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리뷰=박창민 기자] 국민은행이 올해 상반기 직원 1인당 생산성에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에 밀려 3위에 자리했다. 은행권 영업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에선 신한은행을 제치고 1위에 올랐으나, 1만7000명이 넘는 은행권 최대 직원 규모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이에 신한은행이 작년 상반기보다 직원당 생산성이 낮아졌음데도 직원 1인당 생산성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하나은행은 판관비를 대폭 줄이며 2위에 올랐다. 우리은행은 직원 1인당 생산성이 대폭 낮아지며 4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1억원을 넘지 못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올 상반기 직원당 생산성은 1억3459억원이다. 직원 1명이 올 1월부터 6월까지 1억3459만원을 벌어들였단 의미다. 작년 상반기(1억3803억원)보단 2.5%(345만원) 줄어든 규모지만, 신한은행은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또 다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은행원 1인당 생산성(1인당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은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을 직원 수로 나눠 계산한다.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충전이익)은 건물이나 지분 매각, 기업 구조조정 충당금, 그리고 충당금 환입액 등 일회성으로 반영 되지 않아 은행의 순수영업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지표다.
충전이익은 은행의 핵심 영업이익인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더한 값에서 판관비(판매비·관리비)를 뺀 금액이다. 충당금적립전이익에서 영업외이익을 뺀 값이기도 하다. 이번 집계에선 신용손실충당금을 충전이익 계산을 위한 충당금 항목으로 사용했다.
2위와 3위 자리는 각각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차지했다.
하나은행의 직원당 생산성은 전년 동기(1억1825만원)보다 8.8% 상승한 1억2864만원이었다. 하나은행의 직원당 생산성이 높아진 이유는 분모인 충전이익 증가와 분자인 직원 수 감소가 맞물린 결과다.
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이자이익과 비자이자이익이 총 1151억원가량 줄었으나, 판관비
를 2000억원 가까이 줄이며 이익 감소분을 상쇄하고 충전이익(1억6638억원)을 5.7% 증가시켰다. 직원 수를 4대 은행 최대 감소폭인 2.8%를 줄인 점도 직원당 생산성을 높인 요소다.
국민은행은 높은 충전이익에도 은행권 최대 규모인 직원 수에 발목이 잡혔다.
국민은행의 올 상반기 직원당 생산성은 1억1214만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1억182만원)와 비교해 10.1% 높아진 액수다.
국민은행은 분모인 충전이익을 1조9524억원 거둬들였다. 전년 동기(1조7816억원)보다 9.6% 오른 수치다. 이는 올 상반기 은행권 최대 규모다. 하나은행이 판관비를 줄여 충전이익 규모를 늘렸다면, 국민은행은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에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360억원, 502억원 더 벌어들이며 충전이익을 더 쌓았다.
당기순이익이나 충전이익 등에선 리딩뱅크를 다투는 국민은행이 1인당 지표에선 다소 밀리는 고질적인 이유는 직원 규모다.
올 상반기 국민은행 직원 수는 1만7410명으로 4대 은행 중에 가장 많다. 다만 국민은행도 직원 감축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2016년 상반기와 비교해 15% 가까이 직원 수를 감축한 은행은 국민은행(2만429명→1만7410명), 하나은행(1만5194→1만2934명) 단 두 곳뿐이다.
4위에 자리한 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1인당 생산성은 9188만원이다. 4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1인당 생산성이 1억원을 넘지 못했다. 전년 동기(1억654만원)와 비교해 13.8%나 직원당 생산성이 떨어졌다.
직원 수는 전년 동기보다 0.7%(102명)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이자수익와 비이자수익이 1900억원 가까이 감소한 데다 판관비는 420억원 늘면서 충전이익이 14.3%(1조6046억원→1조3745억원) 감소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