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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리서치 전문 마크로밀코리아 주영욱 대표
조사 비용은 1/10… 결과는 24시간 안에
발문
기존 여론조사업체의 10분의 1에 불과한 비용으로 같은 품질의 시장조사 가능…자금여력이 빠듯한 중소기업도 시장조사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게 돼
“고객들로부터 조사 의뢰가 오면 24시간 안에 조사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최근 김연아 선수의 일본 내 인지도를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설문 작성부터 결과가 나오기까지 채 하루가 안 걸렸습니다. 제가 리서치업계에 16년 이상 몸담고 있었고 미국계나 프랑스계 회사에서 모두 일해봤지만 이런 혁신적인 시스템은 정말 처음입니다.” 마크로밀코리아 주영욱(47) 대표의 말이다.
일본의 1위 온라인 리서치업체인 마크로밀(Macromill)은 일본을 대표하는 3세대 벤처기업. 지난 2000년 설립된 마크로밀은 불과 창립 4년 만에 매출액 30억엔을 넘어서 일본 증시에 상장된 후 매년 3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우량기업을 성장했다. 현재 일본 증시에서 마크로밀의 주가는 주당 17만엔을 호가하며 블루칩 대접을 받고 있다.
영업이익률 30%, 일본 대표하는 벤처기업
“일본에서 마크로밀이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조사의 신속성도 신속성이지만 조사비용의 저렴함에 있습니다. 기존 전화 설문조사의 비용이 표본 1인당 1만~2만원 정도 소요됐습니다. 1000명을 대상으로 시장조사를 실시하면 약 1000~2000만원의 돈이 들어가는 셈이죠. 이 때문에 지금까지 시장조사를 마케팅이나 브랜딩에 활용한 기업들은 여유가 있는 대기업들로 국한됐습니다. 그러나 마크로밀은 그 10분의 1인, 1000~2000원 정도에 똑같은 시장조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마크로밀의 리서치 시스템이 국내에 선을 보이는 내년에는 자금여력이 빠듯한 중소기업도 시장조사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주 대표는 이어서 “<이코노믹 리뷰>와 같은 미디어들도 그동안 여론조사를 비용과 시간 때문에 꺼려왔는데, 마크로밀코리아가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하면 미디어들도 저렴하고 신속하게 여론조사를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양질의 기사를 위해 여론조사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그동안 비용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했던 기자로서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마크로밀이 이처럼 저렴하고 신속하게 리서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자체 개발한 ‘AIRs(Automatic Internet Research System)’라는 온라인 리서치 관리 시스템 덕분이다.
설문 작성, 패널 선정 등 전 과정 자동화
AIRs는 설문지 작성 및 설문 관리, 패널 선정 및 관리, 조사 결과 데이터 자동생성 및 검증을 모두 자동으로 처리해 준다.
일본 마크로밀은 약 80만명에 달하는 리서치 패널들을 AIRs를 통해 관리한다. 설문조사에 참여하는 패널들은 온라인 쇼핑몰이나 백화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마일리지 포인트를 받게 된다.
“일본의 경우 마크로밀이 출범한 지 8년이 다 돼가는 만큼 젊은이들 사이에서 마크로밀 패널이 되어 포인트를 받아 돈을 아끼는 것이 트렌드가 될 정도로 패널 수가 많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이제 처음 마크로밀의 리서치 시스템이 선보이는 만큼 10만명 정도의 패널로 시작해 3년 안에 30만명의 패널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물론 패널에 참여하는 이들은 설문조사에 응한 대가로 문화상품권이나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마일리지 포인트를 받게 됩니다.”
설문조사에서 신속성과 비용만큼 중요한 것은 조사의 신뢰성. 특히 그동안 무수히 등장했던 각종 온라인 설문조사는 그 신뢰성에 의문을 받아왔고 온라인 리서치가 활성화되는 데 장애가 됐다.
이에 대해 주 대표는 “마크로밀의 Airs 시스템이 탁월한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본 마크로밀의 경우를 보면 약 80만명에 달하는 패널들의 히스토리와 최근 상황을 주기적으로 체크해 패널들의 수준을 관리하는 한편, 특정 조사를 수행하기 위해 패널을 샘플링할 때 패널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트랩(Trap) 설문을 보내 패널들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작업을 반드시 거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AIRs 시스템을 이용해 자동으로 이루어집니다. 신뢰성 면에서는 갤럽이나 닐슨 등 유수의 리서치업체에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현재 AIRs 시스템의 한글화 작업이 진행 중이고 1월에는 조사를 위한 패널 모집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아마 3월쯤이면 본격적인 리서치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고 보십시오. 내년에 마크로밀코리아가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하면 국내 리서치시장에 커다란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입니다.”
주 대표의 말에 자신감이 넘쳐났다.
우리나라의 리서치 시장은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 기준으로 시장 규모가 4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커졌다. 그러나 이처럼 규모는 커졌지만 마케팅과 브랜딩, 각종 정책 어젠다를 수립하기 위한 여론조사는 중소기업과 규모가 작은 사회단체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했던 것이 사실이다.
주 대표의 말대로 마크로밀코리아가 기존 업체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보다 신속하게’ ‘신뢰성 있는’ 설문조사로 리서치시장의 외연을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멘사 회장으로 저소득층 과외공부 지원도
한편 청소년 시절 괴테와 헤세에 빠져 학부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경영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딴 후 지금은 사진에 푹 빠져 상명대 대학원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있는 주영욱 마크로밀 코리아 대표는 다재다능한 CEO의 전형이다. 그의 다양한 재능을 보여주는 상징이 바로 멘사코리아 회장이란 직함이다. 흔히 ‘천재들의 집단’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실상이 잘 알려지지 않은 멘사는 어떤 단체일까.
주 대표에게 멘사의 실체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주 대표는 지난해 8월 멘사코리아의 6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멘사는 1947년 영국에서 지능지수가 높은 영재들의 재능을 개발하고 활용하기 위해 조직된 순수 민간단체.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약 10만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멘사코리아는 1996년 처음 결성됐는데 현재 회원 수가 1000명에 달한다.
멘사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멘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멘사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는데 총 40문항을 20분 동안 풀어 IQ 148을 넘으면 멘사 회원이 될 수 있다.
주 대표에 따르면 멘사 회원들은 대체적으로 지적 호기심이 왕성해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멘사 활동은 시그(SIG, Special Interest Group)라고 부르는 동호회 활동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회원들이 관심사에 따라 자발적으로 모여 공부하고 토론하는 것이 멘사 활동의 전부다.
호기심이 많은 반면 멘사 회원들은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대외 활동을 잘 하지 않는다는 것이 주 대표의 말이다. 이 같은 회원들의 타고난 성격 때문에 멘사가 이름만 유명하고 구체적인 활동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아 멘사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겨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주 대표는 “멘사가 지나치게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아 멘사가 폐쇄적인 영재들의 집단으로 오해받는 것 같아 내년부터 사회활동의 일환으로 멘사 회원들이 나서서 저소득층 자녀들의 과외공부를 돕는 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프로필
|Profile|주인욱 대표는 1961년 전남 광주 출생으로 조선대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인하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Reserch Power 대표와 미국계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업체 NFO코리아 대표, 프랑스계 마케팅 리서치업체인 IPSOS 코리아의 대표를 지낸 후 올해 마크로밀코리아를 설립했다.
이형구 기자 (lhg0544@ermedia.net)
이형구 기자 lhg0544@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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