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0세 어린이의 로봇 친구 목시(Moxie)는 어린이 목소리를 내며 인간의 감정도 표현한다.    출처= Embodied Inc.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재택 격리는 연령대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힘든 일이었지만 학교에서 친구들과 신체적으로 접촉하고 교류하고 배우며 성장하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특별히 더 고통스러운 기간이었을 것이다.

코로나로 많은 학교들이 문을 닫으면서 그런 교류를 할 수 없게 된 어린 아이들을 위해 로봇 친구를 만든 회사가 있다.

오토마톤(Automaton, 로봇 인간)으로 알려진, 사회적으로 도움을 주는 로봇은 반려 동물처럼 인간의 외로움, 불안, 스트레스를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이런 로봇은 주로 수술 전 아이들의 기분을 전환하고 진정시키기 위해, 자폐 아동이 사회적 기술을 배우도록 돕기 위해, 그리고 치매 노인 환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임상 환경에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 유아 개발 전문가들과 로봇 공학자들은 어린 아이들이 그들의 감정을 조절하고 집에서도 사회적이고 감정적인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올 가을 가정용 소셜 로봇을 판매할 계획인 두 회사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전에 이미 개발에 착수했지만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시기라고 말한다. 지난 몇 달 동안 어린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부대껴온 부모들이라면 수 차례 멘붕을 경험했을 것이다.

비슷한 목표를 갖고 있지만 두 회사 로봇은 스타일과 가격 면에서 확연히 다르다. 로봇보다는 곰인형을 더 닮은 49.99 달러(6만원)짜리 퍼블(Purrble)은 3세에서 9세 아동을 위해 고안된 로봇으로, 귀여워해주면 심박수가 느려지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내는 센서가 장착되어 있다. 아이들이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로하는 법을 배운다면 그들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법도 더 잘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서 창안했다.

또 다른 로봇 목시(Moxie)는 5세에서 10세 사이 아동을 타깃으로 만든 것으로, 동년배의 어린이 목소리로 말하고 이전의 대화를 기억하며, 인간의 감정도 표현한다. 목시는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함을 보여주는 연습을 하도록 돕는다. 가격은 1499 달러(180만원)로 유지 보수와 업데이트를 위해 1년 후에는 월 구독료 59.99 달러(7만 2000원)를 내야한다.

목시는 회사 웹사이트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되며, 퍼블은 오는 9월에 아마존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 로봇보다는 곰인형을 더 닮은 퍼블(Purrble)은 3세에서 9세 아동을 위해 고안된 로봇으로, 귀여워해주면 심박수가 느려지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내는 센서가 장착되어 있다.   출처= Committee for Children

퍼블은 아이들의 사회적, 정서적 학습에 초점을 맞춘 비영리 단체 커미티포칠드런(Committee for Children)이 킹스칼리지런던(King's College London)의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연구원인 페트르 슬로바크와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 대학(University of California, Santa Cruz)의 캐서린 이스비스터 교수의 도움을 받아 개발했다. 이 단체는 화면 없이도 어린이들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로봇을 만들기 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고양이나 강아지를 구할 수 있는데 털 달린 로봇을 살 이유가 있을까?

소셜 로봇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LA 아동 병원의 소아과 의사 마가렛 트로스트는 "로봇은 변기가 필요 없으니까요.”라고 말했다.

"퍼블은 단지 애완동물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에게 특정한 변화를 일으키도록 고안된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요."

목시를 만든 회사인 임바디드(Embodied)의 파올로 피르자니안 CEO 최고 경영자는 아이들을 사람보다 로봇을 더 좋아하게 만들 수 있다는 목표를 가지고 목시를 설계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하루에 2시간 이상 사용하면 전원이 자동으로 꺼진다. 부모들은 또 앱을 이용해 목시의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룸바(Roomba) 진공 청소기를 만드는 아이로봇의 CTO 출신인 피르자니안은 2016년 임바디드를 공동 설립했다.

그는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아이들이 목시에 빠지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 아이들의 정서적 능력이 삶의 행복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위한 사회 정서적 개발이 과소평가되고 있습니다.”

목시는 아이들과 함께 긴장을 푸는 운동을 하고, 아이들의 이름을 배우고, 하루 일과에 대해 물어보고, 아이들이 안아주고 싶어하는지 물어보면서 아이들에게 위안을 준다.

목시는 아직까지 이 회사의 최초이자 유일한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