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백화점이 돌아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닝쇼크'를 맞은지 1년만에 1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명품과 패션부분의 매출이 전체 실적을 견인하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다만, 이는 소비심리 회복과 코로나19 기저 효과에 따른 반등으로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다시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신세계, 004170)은 1분기 매출 4,9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 규모인 823억원으로 전년 1분기에 비해 3배 가량 늘었다. 2019년 대비로도 매출은 7.8%, 영업이익은 17.9%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대구신세계, 광주신세계 등 광역상권을 기반으로 한 대형점포의 견고한 실적과 소비 심리 회복에 따른 국내외 패션 장르의 고신장이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롯데백화점(롯데쇼핑, 023530)과 현대백화점(069960)도 눈부신 성장을 보였다. 올 1분기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6,760억 원, 영업이익은 1,0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5%, 261.3% 올랐고, 영업이익은 760억 원으로 2배 이상(122.3%) 뛰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올 2월 오픈한 더현대서울과 지난해 오픈한 아울렛 두 곳 등 신규 개점 효과로 백화점 실적이 크게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1분기 매출이 4,974억원, 영업이익은 760억원으로 각각 26.7%, 122.3% 증가했다.

'사상 최대'·'영업익 336%↑', 축포 쏘아올린 백화점 '3형제'

핵심사업인 백화점들의 호실적은 백화점 3사 연결기준 성적표도 장미빛으로 물들였다. 신세계는 1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신세계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 3,200억원, 영업이익 1,23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1분기 대비 매출액은 10.3% 늘었고 영업이익은 37배 넘게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올해 연 누계 실적도 지난 2019년에 이은 호실적을 기대케 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이 3조8,800억원으로 4.8%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18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8.5% 증가했다. 롯데리츠가 일부 백화점과 아웃렛, 마트 점포를 자산으로 추가 편입하면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1,050억원으로 101.5% 증가한 셈이다. 현대백화점도 연결 기준 매출 6,832억원, 영업이익 6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 336.3% 올랐다.

백화점업계의 실적 개선은 보복소비와 백신접종에 따른 소비 심리 개선이 주효한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 여행길이 막힌 소비자들이 백화점에서 명품 소비를 집중한 것도 한몫했다. 여기에 출근 등 외부활동을 늘리면서, 패션에 지출을 늘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백화점의 1분기 호실적이 앞으로도 이어질지가 미지수다. 지난해 1분기 백화점업계가 코로나19로 휴점하면서 영업일수 자체가 모자랐던 것이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1분기 실적 개선세는 코로나19에 따른 기저 효과로 봐야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더군다나 백신접종이 확대되면서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백화점 매출을 견인했던 명품 매출이 상대적으로 면세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백화점업계는 하반기 외형확대를 통해 1년만에 활기를 찾은 반등의 기회를 지속하겠단 각오다. 신세계는 백화점의 경우 대전엑스포점 신규 출점(8월) 및 강남점과 경기점 리뉴얼이 남아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까사미아 등 자회사도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면서 하반기 더욱 호전된 실적을 기대하는 중이다. 롯데쇼핑은 동탄점(8월), 의왕 프리미엄아울렛 오픈, 할인점은 스마트스토어 추가 오픈 등 사업부에 따른 전략적 운영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 개선에 힘쓸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백화점업계는 1분기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면서도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낮은 실적으로 기저효과에 의한 착시일 수도 있어 백신 접종 이후의 성장세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