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정부가 6·1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조정대상지역을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한 가운데, 접경지역인 경기 파주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GTX-A 착공 호재가 있고 경의선 야당역이 위치해 서울 도심지와의 접근성이 좋은 파주 운정신도시를 중심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으며, 역세권 외 지역들도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파주 지역이 수도권 지역 가운데 3억원에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는 소수 지역으로 남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로의 복귀를 위한 환금성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파주 운정신도시, GTX·경의선 인근 지역 "계약금 들고 왔다"···여타 지역도 '후끈'


▲ 파주 목동동 운정고등학교 너머로 힐스테이트 운정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사진=이코노믹 리뷰 이소현 기자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6·17 부동산 정책으로 조정대상지역이 수도권 일대로 확대됐지만, 남북 접경지역인 파주는 비규제지역으로 남았다. 정책의 풍선효과가 파주를 향할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파주 운정신도시 현장은 "가계약을 무르겠다고 한 집주인도 있었다"면서 과열된 분위기를 전했다.

운정신도시에서도 GTX가 착공된 곳과 경의선 야당역 등 역세권 인근 지역 위주로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GTX 양향권 단지 인근에서 중개업을 하는 공인중개사 A씨는 "정책이 발표된 이후 집을 보기도 전에 계약금과 입금 날짜를 대는 사람도 나왔다"면서 "지금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다 거둬들였다"고 밝혔다.

앞서 파주 집값이 떨어지는 와중에도 역세권은 비교적 오름세를 유지해왔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파주의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1%대 하락율을 이어왔지만, GTX 영향권인 힐스테이트 운정 84제곱미터는 분양 당시보다 1억5000만원~2억 가까이 올라 현재 호가가 4억8000만~5억원에 형성된 상황이다.  

경의선 야당역과 인접한 야당동 캐슬앤칸타빌에선 실거래 사례가 나왔다. 이 단지의 59㎡ 아파트는 정부 발표가 있은 지 하루 만인 18일 3억6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3억3000만~3억5000만원 수준에 실거래 된 것과 비교하면 순식간에 수천만원 오른 것이다.

다음달 입주가 예정된 파주 운정 아이파크도 GTX와 근접해 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인근의 공인중개사 B씨는 "주말 사전점검이 끝나고 매물이 풀리기 시작하면 금액이 변동될 수도 있다"면서도 "비규제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지금은 1000만~3000만원 오른 듯하다"고 밝혔다. 

GTX·경의선보단 덜하지만 그외 지역들도 집값 상승에 시동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신도시에서도 역세권에서 벗어난 단지에서 공인중개업을 하고 있는 C씨는 "매물이 바로 빠지고 그러지는 않는다. 그러나 막상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오면 집주인 반응이 다르다"면서 "19일에도 집을 보겠다는 사람이 와서 연락을 했더니 반응이 없었다"고 밝혔다. 


"수도권에서 남은 3억원대 집은 파주와 김포 뿐···환금성 수요 몰릴 것"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은 이미 예견됐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선 지배적이다. 정부가 올해 2·20 정책을 발표해 앞서 풍선효과가 나타났던 경기 수원 영통·권선·장안, 안양 만안, 의왕 일대를 조정대상 지역에 포함시켰을 당시에도, 서울 도심지와 접근성이 좋고 교통호재가 맞물린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름세를 탔다. 

당시 비규제지역이었던 인천시가 대표적인 사례로, 이 지역은 송도국제도시와 GTX-B노선 호재가 있는 연수구를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일어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인천시의 아파트가격은 3월 첫째주 0.11%에서 셋째주 0.53%까지 올랐다. 파주 지역도 GTX·경의선 역세권을 중심으로 오르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것이다.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는 "앞서 규제지역의 아파트 값이 상당히 올랐기 때문에 서울에서 집을 사고자 하는 분들이 3억원을 들고 집을 살 수 있는 지역은 사실상 파주와 김포 밖에 남지 않아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다만 북쪽 지역은 선호도와 교통 편의성이 떨어지는 지역이 있어, (집값 상승의) 가중치를 70~80%로 본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서울에서 파주로 이동하는 경우 '밀려가긴 하지만 언젠가는 나올 것이다'는 흐름(심리 위주로)으로 움직이고 있어, 환금성 수요로 본다"고 평가했다. 


운정 땅값은? "남북관계 영향 제한적···지금과 같은 분위기 이어질 것"


▲ 파주 운정신도시 3지구에는 파크푸르지오와 공공임대리츠 아파트가 2021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사진=이코노믹 리뷰 이소현 기자

이번 6·17 대책으로 파주 땅값도 움직일지 주목된다. 앞서운정신도시의 개발지구는 2003년 동패동과 목동동, 야당동, 와당동 일대로 선정됐지만, 2008년 다율동과 당하동, 교하동이 추가됐다. 공시지가 보상으로 시세차익을 얻기 힘든 개발지구 외 인근 지역의 땅값이 오르는데, 운정의 경우 선정 지역이 확대되면서 상승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규제지역에서 논외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발지구 내 상업용토지를 거래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상승을 노려볼만 하다"면서 "신도시가 자리잡으려면 시간이 걸린다. GTX도 신설되고 분양도 진행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운정신도시의 경우 남북 관계 경색의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문가는 진단했다. 앞서 남북대화가 물꼬를 트면서 2018년 파주 지가는 9.53% 상승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개성공단을 향하는 파주 장단면이 당해 4월 20%대가 넘게 상승하는 가운데 신도시는 5~8%대 상승률을 보이는 등 영향력이 덜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남북 관계는 (신도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면서 "비규제지역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면 시가가 오를 수도 있지만 거래가 활발히 이어져온 곳이 아닌 점을 고려하면, (규제 발표) 이전의 분위기가 어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