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사는 법●

자기소개 잘해야 멋쟁이 리더

칠레 와인 ‘1865’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칠레 와인 중 최고인기를 누리는 와인이다. 물론 맛도 좋다. 하지만 독보적 인기를 누리게 된 비결은 바로 꿈보다 해몽의 이름 풀이 때문이다. 와인 이름인 ‘1865’는 와이너리인 산 페드로의 설립연도를 레이블로 옮겨놓은 것이다. 처음부터 이 와인이 인기가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이 숫자 1865를 ‘18홀을 65타에 치라’는 행운의 의미로 해석했고 골퍼 와인으로 인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여기에 ‘18세부터 65세까지 모든 연령층이 좋아하는 와인’이란 새로운 해석까지 덧붙여졌다고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기 브랜딩에도 바로 1865의 성공담(?)을 차용할 필요가 있다.
사회생활을 하며 여러 모임에 관여하게 되는데 어떤 사람은 한번만 보고서도 프로필이 단번에 떠오르는가 하면,어떤 사람은 여러 번 보는데도 흐릿하니 인상이 선명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바로 자기소개를 할 때 얼마나 인상적으로 전달했느냐의 차이였다.
자기소개에도 전략이 있다. 우선 이름을 각인시키는 방법부터 알아보자.
우선, 가장 흔한 방법이지만 자기이름을 멋진 3행시 등으로 풀어서 한 가지쯤은 늘 준비하고 다니면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제 이름을 삼행시로 풀어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이름은 김성회인데요.(분위기가 허락할 경우) 여러분,제 이름을 한 자씩 불러주시겠습니까. (모인 사람들이 “김”하고 선창하면) 김,김치같이 친근하고, 성(선창), 성냥같이 사람들 사이에 불을 붙여주는 매치메이커로서, 회(선창), 회합에서 절대 빠져선 안 되는 사람, 저 김성회입니다.” 하며 자기소개를 풀어나가는 식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어 첫글자를 맞추는 것과 자신의 부각시키고 싶은 이미지, 하는 일 등이 하나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이름을 통째로 떼내 문장과 이야기로 표현하는 것이다.
“저는 어렸을 때 제 이름이 교회 앞이나 전봇대,벽 등에 붙어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 생각했습니다. 제 이름이 왜 붙어있었느냐,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바로 부흥대성회, 여기에서 뒷글자 2개가 제 이름입니다. 이런 이름 덕분에 사람 모이는 것, 그것도 크게 모이는 모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인상적인 자기소개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기본은 자신감이다. 또렷한 목소리로 가슴을 쭉 펴고, 에너지가 넘치게 하는 자기소개는 상대에게 신뢰감을 준다. 이름을 말할 때는 “000라고 합니다”는 절대 금물이다. 어떤 회사는 면접에서 자기소개를 하며 자신의 이름을 “000라고 하는데요”라고 말하는 응시자를 그것만으로 탈락시켰다고 한다. 자신의 이름도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고, 쭈볏거리는데 다른 것은 볼 필요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다음으론, 나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런데 사람이 이상한 게 자신을 높이면 오히려 낮아지고, 낮추면 오히려 높아진다는 것이다. 자기소개를 하라고 하면 단어 뜻 그대로 자기소개만 하기 쉽다. 하지만 정작 인간 관계의 프로들은 자신의 이야기보다 참가한 모임, 참석한 멤버에 대한 상찬을 먼저 곁들인다.
“블루리본 모임, 좋은 모임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뜻이 궁금해서 예습 삼아 찾아보았더니 영국의 최고훈장이란 사전적 뜻도 있고, 서울시내 맛집을 수록한 책 이름이기도 하더군요. 막상 여러분들을 만나뵈니, 두 가지 뜻이 함께 있는 것 같습니다. 훈장을 받을만큼 멋진 분들이 맛난 음식을 함께 드신다는 뜻에서요.”
우리는 흔히 자기소개 하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늘어놓아야 상대의 머리에 각인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오히려 상대에 대한 이야기와 감사를 할 때 나의 가치와 주가는 올라간다. 자기소개는 이름과 하는 일 등을 간결하고 강하게 소개, 임팩트 하나를 주는 것만으로 족하다.
재미, 의미, 진미(진정한 인간미),이 3미가 갖춰지면 자기소개만으로도 당신은 모임의 스타가 될 수 있다.

김성회 (blizzard88@naver.com)
■ 연세대학교 국문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세계일보 기자로 활동하다 현재 강남구청 공보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준비하는 미래는 두렵지 않다》 《CEO의 습관》이 있다.

김진욱 기자 action@er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