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수도권 신도시 전세값이 1년 8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재계약과 매매 갈아타기 등으로 세입자들의 움직임이 둔화되는 가운데, 입주 여파가 있는 동탄과 위례를 중심으로 전세값이 떨어졌다. 지난해 아파트값을 밀어올렸던 전세값 상승이 주춤하자 매매시장에도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다.

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전주와 동일하게 0.03% 올랐고, 경기ㆍ인천은 0.07% 상승했다. 반면 신도시는 0.01% 하락했다. 신도시 전셋값이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것은 2019년 8월 3주차(-0.02%) 이후 처음이다.

아파트 매매시장은 서울의 경우 전주대비 0.02%포인트 상승폭이 둔화된 0.07%를 기록했다.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가 각각 0.02%, 0.08% 올라 오름폭이 축소됐다. 이밖에 경기ㆍ인천이 0.11%, 신도시가 0.04% 상승했다.

서울 전세시장은 저렴한 아파트 위주로 수요가 간간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별로 △강서(0.11%) △강북(0.10%) △관악(0.10%) △도봉(0.10%) △동대문(0.09%) △종로(0.07%) 순으로 올랐다. 반면 대규모 입주가 이어진 ▼강동(-0.06%)을 비롯해 ▼노원(-0.03%) ▼구로(-0.01%)는 전세매물이 더디게 소진되면서 하락했다.

신도시는 ▼위례(-0.06%) ▼동탄(-0.06%) ▼김포한강(-0.04%) ▼평촌(-0.03%) 순으로 하락했다. 위례는 위례포레자이(558가구)와 힐스테이트북위례(1,078가구) 등의 입주를 앞두고 창곡동 위례센트럴푸르지오, 학암동 위례신도시신안인스빌아스트로가 500만~1,000만원 떨어졌다. 동탄은 반송동 시범한빛한화꿈에그린, 목동 e편한세상동탄이 1,000만~2,000만원 내렸다.

경기ㆍ인천은△의정부(0.28%) △오산(0.25%) △시흥(0.19%) △화성(0.16%) △파주(0.15%) △안산(0.11%) △이천(0.11%) 순으로 올랐다. 반면 ▼하남(-0.03%) ▼의왕(-0.02%) ▼성남(-0.02%)은 전세수요 감소로 하향 조정됐다.

전문가들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값이 하락하고 있지만, "추세전환을 속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전세시장은 학군수요가 마무리되면서 수요가 줄어든 반면 대규모 입주가 진행되면서 국지적인 약세를 나타냈다"면서 "2분기에는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이 감소하는 데다 보유세 부담에 따른 월세 전환으로 전세매물이 감소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어 시장 상황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매매 시장은 서울의 경우 대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역별로는 △도봉(0.35%) △강북(0.19%) △송파(0.14%) △동작(0.13%) △서대문(0.10%) △강동(0.09%) △금천(0.09%) △노원(0.09%) 순으로 올랐다. 도봉은 GTX-C노선 등 호재가 있는 창동역 인근 집값 오름세가 이어졌다. 특히 재건축 호재가 있는 상계주공17∙18∙19단지, 방학동 신동아1∙2단지가 1000만~5000만원 상승했다. 

신도시는 △평촌(0.13%) △중동(0.08%) △산본(0.07%) △일산(0.06%) △파주운정(0.04%) △동탄(0.03%) 순으로 올랐다. 평촌은 평촌동 초원부영, 꿈한신과 관양동 공작부영 등이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중동은 중동 꿈삼환한진, 설악주공, 꿈건영서안 등이 중소형 면적 위주로 500만원 정도 올랐다. 

경기ㆍ인천은 외곽지역에서 상승세를 견인하는 가운데 지역별로 △오산(0.22%) △안산(0.21%) △의정부(0.21%) △시흥(0.18%) △인천(0.15%) △용인(0.15%) △안성(0.13%) △화성(0.11%) 순으로 올랐다. 오산은 오산동 주공2단지, 부산동 주공1단지, 원동 원동e편한세상1단지 등이 250만~1,000만원 상승했고, 안산은 상록수역이 GTX-C노선 정차역으로 거론된 후 주변 지역으로 상승세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여경희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서울의 공공재개발 후보지와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방안’의 첫 선도사업 후보지를 발표한 가운데 금주 서울 아파트 시장은 조용한 흐름을 이어갔다"면서 "2.4대책 이후 불거진 매수자 관망세가 금리 상승, 보유세 부담 등과 맞물려 확산되는 모습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중에 매물이 많지 않은데다 집주인들이 호가를 고수하는 분위기여서 상승세는 이어졌다"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규제완화 발언이 잇따르자 일단 지켜보자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어 매매시장의 숨 고르기 양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