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1일 미국 산유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에 5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미국의 원유와 석유제품 재고가 감소한 것은 유가에 호재였지만 유가 상승으로 미국산 원유 수출이 늘어나면 유가에 하락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작용했다.

1일(현지시각)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미국 벤치마크 원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0.2%(8센트) 내린 배럴당 54.30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5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WTI는 장초반 배럴당 55.22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글로블 기준유 북해산 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0.7%(45센트) 내린 배럴당 60.49달러에 장을 마쳤다. 브렌트유는 전날에는 2015년 7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 지표에 하락압력을 강하게 받았다. EIA는 이날 미국의 원유재고가 240만배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EIA 발표는 로이터의 전망치(180만배럴)은 웃돌았지만, 전날 미국석유협회(API)의 발표(510만배럴)를 밑돌았다.

그러나 미국의 산유량은 하루 평균 4만6000배럴 증가한 955만배럴을 기록했다. 미국의 원유 수출량도 213만배럴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타리크 자히르 타이키 캐피털어드바이저스 전무는 마켓워치에 “오늘 유가 하락은 눈을 번쩍 뜨게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미국 산유량이 계속 증가하는 만큼 유가 하락은 놀랄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가동중인 원유 채굴기 수가 1개 늘어났다면서 “미국 생산은 지난 2주 반등했다”고 평가했다.

휘발유 재고는 지난주 400만배럴 감소했고 난방유 등으로 쓰이는 증유류는 30만배럴 줄었다. S&P글로벌 플랏츠 설문에서 전문가들은 각각 170만배럴과 250만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국제유가는 11월30일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에서 내년 3월 말 종료되는 감산합의를 내년 말로 연장할 것이라는 관측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감산합의를 이끌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감산 재연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로이터통신 설문 조사결과 OPEC 산유량은 지난달 하루평균 8만배럴 줄어든 3278만배럴을 기록했으며 감산합의 이행률은 9월 86%에서 92%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산합의를 연장해도 미국의 산유량이 증가하면 원유시장 공급과잉으로 유가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있다.