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두산퓨얼셀
출처=두산퓨얼셀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두산퓨얼셀(336260)이 글로벌 선사 나빅8과 손잡고 친환경 선박용 연료 전지 개발에 나선다. 그간 발전용 연료 전지 사업에 주력해 온 두산퓨얼셀이 수소 산업과 연계된 신사업 모델을 발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산퓨얼셀은 지난 9일 나빅8과 '선박 추진·발전 연료 전지 공동 개발을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140여척의 석유 화학 제품·원유 운반선을 보유한 나빅8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해운회사다.

이번 MOU를 통해 두산퓨얼셀은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 고효율 고체 산화물 연료 전지(SOFC)를 나빅8이 발주할 5만톤급 석유 화학 제품 운반선에 탑재하고, 추진 동력 및 선박 내 전원으로서의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나빅8은 한국선급 등 관련 기관들과 함께 선박 설계 검토와 더불어 실제 적용을 위한 다양한 기술 지원을 담당하게 된다.

앞서 두산퓨얼셀은 지난달 SOFC 개발을 선언한 바 있다. SOFC 핵심 부품인 셀과 스택을 국산화하고, 해당 시스템을 오는 2024년부터 국내에서 양산하겠다는 목표다. SOFC는 다른 연료 전지 타입에 비해 전력 효율이 높은 연료 전지 발전 시스템 중 하나로, 열보다 전력이 필요한 발전 환경에서 선호된다. 두산퓨얼셀은 기존보다 약 200℃ 낮은 620℃에서 작동하면서 전력 효율과 기대 수명이 개선된 SOFC를 만들 계획이다.

한편, 선박용 연료 전지는 선박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미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국제해사기구(IMO)는 해운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난 2008년 대비 50% 감축하는 강력한 규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해운 업계는 저유황유 사용과 탈황 장치 부착을 비롯해 암모니아·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원 발굴에도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선박 신규 발주는 연 평균 3000만CGT(표준 화물선 환산 톤수에 달한다. IMO 환경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엔진을 연료 전지로 전환하게 되면, 선박용 연료 전지에 대한 수요는 2050년까지 총 300기가와트(GW)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선박용 연료 전지의 경우 기존 선박유에 비해 발전 효율이 높고 선박 내부에 자유롭게 모듈을 배치할 수 있어, 선박 기본 설계에 있어서도 혁신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수경 두산퓨얼셀 대표 이사는 "선박 엔진은 선주가 직접 조선사에 발주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선주와의 협력은 사업을 안정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또한 (이번 사업에서) 선주가 보유한 선박에 직접 (연료 전지) 실증이 가능해 (SOFC의) 상용화 시점을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이사는 이어 "선박용 연료 전지는 선박용 엔진에 대한 환경 규제에 대응해야 하는 해운 업계에게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면서 "두산퓨얼셀은 친환경 선박 시장에 진입함과 동시에, 수소와 관련된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