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과 맛집이 만나다

‘막돼먹은 영애씨’&‘시추안 하우스’

 

서울 강남구 KT&G 상상아트홀에서 공연중인 오피스 뮤지컬 <막돼먹은 영애씨>는 사회초년생이나 여성으로서 직장에 다니며 느끼게 되는 고충, 상사와의 갈등과 해소, 그리고 스릴 넘치는 사내 연애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직장인들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삼성동에 위치한 사천요리 전문점 ‘시추안 하우스’는 사천고추, 타이고추, 랜턴고추를 이용해 맵고 입안이 얼얼하게 하는 ‘통전복 해산물 마라탕’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오늘도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있는 당신을 위해!”

끝없이 일을 요구하는 사장, 잔소리만 하는 선배, 요령 피우는 후배까지 직장인들이 일하는 곳은 다 다르지만 이렇게 얄미운 캐릭터는 꼭 있기 마련이다.

힘든 직장생활을 하는 2030직장인들의 속풀이를 위해 <막돼먹은 영애씨>가 강남 정복에 나섰다. 직장인들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루면서 직장생활을 리얼하게 뮤지컬 무대 위로 가지고 온 것이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사회초년생이나 여성으로서 직장에 다니며 느끼게 되는 고충, 상사와의 갈등과 해소, 그리고 스릴 넘치는 사내 연애, 진한 동료애 등 다양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 직장인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했다.

한바탕 울고 웃고 나니 독한 사회생활처럼 매콤한 음식이 땡긴다. 이에 삼성동에 위치한 사천요리 전문점 ‘시추안 하우스’에서 매운 고추를 맛보기로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사람 크기만 한 조형물에 한가득 들어있는 고추가 눈길을 끈다.

얼마나 매콤할까. 먼저 이 집의 베스트 메뉴 ‘통전복 해산물 마라탕’을 주문해봤다. 이 요리는 맵기로 유명한 중국 사천의 사천고추, 태국 타이고추에 단맛이 가미된 랜턴고추를 이용해 만들었다. 또한 통전복, 갑오징어, 대하, 도미살 등 다양한 해산물이 푸짐하게 준비되며, 쫄면과 콩나물이 들어가 해장용으로도 좋다.

요리가 테이블 위에 놓여지면 먼저 매운 향이 코를 자극한다. 이어 붉은 빛의 다양한 고추와 푸짐한 양을 자랑하는 해산물 모습에 어떤 맛일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입 안의 침이 샘솟게 한다. 특히 사천요리에 꼭 들어가는 재료 산초는 중국 현지에서 공급된 것이란다. 색다른 맛을 경험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더욱 커진다.

전복, 새우와 생선이 부드럽게 씹히고, 매콤함이 은근히 가미돼 감칠맛이 났다. 또한 바삭하면서도 알싸하게 매운 맛의 고추를 흰 밥 위에 딱 얹어서 먹으니 궁합이 잘 맞았다. 여기에 중국 사천음식에 가장 많이 들어가는 산초가 입 안을 얼얼하고 알싸하게 했다. ‘마라탕’ 안에 있는 면은 많이 맵지도 않으면서 면 특유의 부드럽고 후루룩 넘길 수 있는 목넘김이 또 다른 매력으로 입 안에 행복감을 줬다.

‘칠리 킹 프라운’은 ‘마라탕’에 들어가는 3가지 고추에 파, 마늘, 생강, 샐러리 등의 재료를 추가해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요리다. 오동통한 새우는 겉은 바삭 안은 말랑하면서도 적당히 매콤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다. 이 음식에도 역시 중국 산초가 들어간다. 새우에 산초 하나씩 얹어서 먹으면 알싸하면서도 오묘하게 매운 독특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아쉬운 것은 많은 고추의 양과 푸짐한 모습에 비해 새우가 별로 들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시추안 칠리 아이스크림’은 꼭 먹어봐야 할 디저트로 적극 추천이다. 고추씨를 생크림에 일정시간 담궜다가 고추씨만 뺀 후에 생크림을 이용해 아이스크림을 만들었다.

첫 맛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여느 초콜릿 아이스크림과 비슷하다. 이제 반전이 시작된다. 적당히 입 안에서 녹은 아이스크림이 목을 넘어가는 그 순간, 알싸하면서 매콤한 맛이 목으로 전해진다. 마치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갖가지 음식의 맛을 처음 경험한 후의 느낌처럼 새로운 음식을 먹는 방법을 터득한 느낌이랄까. 아이스크림이 맛있어서도 있겠지만 그 느낌이 특이해서 계속 먹게 되는 매력이 있다. 배가 부른 순간에도 스푼을 놓을 수 없는 이유였다.

 

<막돼먹은 영애씨>

장소: 서울 강남구 KT&G 상상아트홀

공연일정: 2012년11월20일~2013년1월13일

화~금 오후8시/ 토 오후4시, 오후7시/ 일 오후3시, 오후6시(월요일 공연 없음)

줄거리: 뚱뚱한 외모에 쥐꼬리만한 월급, 비호감 상사들의 찌질한 성희롱까지, 막돼먹은 세상에 맞서다 스스로 막돼먹어버린 여자 이영애가 돌아왔다. 드디어 영애에게도 봄날이 찾아왔다. 칙칙하기만 하던 사무실에 혜성처럼 나타난 연하의 꽃미남 신입사원 원준! 일 잘하고 쿨한 영애는 서툰 원준의 뒤치다꺼리를 담당하고 원준은 그런 영애를 동경한다. 그러던 어느날, 영애는 야근 도중 만취한 원준의 착각으로 그와 얼결에 사귀게 되지만, 야속한 그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게다가 은근 슬쩍 부잣집 도련님인 원준에게 들이대는 내숭9단 태희 때문에 영애의 일상도 바람 잘 날 없다. 여기에 영애가 맡은 중요한 PT에서 경쟁사와 시안이 똑같다. 회사 안에 있을 것 같은데, 범인은 누구일까. 알 길이 없다.

 

추천메뉴: ‘통전복 해산물 마라탕’ 4만8000원, ‘칠리 킹 프라운’ 2만9500원, ‘시추안 칠리 아이스크림’ 5500원

위치: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154-11 M타워 1층

문의: 02)508-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