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이 전체 인구의 약 20% 이상을 넘어가면서 미국내 각 지역에서는 백신 접종 해당 연령을 16세이상 모든 사람들로 크게 확대하고 있다.

뉴욕주의 경우 4월 6일부터 16세 이상 누구나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연령을 하향조정하면서 2005년에 출생한 고등학생들도 백신 접종 대상자가 됐다.

오레곤 주의 경우 4월19일부터 16세 이상 모든 주민들이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고 캘리포니아주도 4월 15일부터 16세 이상은 모두 코로나 백신을 받을 수 있도록 제한 연령을 낮췄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예정했던 5월 1일보다 2주나 빠른 4월19일부터 미국내 18세 이상 모든 성인들이 백신접종이 가능하도록 연령을 확대했다.

백신접종 가능연령을 확대한 것은 백신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기도 하지만 변이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3월말께 10% 증가한 약 6만명이 발생한 탓도 있다.

백신접종 대상자는 확대됐지만 이는 곧 백신접종 예약전쟁이 더욱 심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백신접종 대상에 해당되는 사람들도 아직까지 백신 예약을 하지 못해서 접종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각 주별로 지역별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위한 사이트가 별도로 존재하는데다 이곳에 등록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예약이 되는것도 아니다.

주에서 운영하는 대형 백신센터, 지역 카운티의 백신센터, 해당 마을의 백신센터, 인근의 약국과 대형 유통센터 등의 웹사이트를 모두 찾아다니며 예약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한국이라면 서울시의 웹사이트, 구의 웹사이트, 동의 웹사이트, 지역 약국 웹사이트, 지역 슈퍼마켓 웹사이트 등을 모두 방문해서 직접 예약을 해야하는 현실이다.

워낙에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다보니 예약이 가능한 지역을 실시간으로 찾아서 알려주는 백신봇들이 등장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트위터의 백신봇이 어느 지역에 백신 예약이 가능하다고 알림을 보내면 해당 예약 자리들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집에서 가깝고 걸어갈 수 있는 월그린이나 CVS와 같은 약국체인들의 백신 예약 잡기는 그야말로 초를 다퉈서 예약이 가능하다는 표시에 버튼을 누르는 순간 예약이 마감됐다는 표시로 바뀌기 일쑤다.

집근처의 백신예약은 아예 포기하고 자동차로 1~2시간 거리의 지역까지 접종을 위해 원정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컴퓨터와 휴대폰 등 3~4개의 전자기기를 동원하는 예약전쟁이 벌어지는 통에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없거나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이나 저소득층에서 예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신접종 가능시간이 오전8시부터 오후6시 정도로 근무시간과 겹치는 것도 저소득층의 백신예약을 어렵게 하고 있다.

재택근무를 하는 사무직 중산층들과 달리 매일 일을 나가야하는 많은 저소득층들은 백신을 맞기 위해서 시간을 빼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지금까지 백신을 맞은 사람들의 대부분의 백인이고 흑인이나 동양인, 라티노 등의 소수인종들은 그 비율이 낮은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 질병 통제 예방센터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 1차를 맞은 사람들 가운데 66%가 백인이고 9%가 히스패닉, 8%가 흑인이고 5%가 동양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 지역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나타내 뉴저지의 경우 백신접종자의 59%는 백인, 동양인과 히스패닉이 각각 8%, 그리고 흑인은 5%로 나타났다.

뉴저지의 인구비율에서 백인이 54%, 흑인이 14%, 동양인이 10%, 히스패닉이 21%인 것을 감안하면 소수인종의 백신접종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들의 백신접종율이 낮은 것은 의료시스템에 대한 불신도 있다.

지난 1932년부터 40년간 지속된 흑인대상 생체실험인 ‘터스키기 연구’의 악몽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 공중보건국은 앨라배마 터스키기 연구소와 함께 매독에 걸린 흑인 환자를 대상으로 이를 진찰하고 치료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실험에 참가시킨뒤 실제로는 매독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치료를 하지 않았다.

1947년 매독치료제인 페니실린이 탄생했음에도 이들을 치료하지 않아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했다.

또 유색인종들이 백인에 비해서 병원에서 치료시 의사들의 처치나 진료 시간이 훨씬 짧다는 점도 이미 여러차례 연구로 나타나는 등 의료불평등으로 인한 불신도 백신 접종 기피의 일부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