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미술품, 불황에 더 화려하네!
미술시장 거품꺼졌지만 인도·동남아 작품은 ‘건재’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미술이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위기는 거의 모든 상품의 거품을 꺼뜨렸고 미술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거품은 아직도 꺼지지 않고 건재하다.
최근 인도와 동남아시아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들에 대한 잠재력을 중국보다 더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회사인 소더비와 크리스티즈에서 지속적으로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작가들을 발굴하고 전시회를 열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떠오르는 블루칩 인도·동남아
인도 현대미술의 특징은 ‘내러티브’가 살아있다는 점이다. 인도 작품은 유난히 상징과 이야기 구조를 담고 있는 작품들이 많다. 인도의 전통과 세계를 바라보는 인도의 시선들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 점은 서양 미술과 이들 미술을 구분 짓는 가장 큰 차별점이다. 일반적으로 현대미술은 작품의 내용보다는 외형에 의한 형식주의에 의해 건조한 경향이 많다. 미니멀리즘, 컬트 모더니즘 등 형식의 파괴로부터 새로운 사조의 미술이 진행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인도의 하이브리드적 특징은 현대미술에서는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다양한 문화가 혼재돼 있는 인도는 다양한 문화를 인도화시켜 혼돈의 시대에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때로는 서양의 폭력, 문명 등을 그림을 통해 비판하고 은유하고 있지만 그것이 보는 이들에게는 오히려 재미있게 읽히는 것이다.
인도 작가들은 전통과 현대 문명 비판의 혼합을 통해 세계인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T.V. 산토시는 사진 이미지를 유화로 그려 주목을 받았다. 9·11테러 당시 경비견을 비평적인 관점에서 그려내 서양 문화를 패러디 한 것이다. 서양 문명을 풍자한 작품임에도 높은 호응을 받았다. 어쩌면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내 불편할 수도 있는 작품임에도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대부분의 인기 있는 작가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두드러진다. 얼마 전 한국에 왔던 지티시 칼라트(Jitish kallat), 산토시(T.V.Santosh), 쉴파 굽타(Shilpa gupta) 등의 작품에서 이러한 특징을 잘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2월1일 크리스티즈에서 열린 옥션에서 Hema upadhyay의 추정가 32,404~45,365달러인 작품이 29000달러에 판매되기도 했다. 이는 중국 등의 작가들의 작품이 유찰되고 있는 현실에서 비교적 선전한 결과다.
또한 크리스티즈에서 11월 30일 열렸던 옥션에서도 인도네시아의 I nyoman mastiadi의
이러한 경향을 반영해 국내에서도 인도와 동남아시아 미술 작품이 활발히 전시되기도 했다.
얼마 전 내한한 지티시 칼라트의 작품은 아라리오갤러리에서 높은 호응을 받으며 전시 판매되기도 했다. 특히 열린 폭이 4.8미터가 넘는 페인팅인
인도·동남아시아 작품을 전시했던 아라리오갤러리 권부경 홍보담당자는 “지티시 칼라트 같은 경우 대작은 3억원 이상, 좀 더 작은 유화 작품은 1억3천만원 정도에 판매됐다”며 “불황 중에 그리고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한 인도 작가의 작품이 높은 가격에 판매가 됐다는 것은 국내 컬렉터들에게는 이들 작품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인도·동남아시아 작품의 인기는 당분간 시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내년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의 주빈국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에 또 한번의 인도 미술 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아라리오갤러리, EM아트갤러리 등 관련 전시를 기획했던 갤러리를 방문해 문의하거나 올해 마지막 경매인 서울옥션을 주목해도 좋다. 서울옥션에서는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동남아 현대미술 작가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도네시아 출신의 니오만 마스리아디의
송인선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큐레이터는 “인도는 온라인이 비교적 잘 구축된 나라여서 정보공유가 활발해 가격을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면서 “미술 작품을 구입하려면 믿을 수 있는 갤러리를 방문해 자신의 취향을 고려한 후 가격을 꼼꼼히 알아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오희나 기자 (hnoh@ermedia.net)
박스
송인선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큐레이터
“시장 살아나면 가장 먼저 오를 것”
인도·동남아 미술을 투자하기에 지금이 적기인가. 인도의 작품들은 상대적으로 거품이 덜 빠졌다. 중국, 한국 등 다른 주목받는 미술 작품이 50~60% 정도가 빠졌다면 인도는 70~8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거대한 대륙과 인구라는 뒷받침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도 인구 중 1%만이 갑부라 하더라도 자국의 미술작품을 사줄 수 있는 컬렉터들의 분포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풍부하다. 또 세계 갑부 중 상당수가 인도인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에 다른 미술시장보다도 인도는 안정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 초까지는 관망할 필요가 있다. 만일 미술시장이 조금이라도 살아날 조짐이 보인다면 인도·동남아 작품은 투자해도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품을 구입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작가가 세계 유수의 미술관을 통해서 성장했느냐를 봐야 한다. 기획전시에서 선정되고 알려진 작가는 시간이 지나면 더 유망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실험적인 작품들을 주목하는 것이 좋다. 공공미술의 기획전시는 관습화되고 유행에 따르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인도·동남아시아 작품 구입시 투자 기간은. 미술 작품은 경기를 많이 타기 때문에 가격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부동산 등은 떨어져도 많이 떨어지지 않지만 미술 작품은 90%대로 떨어질 수도 있는 변동성 높은 투자상품이다. 따라서 자신의 취향을 고려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가격이 싸다고 집에다 모셔놓을 작품을 구입해서는 안 된다. 먼저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작품, 그리고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가격도 오를 가능성 있는 작품으로 신중하게 구입해야 할 것이다.
오희나 기자 hnoh@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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