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헌일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장/
문엔지니어링 대표이사
■ 문헌일 회장은 서울산업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와 한세대학교에서 각각 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1년 철도청에 입사한 후 대한엔지니어링(주) 상무이사를 거쳐 1994년부터 현재까지 문엔지니어링(주)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2008년 9월부터는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던 첨단 신기술들이 미래 산업을 이끌어가는 동력으로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엔지니어링은 바로 이러한 꿈과 현실을 이어주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첨단기술이 실생활에서 구체적으로 구현되고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진보만 이루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다시 말해 이러한 성과의 이면에 그 사업이나 기술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분석하고, 효과적인 설비구조를 설계하는 것과 같은 또 다른 단계가 존재하는 것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예를 들어 ‘빗물 재활용 식수’라고 하면, 어떻게 빗물이 식수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지만, 빗물이 식수로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왜 빗물이 식수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안 되는지,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빗물을 식수로 만들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연구하고 분석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
이러한 사업과 시설에 있어 타당성 및 필요성을 조사, 연구, 분석해 기본적인 설계를 담당하는 영역이 바로 엔지니어링 영역이다.
21세기 기업들이 자원고갈, 환경파괴와 같은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과 제품 개발에 고심하고 있고 엔지니어링은 바로 이런 문제들의 핵심에 접근하는 기술이다.
녹색빌딩, 태양광 장비, 친환경·고효율에너지 플랜트 등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 모두 엔지니어링 기술이다.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산업은 지난 반세기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2007년 우리나라 기업의 엔지니어링 국내 수주 총액은 약 5조1000억원 규모로 연평균 15.3%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부가가치율로만 보아도 제조업 전체가 21%, 건설업이 23.5%인 데 비해 엔지니어링은 46.4%로 타 산업에 비해 월등히 높다.
지식경제부는 엔지니어링 산업을 수출주도형 및 해외시장 개척형 서비스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지식기반동력 글로벌 엔지니어링 양성사업과 엔지니어링 글로벌 기반 구축을 지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산업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엔지니어링에 대한 국민적 이해도가 높지 않고 건설, IT, 플랜트 등 다른 산업에 비해 부수적인 것으로 그 역할이 축소되어 있으며 발주자의 필요에 따라 추진되는 수주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거꾸로 엔지니어링이 지식서비스 산업의 대표주자로서 관련 타 산업을 이끄는 성장동력 산업으로 대접받고 있다.
엔지니어링을 1달러 수출할 때 기자재 수출, 시공 등 약 30달러의 수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녹색에너지 개발과 녹색빌딩 사업처럼 현재 세계적으로 신규 투자가 활발히 되고 있는 분야에서 엔지니어링 기술의 부가가치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세계적으로 녹색 산업은 글로벌 경제위기와 환경 문제의 해법으로 통용되고 있고, 우리 정부도 새로운 국가 60년 비전을 녹색성장으로 정했다.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산업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선도하고 기술적으로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며 이에 대한 정부와 일반 국민의 관심과 지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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