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일본에서 수도 도쿄 등 도시들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의료 붕괴'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내 다수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의심 환자들의 수요 급증을 감당 못해 이송을 거절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인 요미우리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이달 초 도쿄도 추오구의 한 병원은 코로나19가 의심되는 폐렴 환자가 내원해 전담 의료기관으로 이송하고자 했으나, 20곳 이상에서 거절당했다. 해당 환자는 5시간 후 심야에야 이송처를 배정 받았다.
비슷한 시기 도쿄 소재 중형 병원을 찾은 의심 환자 역시 병세가 중증화하고 있음에도 이송 병원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해당 병원장은 보건소에 상담했으나 이송처를 찾을 수 없었고, 결국 "직접 부탁하세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신문은 보건소가 코로나19 감염자의 이송처를 배정하는 시스템에 대해 "사실상 파탄 난 상태"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는 감염증 지정 의료기관과 대형 병원들도 밀려드는 환자 수요에 대응을 고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7일 '긴급사태'를 선포하면서 중증 환자는 대형 병원 등에서 치료 받고, 그 외 환자들은 일반 병원이나 자택, 숙박시설 등에서 요양한다는 방침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역할 분담은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세 앞에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듯하다.
도쿄의대병원의 미키 다모쓰 원장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없어도 불안을 호소하는 사람부터 당장 진찰이 필요한 중증 환자까지 모두 대형 병원에 집중된 상태"라고 말했다.
스기나미구에 있는 한 핵심 병원도 코로나19 환자 대응에 쫓겨 응급환자까지 거절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의 의료 붕괴 직전 상황을 두고 일본 내 집중치료실(ICU) 부족 문제가 원인으로 거론됐다.
ICU는 중증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의료시설로,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인구 10만명당 ICU 병상 수는 5개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 35개, 독일 30개, 프랑스·이탈리아 12개, 스페인 10개 등 여러 국가들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신문은 "(일본 내) ICU들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기능 부전' 상태에 빠질 우려가 크다"면서 "정부의 추산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절정에 이를 때 전국 43개 도·부·현에서 중증 환자가 ICU 병상보다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