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6일(현지시간) 3%대 상승률을 보이면서 2년 5개월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비아의 '숙청 사태'가 투자심리를 자극한 결고로 풀이된다. 국제유가 상승은 각종 상품 가격 상승에 이어 각국에서 인플레이션 상승을 초래해 금리인상을 재촉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벤치마크 원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분은 전거래일 종가보다 3.1%(1.71달러) 상승한 57.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5년 6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하루 상승폭도 지난해 11월30일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브렌트유 내년 1월 인도분은 3.5%(2.20달러) 오른 64.2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일간 상승폭으로는 9월25일 이후 최대다.

유가는 산유국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구기구( OPEC)가 내년 3월 종료될 감산합의를 내년 말로 재연장할 것이라는 기대에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반대파 숙청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OPEC 회원국들은 이달 말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감산합의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인데 사우디는 이미 합의 재연장지지 의사를 밝혔다. 감산합의에 참여하고 있는 비 OPEC 산유국인 러시아도 감산합의 재연장 지지의 뜻을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반부패위원회는 부패 척결을 앞세워 왕자 11명, 현직 장관 4명, 전직 장관 수십 명을 체포했다고 사우디 국영TV가 지난 4일 보도했다. 제1 왕위계승자인 모하마드 빈살만(32) 왕세자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산 합의를 지지해온 빈살만 왕세자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유가를 끌어올렸다.

필 플린 프라이스워터스그룹 선임 시장 분석가는 마켓워치에 “최근 공급 감소 조짐과 미국 셰일 생산 둔화도 유가상승 여건을 조성해 미국산 원유가격이 배럴당 50~55달러 박스권에서 벗어나도록 돕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원유 채굴기 숫자 감소는 미국 원유생산 감소를 예고했다. 유전정보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지난주 가동중인 원유채굴기는 8개 줄어든 729개로 집계됐다. 이로써 원유채굴기는 주간 기준으로는 5주 중 4주 동안 감소했다.

미국산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 중반에, 글로벌 기준유가 배럴당 60달러대에 안착하면서 셰일업체들이 생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이럴 경우 현재의 유가수준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