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민단비 기자]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이용자와의 간담회를 11일 열었다. 온라인으로 간담회를 지켜본 사람만 10만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넥슨은 논란이 된 확률형 아이템 조작 가능성에는 단호하게 선을 긋는 한편 게이머와의 소통에는 더 힘쓰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넥슨 “확률 조작 없어”
넥슨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일각에서 제기한 확률 조작 가능성을 일축했다.
시간을 2018년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
당시 메이플스토리 게임에 추가 옵션이라는 것이 생겼다. ‘환생의 불꽃’이라는 아이템을 쓰면 장비에 붙는 추가 옵션을 무작위로 재설정할 수 있는 옵션이다.
여기서 문제가 벌어졌다. 유저들이 게임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능력치는 잘 뽑히지 않고 가치가 별로 없는 능력만 자주 뽑힌다는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추가 옵션마다 확률이 다 다르다는 의혹이 번졌다. 그러나 넥슨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의혹과 항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 연장선에서 올해 2월 18일 패치가 진행되며 “모든 추가 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될 수 있도록 변경됐다”는 공지가 함께 올라왔다. ‘옵션마다 다른 확률이 부여됐다’는 사실을 회사가 스스로 증명한 격이다. 유저들은 이를 ‘확률 조작’이라고 언급하며 트럭 시위를 진행하기에 나섰다. 이 사태에 대해 국회의원에 제보하기도 했다.
사태가 심상치않게 돌아간 가운데 넥슨은 간담회에서 확률 조작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유저들은 간담회에서 일부 최고 옵션이 나오지 않도록 설정됐던 부분을 지적했으나 강원기 넥슨 디렉터는 “확률을 의도적으로 속일 의도도, 이유도 없었기에 그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로그가 존재하는 2년 동안 환생의 불꽃을 사용하신 부분에 대해 돌려드리기로 한 것”이라고 답했다.

나아가 보상으로 인한 경제 혼란 문제에 대해서는 “보상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더욱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게임 경제에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등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넥슨은 환생의 불꽃 아이템 획득 경로를 4월 업데이트 이후 지속 개선해 6~7월경까지 이용자들이 충분히 새로운 옵션 도전이 가능할 수 있도록 수량 확보를 할 예정이다.
큐브 이슈에도 입 열어
넥슨은 큐브와 관련된 이슈에도 입장을 밝혔다.
큐브는 장비 아이템 잠재능력의 옵션을 변경하거나 상위 등급으로 올릴 수 있는 유료 아이템이다. 잠재능력 옵션을 최대 3개까지 설정할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옵션 조합이 나오지 않자 유저들은 확률 공개를 꾸준히 요청한 바 있다.
사실 현행 자율규제에서 큐브 확률은 공개할 필요가 없다. 캡슐형 유료 아이템만 확률 공개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저들이 확률 공개를 지속적으로 요청하자 넥슨은 고심 끝에 3월 5일 큐브 확률을 공개했다.
이후 더 큰 문제가 벌어졌다. 확률이 0%인 옵션 조합이 존재한다는 실체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보스 몬스터 공격 데미지 증가(이하 보)와 아이템 드랍률 증가(이하 드)가 잠재능력 옵션 3개에 전부 들어가는 ‘보보보’와 ‘드드드’ 확률은 0%였다. 최고 옵션을 제한해 ‘777이 없는 슬롯머신을 운영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강 디렉터는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먼저 ‘777이 없는 슬롯머신’이라는 비유에 대해서는 “참담한 심정이고 이는 적절치 않은 비유”라고 호소했다. 강 디렉터는 “보스 공격력 증가 3개가 맞춰지는 것이 당첨이 아니고 2개나 1개가 되어도 능력이 발휘된다. 고객들도 아시겠지만 보스 공격력이 최고 옵션도 아니고 가장 낮은 확률도 아니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비, 어빌리티 등 잠재능력보다도 많이 가져갈 것이 있다”라며 “적극적으로 말씀드리지 못했고 많은 상실감을 가졌을 유저들에게 사죄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유저들 사이에서는 아직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보보보’와 ‘드드드’ 옵션을 원해 그것이 나올 때까지 투자를 해온 이용자가 있을 수 있으며 이들은 명백히 ‘속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큐브는 777 없는 슬롯머신’이라는 비유를 부정하는 강 디렉터의 발언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편 보보보 옵션 관련 확률을 공개하지 않았냐는 질문엔 해당 기능이 추가된 2010년 당시에는 게임 내 확률 정보가 공개되지 않던 시기라는 설명이다. 강 디렉터는 “당시에는 모든 것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로직을 공개할 생각을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확실히 공개했고 앞으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소통하겠다”
메이플스토리 관계자도 유저와의 소통의 부재를 인지하고 있었다.
간담회 시작과 동시에 유저대표 ‘씰뇽’이 “이번 간담회가 열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하자 강원기 디렉터가 “가장 큰 이유는 소통의 부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어 “최근 환생의 불꽃 업데이트를 하며 개발진의 의도와 변화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공감대를 설명했다면 상황은 조금 더 나았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넥슨은 3월 공지를 통해 밝힌 것처럼 고객 자문단 운영을 약속했다. 1기 자문단에 대한 대략적인 구상도 언급했다. 이번 고객간담회에 참석한 고객대표단 중 참가 의향이 있는 고객을 포함해 15~20명의 다양한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을 모은 다음 6개월간 활동하는 것을 생각한다고 했다. 고객자문단은 유저들의 요구 사항을 운영진이 잘 수용하고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시 및 검증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최소 1년에 한번은 간담회를 개최하고 추가로 강원기 디렉터가 직접 움직이며 의견을 들을 수 있는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토론 게시판도 개편해 6월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