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주요 게임사들의 모바일 기대작 출시 부담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외부에 출시를 알렸지만 일정이 밀리고 있는 게임은 시장에서 그 기대감이 차츰 하향조정되는 분위기다. 몇 년 사이 여러 대작이 출시됐고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기존 인기를 공고히 유지하는 스테디셀러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컴투스 등 주요 게임사는 바람의나라 연, 테일즈위버M, 리니지2M, 세븐나이츠2, 서머너즈워 MMO 등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주요 기대작으로 평가받는 게임은 대체로 콘텐츠가 방대한 MMORPG다. MMORPG는 성과에 따라 매출액에 큰 변화가 생기는 장르인 만큼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신경을 많이 쓰는 만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게임 출시 일정은 종종 지연된다. 대표적으로 넷마블의 세븐나이츠2는 2017년 11월 티저를 공개한 후 출시에 대한 언급이 매 분기 나왔지만 거듭 일정이 연기되며 이번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MMO도 당초 2018년 하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지연되고 있다.
두 게임의 원작인 세븐나이츠와 서머너즈워는 모두 넷마블과 컴투스가 자체 개발한 지식재산권(IP)이다. 오리지널 IP 임에도 흥행에 성공해 각 사에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이런 IP의 후속작인 만큼 시장의 기대감은 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원작의 매출이 차츰 하향 조정됐고 자연스럽게 후속작의 기대감도 낮아지는 분위기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세븐나이츠2의 올해 예상 매출액을 1656억원으로 잡았지만 이달 발표한 보고서에는 1028억원으로 하향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 4월 세븐나이츠2의 올해 매출을 821억원으로 내다봤지만 이달 발표한 보고서에는 421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낮췄다.
넥슨의 바람의나라 연과 테일즈위버M 역시 하반기 기대작인 건 분명하지만 1~2년만 더 빨리 나왔으면 좋았을 거라는 평이 나온다. 가령 넷마블은 자사의 인기 PC온라인 게임 IP가 마땅히 없었음에도 엔씨소프트와의 협업으로 2016년 12월 리니지2레볼루션을 내놓았다. 엔씨는 자사 리니지IP를 활용한 리니지M을 2017년 6월 출시했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반면 넥슨은 보유한 인기 PC MMORPG IP가 여럿임에도 모바일 시장으로의 전환이 늦었다는 평이다.
그간 모바일 게임 시장 유저의 눈높이는 높아졌고 경쟁작은 많아졌다.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TOP 10에는 리니지M, 로한M,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검은사막 모바일 등 MMORPG가 포진해있다. 이 순위권에 있는 게임은 대체로 출시한 지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사례다. MMORPG 장르 특성상 유저들이 하나의 게임을 오래 즐기는 경향이 있다. 세대 교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장르가 아닌 셈이다.
매출 순위 중상위권에서도 뮤오리진2, 레전드오브블루문, 라그나로크M, 로드 모바일, 트라하, 아르카, 신명, 탈리온 등 외산·국산 게임들이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지킨 타이틀이다.
그간 모바일 시장에서 캐주얼 게임 위주로 서비스하던 카카오게임즈도 모바일 MMORPG 시장 진입에 시동을 걸었다. 카카오게임즈는 테라 클래식을 오는 8월 출시한다. 송재경 대표가 이끄는 엑스엘게임즈에서 개발을 맡은 달빛조각사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은 경쟁이 치열한 와중에도 시장의 기대감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이는 원작 IP에 대한 파워도 영향을 줬지만 앞서 출시한 리니지M이 압도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니지M은 출시 후 2년 넘게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리니지M은 올해 상반기 매출 3000억원 이상을 올리며 압도적인 국내 앱마켓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테라 클래식의 개발사 란투게임즈 송기욱 개발 총괄 대표는 “PC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모바일도 코어 유저를 중심으로 남는 상황이다”면서 “결국엔 각 게임 장르 본연의 재미를 잘 살린 콘텐츠가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MMORPG의 경우 경쟁 콘텐츠와 멀티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