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운정신도시 아파트 단지. 사진=이코노믹 리뷰 이소현 기자
파주 운정신도시 아파트 단지. 사진=이코노믹 리뷰 이소현 기자

비규제지역인 김포와 파주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6.17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직후 규제가 덜한 김포와 파주는 직후 풍선효과로 집값이 뛰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울 접근성의 편의성에 따라 집값 상승폭 차이를 보이고 있다.

광역교통망이 확보된 김포는 서울과 가까운 지역을 중심으로,  파주의 경우 GTX노선 개통이 예정된 운정신도시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호재가 없는 외곽 지역에선 호가가 하락하며 전체 상승률을 끌어내리는 등 양극화 경향도 커지는 중이다.

30평대 8억원 넘어선 김포 한강변 아파트...추가 규제 가능성도

1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김포 아파트값은 지난 9월 0.3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 6월 2.96%까지 올랐지만, 이후 8월 0.74%를 기록하는 등 서서히 둔화되고 있다. 다만 외곽 지역 집값 상승세는 덜한 가운데, 서울과 가까운 고촌읍·걸포동·구래동 등의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입주를 시작한 김포시 걸포동 한강메트로자이3단지 8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28일 8억434만원에 거래됐다. 김포에서 같은 면적 아파트값이 8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첨이다. 지난 6월 중순 같은 주택형이 6억2417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도 세달 만에 2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고촌읍 캐슬앤파밀리에시티2단지 100㎡ 또한 이달 6일 7억7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직전 입주권 최고가인 6억445만원을 1억원 5000만원 이상 추월했다. 향산리 힐스테이트리버시티 2단지 84㎡는 한달새 1억원 이상 오르며 지난달 16일 최고가인 6억9020만원에 거래됐다.

김포는 6.1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풍선효과를 겪었다. 대출이 제한되고 거래 요건이 강화되는 조정대상지역이 수도권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규제를 피한 점이 부각된 것이다. 또한 수도권 전세가격이 급증하면서, 서울에서 밀려난 수요자들도 일부 유입되는 모습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김포는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다. 대출도 잘 나오고 도시철도를 중심으로 서울 접근성이 좋다. 여기에 GTX 노선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당분간은 계속 수요자들이 이어지지 않을까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규제 사정권에 들어갈 위험성은 있다.  여 연구원은 “다만 규제 요건이 다 갖춰져 규제 지역으로 규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실거주 수요가 아니라 풍선효과를 노리는 경우에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겠다”고 전했다.

김포보다 덜한 파주, 철도 따라 집값 양극화

비규제지역인 파주 또한 GTX노선 예정지와 인접한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최고가 손바꿈이 계속되고 있다. 파주 집값을 견인하는 운정신도시 대장주 아파트들은 지난 6월 입주권이 6억원 안팎을 기록했지만, 최근 처음으로 7억원을 넘어서는 등 가격이 오르고 있다.

운정 목동동 힐스테이트운정 72㎡는 이달 9일 6억2700만원에 손바뀜했다. 입주 3년차인 이 아파트 주택형(23층)은 지난달말 최고가인 5억89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지만, 한달이 지나지 않아 수천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동패동 운정신도시 아이파크는 85㎡가 한달 만에 1억원 이상 오르며 지난달 중순 7억6955만원 최고가에 실거래됐다.

다만 광역교통망이 이미 형성된 김포보단 규제 반사이익이 덜한 모양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파주 월간 아파트값 변동률은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7월 들어 1.56%로 상승 전환했다. 다만 8월 들어 0.54%, 9월 0.18%를 기록하며 오름폭이 감소하고 있다.

특히 운정신도시와 경의선과 인접한 야당동 등을 제외한 외곽 지역의 구축 아파트가 상승세를  끌어내렸다. 문산읍의 입주 15년차 A아파트 85㎡는 이달 올해 들어 가장 낮은 가격인 1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내린 가격이다. 문산읍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규제 발표 이후 집값이 오른 건 운정신도시 얘기다”면서 “이쪽은 매수 문의도 그대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김포와 달리 추가 규제지역 지정 또한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주택가격상승율이 물가 상승율의 2배 이상이거나 청약경쟁율이 5대 1 이상을 기록하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열린다.

여경희 연구원은 "파주의 경우에도 비규제지역이라는 이점이 있지만, 김포와는 다르게 서울 접근성이 떨어진다"면서 "그런 점으로 미뤄볼 때는 수요 유입이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