇는 인천 1호선 검단연장선 2024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과 가까운 3기 신도시 인천계양과 부천대장 등도 인접해 있어 수요가 분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6월 보유세 강화를 앞두고 실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에서 거래가 이뤄진 가운데, 매수세도 주춤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호반써밋1차 전용 96㎡ 주택형은 지난 3월 6억5,780만원에 두 건(10층, 16층)의 거래가 이뤄졌다. 최고가였던 지난 2월 7억2,590만원 거래가보다 다소 낮은 가격이다. 단지 인근의 중개업자는 "'입주장'이라고 부르는 시기라서 그렇다. GTX-D노선 실망 매물이라기엔 이르다, 집주인들도 빨리 팔기보다는 지켜보겠다는 식"이라면서도 "매수 문의는 많지 않고, 거래로도 잘 이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검단은 올해에도 1만 가구 규모의 분양이 예정돼 있고, 3기 신도시인 인천계양과 부천대장과도 인접하다. 수도권 외곽 지역인 만큼 조정이 먼저 오는 점도 지적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인천이나 경기도는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는 인식이 있어서 상승하고 있고, 하반기에도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면서도 "언젠가 조정이 온다면 인천은 수도권 외곽 지역에 해당하는 부분이라, 도심에 가까운 곳에 공급 또는 입주가 발생하게 되면 우선순위는 밀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