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희 기자] 주식시장 '큰손' 국민연금이 최장기간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면서 삼성전자(005930) 비중을 가장 많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000660)와 SK이노베이션(096770), KT&G(033780), 네이버(035420), 현대차(005380), LG화학(051910) 등 업종별 대형주들을 투자바구니에서 큰폭 덜어냈다.
31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2019년 3분기말 기준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종목은 총 314개(우선주 14개 포함)였다. 이중 지난해 말 지분 5%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종목은 224개로 집계됐다.
224개사 가운데 올들어 3월31일까지 보유주식 비중을 줄인 곳은 67곳으로, 감소액(31일 종가 기준)만 7조5,874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 말 10.7%에서 올해 8.9%로 1.8%포인트(p) 지분을 축소했다. 보유 주식 수는 6억450만8,252주로, 3417만9,528주 줄어들었다. 31일 종가(8만1,400원)로 계산하면 주식가치 감소액은 2조7,822억원이었다. 감소액이 1조원 이상인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작년 말 대비 지분가치 감소액은 2조7,000억원대지만 지난해 12월24일부터 올해 3월9일까지 순매도한 금액은 5조3,000억원을 넘는다.
이어 SK하이닉스(-5,838억원)의 감소액이 두 번째로 많았고 네이버(-4,859억원), 현대차(-4,547억원), LG화학(-3,484억원), SK이노베이션(-3,254억원), 삼성SDI(-2,842억원), KT&G(-2,708억원), 현대모비스(-2,286억원), 포스코(-1,817억원), SK텔레콤(-1,584억원), 엔씨소프트(-1,405억원), 삼성전기(-1,299억원), 셀트리온(-1,254억원) 등의 순이었다.

국민연금의 지분율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한올바이오파마로 작년 말 13.5%에서 올해 9.94%로 3.56%포인트 줄며 지분율 10%를 하회했다. DB손해보험과 SK디앤디도 각각 -3.34%p, -3.21%p로 3%포인트 이상 축소됐다.
다음으로 LG하우시스(-2.94%p), 만도(-2.66%p), GKL(-2.59%p), 한라홀딩스(-2.54%p), KT&G(-2.42%p), 아모텍(-2.19%p), 아세아(-1.95%p), 삼성전자(-1.8%p), 호텔신라(-1.63%p), SK이노베이션(-1.61%p), 테스나(-1.52%p), SK케미칼(-1.42%p), 효성티앤씨(-1.29%p), SKC(-1.21%p), 태영건설(-1.18%p), KCC(-1.11%p), 기업은행(-1.04%p), 삼성화재(-1.03%p), 현대미포조선(-1.03%p), 현대위아(-1.01%p), 동아쏘시오홀딩스(-1.0%p) 등 총 24곳의 지분율을 1%포인트 이상 덜어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24일부터 올해 3월9일까지 무려 4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순매도액은 1분기에만 15조원에 육박한다. 연기금의 순매도세는 올해 코스피가 3,000선 안팎에서 장기간 횡보세를 이어가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민연금의 유례 없는 최장기간 매도세는 자체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위한 자산조정(리밸런싱) 때문이다.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정해져 있어 주가 상승으로 인해 설정 비율을 넘어서면 초과분을 매도해야 한다. 올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율은 16.8%인데, 작년 말 21.2%까지 치솟았다.
국민연금의 기계적 매도가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로 이어지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26일 국내 주식 목표 비중 유지 규칙 변경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해 다음달 재검토 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